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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이 조여지는 힘, 질조임...제대로 측정해야 높일 수 있어

입력 2022.06.13 09:00
  • 김관수·유로진여성의원 전문의

여성의원에 찾아오는 환자들의 고민 중 하나는 질조임이 약하다는 거다. 상담해보면 성관계 시 남성 파트너로부터 질조임이 약하다는 불만을 들었다는 분들이 적지 않다. 이런 경우, 어떻게든 질을 수축시키기 위해 힘을 주게 된다. 문제는, 이때 질주변을 감싸고 있는 근육이 아닌, 허벅지나 복부에 힘이 들어가는 분이 많다는 것. 아울러 힘주는 것에 집중하다 보니 성관계 시 쾌감을 오롯이 느끼기 어려워진다.


질 | 출처: 게티이미지 뱅크질 | 출처: 게티이미지 뱅크
실제, 질조임이 고민이라 내원한 분들의 질압을 측정해 보면 수치가 낮은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런 분들은 성관계 시 느끼는 쾌감이 미비한 것으로도 진단된다. 특정 시술이나 수술을 각오하고 내원하는 이들도 많지만, 의외로 상담을 통해 질에 힘을 주는 올바른 자세를 알게 되면 변화가 생기기도 한다.

질에 힘을 주는 자세라고 하면 '케겔운동'을 말할 수 있다. 흔히 말하는 케겔운동 역시 올바른 자세가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단순히 항문에 힘을 준다고 해서 질조임이 강해지는 건 아니다.

많은 분들이 질조임이 약한 건 질 폭이 넓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단순히 넓고 좁은 것만으로 질조임을 판단하면 안 된다. 중요한 건, 조이는 방법을 아느냐 모르느냐이다.

질강이 넓더라도 조이는 방법을 제대로 안다면 질수축력은 강해질 수도 있다. 반대로 제아무리 질이 좁아도 어디에 어떻게 힘을 줘야 할지 모른다면, 질조임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사실, 우리는 자신의 질수축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기 어렵기에, 궁금하면 번거롭지만 측정 장비가 있는 곳을 내원하게 된다. 이는 보다 정확한 질압측정에도 도움이 된다. 질수축 힘을 측정함에 있어 생길 수 있는 오류를 줄여주기 때문이다.

질이 가진 힘을 측정하는데 정확도를 기하려면 기기가 질벽에 닿는 순간부터 수치가 올라가면 안 된다. 이는 수축하는 힘이 아닌, 질 넓이를 재는 것이다. 질이 좁은 사람은 삽입된 장비가 질벽에 닿는 기본 압박감이 있기 때문에 수치가 높게 나타날 수 있다. 때문에, 질의 넓이에 따라 측정되는 시점이 달라야 한다.

우선, 탐촉자인 프로브가 질 내 완전히 들어간 후 질벽에 닿은 다음 질이 압력을 주는 시점부터 측정해야 한다. 그래야 실질적으로 질이 어떻게 움직이고 압박하는지 알 수 있다. 힘을 주지 않은 상태에서 측정되는 오류를 제외하고 분석할 때 더 나은 진료 방향을 계획할 수 있는 거다.

대부분의 진료가 그렇겠지만, 현 상태의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현재를 제대로 알아야 나중을 예측하기 수월할 것이다. 질조임에 대한 부분 역시, 현재를 더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섬세함과 현명한 진단력이 필요하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김관수 원장 (산부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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