하이닥

벗어나려 할수록 커지는 불안감...강박증일까?

김윤석 |서울맑은 정신건강의학과의원
백주원 |건강의학기자
등록 2022-04-12 19:00

강박증은 불안감 때문에 특정 행동을 멈출 수 없는 증상이다.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강박증은 전 세계 인구의 약 2~2.5%가 한 번 이상 경험할 만큼 비교적 흔한 병이다. 하지만 강박증 환자들은 부끄럽다는 이유로 증상을 숨기거나 본인에게 강박 증상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 통제할 수 없는 사고와 행동으로 힘든 이들을 위해 강박증의 증상부터 진단법과 치료법까지 알아본다.



나에게 나타나는 강박증은?

강박 증상은 강박 사고로 인한 강박 행동이다.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의사 김윤석 원장(서울맑은 정신건강의학과의원)은 하이닥 칼럼에서 강박 사고를 “스스로도 원하지 않고 비합리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잘 조절되지 않고 마음속으로 반복적으로 떠오르는 생각, 장면, 충동, 또는 걱정”이라고 설명했다. 강박 행동은 강박사고에서 벗어나기 위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행동이다. 강박 사고 때문에 나타나는 강박 행동의 유형을 살펴본다.


1. 청결 강박증

청결 강박증 환자는 ‘늘 깔끔하고 청결한 사람’으로 불린다. 여기서 주의할 부분은, 청결 강박증 환자는 청소 또는 목욕을 좋아하는 사람과는 다르다는 점이다. 이들이 청소를 자주 하고, 샤워를 오랫동안 하는 이유는 깔끔함에 대한 기준이 매우 높으며, 더러운 상태를 참을 수 없을 만큼 견디기 어려워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청결 강박증은 더러운 것에 의해 오염되는 현상에 대한 공포심으로 인해 강박 증상이 나타난다. 청결 강박 증상이 심한 환자는 정리 정돈이 잘 된 방을 수시로 청소하거나 깨끗한 옷을 여러 번 세탁한다. 하루에 손을 수십 번씩 손을 씻고 샤워를 몇 시간 동안 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손이 심각할 정도로 트거나 습진이 생긴다.


2. 정렬 강박증

정렬 강박증 환자는 물건이 삐뚤어지게 정렬되어 있을 때 불안감을 느낀다. 이 불안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요 이상으로 정리에 시간을 쏟는다. 따라서 서랍이나 책장을 정리하려는 목적을 두고 정리하는 행동과는 판이하다. 질병관리청은 “두 개 이상의 물건이 있을 때 대칭이나 직각이 되도록 두어야 한다는 강박적인 생각에 시달리기도 한다”라며 정렬 강박 증상을 설명했다. 정렬 강박증이 심해지면 물건을 배치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업무나 학업에 집중하는 시간이 줄어든다. 이러한 생활 습관은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


3. 확인 강박증

확인 강박증은 확인에 대한 생각이 반복적으로 떠올라 불안해지는 증상이다. 이전에 확인했어도 문단속이 잘 되어 있는지, 가스 밸브와 수도꼭지가 잠겨있는지, 과제 제출이 잘 되어 있는지를 계속해서 확인해야 한다. 그러므로 이러한 행동은 꼼꼼한 성격이 아닌 집착에 가깝다. 김윤석 원장은 하이닥 칼럼에서 “확인하는 이유의 핵심은 과도한 자기 검열”이라며 “틀리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에 자기 검열을 과도하게 하다 보면 의심을 하게 되고 확신이 무너져서 반복해서 확인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4. 저장 강박증

저장 강박증에 걸리면 물건을 모으기만 하고 버리지 않는다. 물건의 중요도와 상관없이 무조건적으로 물건을 모으기 때문에 취미나 팬심으로 물건을 수집하는 사람과는 확연히 다르다. 저장 강박증을 앓으면 물건을 버리는 것에 대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서 신문, 옷, 책 등 갖가지 물건들을 집안에 쌓아둔다. 증상이 심해 휴지와 쓰레기를 버리지 못하는 환자도 있다. 더불어, 저장 강박의 대상이 동물인 사례도 있다. 동물을 모으는 행위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애니멀 호더(animal hoarder)가 이에 해당한다. 애니멀 호더가 일으킨 동물 학대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에는 9평 오피스텔에 고양이 30여 마리를 방치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애니멀 호더의 방치로 인해 오피스텔은 쓰레기와 고양이들의 배설물로 뒤덮여 있었다.


강박증을 진단하는 방법은?

본인의 증상을 진단하고 싶다면 미국 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s of Health)에서 만든 강박 증상 체크리스트를 한글로 번역한 자가 진단표를 참고해보다. 먼저 Part A에서 해당되는 증상에 모두 체크한다. Part A에서 두 가지 이상의 항목에 해당된다면, Part B로 넘어가 추가로 강박 정도를 확인해야 한다.
Part B에서는 최근 30일간 느꼈던 증상을 바탕으로 강박 정도를 체크하면 된다. Part A에 나열된 증상 중 두 가지 이상이 포함되고, Part B의 총점이 5점 이상이라면, 강박증일 확률이 높으므로 정신건강의학과에 방문하길 권장한다.


