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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정맥류 치료를 미루는 것이 도움되는 사람은?

반동규 |포이즌의원
등록 2022-07-11 14:00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어서인지 최근, 하지정맥류 치료를 위해 병원을 방문하고자 하는 예약이 늘고 있다. 20여 년 전만 하더라도 다리가 썩어들어갈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어도 그것이 하지정맥류 때문에 나타난 증상인지를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었는데, 이제는 다리에 조금만 불편함이 있어도 하지정맥류 증상임을 확신하고 병원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는 추세이다.

그만큼 사회적으로 하지정맥류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는 이야기도 되겠지만, 반대로 너무 많은 정보 등으로 인해 다리에 아주 사소한 증상만 나타나도 하지정맥류를 의심한다거나 치료를 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치료를 받아서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물론 모든 질병과 마찬가지로 조기발견, 조기치료는 매우 좋은 선택이다. 또한, 하지정맥류라는 것이 혈관 질환인 만큼, 절대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되고, 치료 역시 때를 놓치면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절대’가 아닌 ‘예외’라는 것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생명과 직결되는 질병이 아니라면, 발견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상태이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인지가 더 중요하다. 그래서 오늘은 하지정맥류가 맞더라도 조금 여유를 가지고 치료 여부를 결정해도 무방한 경우에 관해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하지정맥류|출처: 게티이미지 뱅크하지정맥류|출처: 게티이미지 뱅크
1. 외관상 혈관이 비춰 보이거나 튀어나온 것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자각증상만이 나타난 경우
다리의 부종 및 저림, 당김, 경련, 중압감, 피로감, 팽륜감 등의 자각증상은 하지정맥류의 전형적인 자각증상이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이 반드시 하지정맥류 환자에게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증상은 ‘혈액(정맥)순환’ 능력이 조금만 떨어져도 충분히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다.

▶평생 운동이라곤 해본 적이 없는 사람
▶운동 흉내 혹은 레저를 즐기는 수준으로 충분한 운동이 될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
▶온종일 서서 일하는 사람
▶양반다리, 다리를 꼬고 앉기, 쪼그려 앉기 등의 습관이 있는 사람

위의 조건에 부합하는 사람이라면 ‘근력’이 부족하고, ‘정맥의 압박’이 발생하면서 나타난 혈류저하 및 장애로 인해 하지정맥류와 상관없이 다리가 붓고 저리거나 당기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외관상 하지정맥류와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상태에서 자각증상만이 나타난 경우라면, 병원 방문을 생각하기에 앞서 잘못된 생활습관 및 패턴에 대한 교정이 우선되어야 한다.

한편, 건강염려증 및 우울증, 공황장애 등의 질병을 앓았던 사람들의 경우에도 하지정맥류와 유사한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는데, 실제 진찰 및 검사를 진행했을 때 하지정맥류 환자에게서 공통으로 발견되는 ‘역류’ 현상이 발견되지 않아서 정상으로 판명되는 사례가 많다.

하지정맥류|출처: 게티이미지 뱅크하지정맥류|출처: 게티이미지 뱅크

2. 마른 체형+피부가 하얀 사람의 다리에 나타난 보랏빛∙선홍색의 실핏줄, 또는 푸른색 혈관만이 비춰 보이는 경우
피부가 얇고 하얀 사람은 체질적으로 혈관이 비춰 보이는 것이 정상이다. 마르고 피부가 하얀 사람이라면 팔, 다리, 얼굴을 가리지 않고 푸른색 혈관이 비춰 보이거나 선홍색의 실핏줄이 사시사철 옅게 보이며, 특히 여름이 되면 ‘체온 유지를 위한 정맥의 일시적 확장’이 나타나며 더 선명하게 보인다.

마르고 하얀 피부를 선호하는 사람이 많지만, 간혹 ‘좀비’가 연상된다며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도 있다. 또, 동시에 다리가 아프다며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런데 여기서 생각해 봐야 할 것이 있다. 피부가 얇은 건 체질 탓이라 할 수 있지만, 마른 것은 체질의 문제가 아닌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다. 물론 인기 먹방 유튜버인 ‘쯔양’처럼 날씬한데, 많이 먹는 사람은 예외이고 극소수다.