Part A

1. 더러운 것, 병균, 화학물질 등에 감염될 것 같다는 생각 때문에 괴롭다.
2. 물건을 정렬하거나 정확한 순서대로 나열하는데 지나친 관심을 보인다.
3. 죽음이나 무서운 사건이 일어날 것에 대한 생각 때문에 괴롭다.
4. 스스로 받아들이기 힘든 종교적이거나 성적인 생각으로 괴롭다.
5. 집에 화재나 수해가 나거나 도둑이 들 것 같은 생각으로 괴롭다.
6. 차를 운전하다가 우연히 교통사고를 낼 것 같은 생각이 든다.
7. 나로 인해 어떤 질병이 전염되어 퍼질 것 같은 생각이 든다.
8. 소중한 어떤 것을 잃어버릴 것 같은 생각이 들어 괴롭다.
9. 본인의 부주의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해를 끼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든다.
10. 사랑하는 사람을 해칠 것 같은 충동이 든다.
11. 다른 사람을 자동차로 칠 것 같은 충동이 든다.
12. 부적절한 성관계를 가질 것 같은 욕망이 들어서 힘들다.
13. 다른 사람의 음식에 독을 탈 것 같은 충동이 들어서 힘들다.
14. 지나치게 자주 씻거나 치우는 행동을 반복적으로 한다.
15. 전기제품, 수돗물이나 난로 등의 상태를 반복적으로 확인한다.
16. 지나치게 여러 번 계산하거나 정리하는 행동을 반복한다.
17. 꼭 필요치 않은 물건을 모으거나 불필요한 것을 모아두는 행동을 반복한다.
18. 한 가지 행동을 자신이 만족하는 횟수가 될 때까지 반복한다.
19. 다른 사람이나 사물을 만지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20. 반복적으로 어떤 내용을 읽거나 쓰는 행동을 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21. 어떤 병에 걸리진 않았나 하는 걱정 때문에 자신의 신체를 반복적으로 살핀다.
22. 불길한 사건과 관련된 상징적인 숫자나 색깔, 이름 등을 피하려는 충동을 느낀다.
23. 죄책감이나 자신의 언행에 대한 위안을 받기 위해 어떤 사실을 반복적으로 질문한다.


Part B


출처: 미국 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강박증은 어떻게 치료할까?

강박증은 성격 문제로 인지해 방치되기 쉽다. 따라서 강박증이 있어도 성격 탓을 하며 혼자서 끙끙 앓는 경우가 많다. 아울러, 증상이 심하다가도 좋아지기를 반복한다는 이유로 저절로 나아질 거라 믿어 병원에 방문하지 않는다. 하지만 통제할 수 없는 강박 사고는 성격이나 컨디션 난조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만성적인 복통, 감기 증상처럼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주는 현상이다. 그러므로 강박증으로 괴롭다면 주저하지 말고 정신건강의학과에 방문해야 한다. 강박증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에는 약물, 비약물, 수술 치료법이 있다.


1. 약물 치료
약물 치료는 강박증 치료법 중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의태 교수 연구팀은 2016년에 강박증 환자에게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밀도가 낮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따라서 강박증 치료에는 세로토닌을 조절하는 약물인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SSRI)를 주로 사용한다. 이때, 약물 투여 후 오히려 불안감이 심해졌다면 신속히 정신건강의학과에 방문해야 한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4~6주에 효과가 나타나며, 최대 8~16주가 되면 효과가 나타난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 증상이 쉽게 나아지지 않을 수 있다. 이때 좌절하지 말고, 치료가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또한, 강박증은 재발률이 높기 때문에 증상이 호전되었다 하더라도 최소 1~2년 동안 약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2. 비약물 치료
약물 치료와 함께 인지 행동 치료를 병행하면, 강박증의 재발률이 감소한다. 특히 약물 치료의 부작용이 많거나 약물 투여가 어려운 환자가 시행하기 좋은 치료법이다. 비약물 치료인 인지 행동 치료는 비합리적인 생각인 강박 사고를 분석하는 인지 치료, 불안에 노출했을 때 강박 반응을 참는 행동 치료를 접목한 치료법이다.


인지 치료에서는 소크라테스식 문답법을 통해 강박사고를 객관화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이 치료를 통해 강박증 환자는 본인이 자동적으로 하는 강박 사고가 타당한지를 스스로 평가한다. 그렇게 생각하는 근거는 무엇인지, 불안하다고 생각하는 상황을 다른 방식으로 볼 수는 없는지, 두려워하는 상황이 그 정도로 끔찍한지, 불안해하는 상황이 일어날 확률이 얼마나 되는지를 한 걸음 뒤로 물러나서 생각하는 치료다.


행동 치료의 예시는 다음과 같다. ‘노출’ 단계에서는 청결 강박증 환자의 손에 과자 가루를 묻힌다. 그다음, 환자는 ‘반응’ 단계에서 일정 시간 동안 손 씻기를 참는다. 치료 초반에는 불안감이 커져 괴로울 수 있지만, 일정한 시간이 지났을 때 불안감이 감소하는 경험이 쌓이면 강박 사고가 떠올랐던 상황에 무뎌지면서 강박증이 줄어든다. 비약물 치료는 강박 사고를 직접 마주하면서 이겨내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강박증을 개선하고자 하는 환자의 의지가 매우 중요하다.


3. 수술 치료
수술 치료는 약물 및 비약물 치료가 어려울 때 진행한다. 강박증의 원인인 대상회, 변연계를 부분적으로 절개함으로써 강박 증상을 해소하는 방법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변연계는 식욕이나 성욕 등의 본능행동이나 쾌감, 불쾌감, 놀람 같은 정동의 발현, 혈압이나 호흡운동 같은 자율기능의 조절 등에 관여한다. 대상회는 변연계의 일부로 통증에 반응하는 뇌 영역으로, 강박증을 유발하는 부위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30~40% 정도의 환자에게 수술 효과가 나타난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김윤석 원장 (서울맑은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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