대부분은 안 먹거나 너무 적게 먹어서 날씬한 경우 혹은 꾸준한 자기단련을 한 결과이고, 운동선수가 아닌 이상 요가나 스트레칭 혹은 가벼운 러닝 수준의 운동만을 소화할 뿐 ‘제대로 된 운동’은 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 생각한다. 운동을 멀리하다 보니 당연히 근력이 부족하고, 근력이 부족하다 보니 혈액순환이 떨어지면서 다리에 소소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라면 혈관은 체질적으로 비춰 보이는 것이고, 다리가 아픈 것은 제대로 된 운동 및 자기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아 혈액순환이 떨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난 증상이라 할 수 있다. 혈액 순환능력의 저하는 ‘단순 부전증’을 말하는 것으로 하지정맥류는 아니다. 그렇기에 이러한 사람은 하지정맥류 수술을 받아도 증상의 차도가 없어야 정상이다.

하지정맥류|출처: 게티이미지 뱅크하지정맥류|출처: 게티이미지 뱅크
3. 혈관 초음파 검사에서 확인된 역류량∙범위가 매우 미약하나, 자각증상이 심한 경우
하지정맥류가 발생하면, 혈관이 부풀어 오르면서 혈관 주변에 있던 근육 및 신경을 압박하여 여러 증상이 나타난다. 그리고 이러한 증상은 하지정맥류를 방치하는 시간과 비례하여 나타나기 마련이다. 따라서 역류량 및 범위가 미약한 경우라면, 당연히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야 정상이다.

하지만 혈관 초음파 검사에서 역류량 및 범위가 매우 제한적으로 판명되었음에도 심각한 자각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있다. 이러한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을 보면 ‘특징’이 있다. 남녀노소를 떠나 건강염려증 등을 포함한 예민한 성격인 사람, 그리고 종아리를 만졌을 때 거의 물렁살에 가까운 경우, 혹은 마른 체형이지만 만성 부종으로 인해 종아리가 단단한 경우이다. 종아리가 물렁살처럼 만져진다는 것은, 그 사람이 얼마나 근력이 약한 것인지를 보여주는 아주 객관적인 자료가 된다. 그리고 운동도 제대로 하지 않았는데, 종아리가 단단하게 만져진다는 것은 혈류저하로 인한 부종이 고착화되면서 나타난 ‘만성 부종’이다.

앞에서도 꾸준히 언급했지만, 운동을 열심히 하고 근력이 좋은 사람일수록 혈액순환이 잘된다. 반대로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아서 물렁살에, 생활패턴이 주로 서서 일을 한다거나 다리를 꼬고 앉는 편이라면 혈액순환능력의 저하 및 다리의 압력 증가로 인해 하지정맥류와 유사한 자각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그래서 이러한 경우라면 하지정맥류는 맞지만, 역류가 약한데도 그처럼 심한 증상을 느끼는 것은 ‘정맥순환능력의 저하’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겉으로 비춰 보이거나 튀어나온 혈관은 눈에 띄지 않지만, 혈관 초음파 검사에서 미약한 수준의 역류만이 확인된 경우라면 당장의 병원 치료보다는 ‘보존요법’을 먼저 시행하는 것이 좋다. 보존요법이란, 따라 하기 무척 어렵고 힘들다거나 대단한 치료법은 아니다.

▶잠자는 시간 빼고 하지정맥류 전용 의료용 압박 스타킹 착용
▶다리를 꼬고 앉거나 쪼그려 앉는 습관, 짝다리 짚기 등의 자세 교정
▶쉬는 시간에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올린 상태에서 발목부터 허벅지 방향으로 가볍게 주물러 주기
▶맵고 짠 음식·인스턴트 식품의 섭취를 줄이고, 야식 금지
▶발목 털기 및 돌리기 등과 같은 가벼운 스트레칭은 수시로 시행
▶근력을 강화할 수 있는 스쿼트 동작을 단계별로 늘려나가기

위에 언급한 보존요법이 간단하고, 또 누구나 알 만한 사실이다 보니, 그 효능에 대해 의심을 하는 경우도 많다. 병원에서 아픈 사람을 두고 괜한 이야기를 할 이유는 없다. 충분한 효과가 검증된 만을 말하는 것이다. 눈감고 딱 2달만 지켜보자. 바뀐 내 몸의 상태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정맥류|출처: 게티이미지 뱅크하지정맥류|출처: 게티이미지 뱅크
4. 혈관 초음파 검사에서 역류가 확인되었으나, 별다른 자각증상이 없는 경우
한눈에 딱 봐도 하지정맥류를 의심할 수 있는 수준으로 혈관이 튀어나온 사람이라면, 혈관 초음파를 보나 마나 하지정맥류일 가능성이 99%이다. 하지만 하지정맥류는 발병 초기부터 굵은 혈관이 구불거리며 튀어나오는 것이 아니라, 피부 안쪽의 혈관이 충분히 망가진 후에 피부 밖으로 돌출되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발병 초기에는 겉으로 튀어나온 혈관은 전혀 없고 자각증상만이 나타나게 되는데, 간혹 자각증상조차도 못 느끼는 사람이 있다.

흔히 말하는 하지정맥류는 심부정맥(피부 깊숙이 있는 중요 정맥)의 문제가 아닌, 피부 가까이 위치한 ‘표재정맥’의 판막(Valve) 손상에 의한 역류에서 시작한 것을 의미한다. 심부정맥은 다리로 내려왔던 혈액의 절대를 책임지는 중요 혈관이기에, 문제 발생 시에는 그만큼 강한 증상을 보인다. 하지만 표재정맥은 심부정맥에 비하면 ‘보조 혈관’ 성격에 가깝기에 ‘근력’이 좋은 사람들은 하지정맥류가 발병했다 하더라도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하지정맥류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모르고 지나치거나, 알고서도 방치하는 사람이 생기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경우에도 치료를 미루는 것이 그리 바람직한 선택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국민건강보험이나 제2의 건강보험이라 불리는 의료실비(실손)보험의 적용을 받으려면, 일단 아파야 한다. 국민건강보험에서는 하지정맥류의 치료를 ‘미용상의 목적’과 ‘질병 치료 및 예방 목적’으로 구분하고 있다. 혈관이 비춰 보이거나 튀어나왔다 하더라도 아프거나 병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은 사람은 미용상의 치료로 구분한다. 즉, 아파야만 질병이라는 이야기다. 그리고 아픈 것이 하지정맥류 때문이라는 객관적 증거(혈관 초음파 검사상에서 확인된 역류)가 뒷받침되어야만 비로소 질병으로 인정받고 건강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다. 또한 의료실비(실손)보험 역기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된 경우에만 보장해준다.

최근 가장 널리 이용되는 하지정맥류 치료법인 레이저 요법, 고주파요법, 베나실요법 등의 치료법은 ‘비급여 항목’이 절대다수기에 건강보험의 혜택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실제로 몇백만 원 하는 치료비용 중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항목은 불과 10~20만 원 정도에 불과하다. 몇백만 원 중에 10~20만 원이라 하면 ‘그까짓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10~20만 원이 포함된 덕에 실비보험에서 전체 수술비에 80~100%를 돌려주는 것이다. 몇백만 원의 수술비가 부담 없는 정도라면 상관이 없겠지만, 보험의 혜택을 받고 싶은 사람이라면 통증이 있을 때 수술을 받는 것이 맞다.

그리고 간혹 무딘 성격 탓에 통증을 못 느끼거나 참고 넘기는 사람도 있다. 아픈 것을 참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고, 참아봤자 나만 손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 Side talk:
간혹 “하지정맥류 수술을 받았는데, 한동안 증상이 없어졌다가 다시 아프기 시작했다” 라며 인터넷에 질문하는 사람을 볼 수 있다. 이 경우 직접 진료한 것은 아니지만, 대충 연상은 된다. 앞서 글에서 언급한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애초에 하지정맥류가 아니었는데, 잘못된 정보나 상술에 의해 치료를 받은 경우가 상당수일 것이다. 또한, 종아리 등에서 나타난 증상이 아닌, 발바닥이나 발가락 통증을 하지정맥류 때문으로 알고 치료를 받은 사람도 포함될 수 있다.

하지정맥류 수술 후에는 일정 시간 동안 ‘압박 스타킹’을 착용하게 된다. 압박 스타킹을 착용하면 일시적으로 혈류가 개선된다. 그리고 수술까지 받은 상태이다 보니 충분한 휴식은 물론, 경각심에서 다리도 덜 꼬고 음식도 가리게 되는 등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는 ‘보존요법’을 처방받고 시행하게 된다. 그렇다 보니 수술 후 한동안은 다리도 편하고 “수술받길 잘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점차 압박 스타킹도 덜 신고, 그동안 참아왔던 자극적인 음식에 음주까지 즐기고 다리를 꼬고 앉으면 점차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게 된다. 그러면 당연히 이전과 같은 증상이 반복된다. 이는 재발이나 부작용의 영향 때문으로 볼 수 없다.

하지정맥류는 ‘만병의 근원’이 아니다. 정형외과, 신경외과 진료 및 검사에서 확인되지 않은 발바닥, 발가락 그리고 무릎의 통증이 온전히 하지정맥류 때문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울퉁불퉁한 혈관 돌출이 허벅지나 종아리부터 시작되어 발목이나 발등까지 이어진 상태가 아닌 이상 하지정맥류 때문에 나타난 증상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 따라서 정확한 진단∙치료를 시행할 수 있는 병원을 잘 선택해서 가야 한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반동규 원장 (흉부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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