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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난소에 생긴 혹, ‘자궁근종과 난소낭종’…꼭 수술해야 할까?

입력 2022.07.30 13:00
  • 최동석·최상산부인과의원 전문의

평소보다 월경의 양이 증가하거나 월경으로 인한 통증이 심해 산부인과를 방문했을 때, 혹은 건강검진을 받을 때 우연히 자궁이나 난소에 혹이 발견된 분들이 계실 겁니다. 그동안 어딘가 크게 아프거나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던 탓에 말 그대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허다한데요. 더군다나 자궁, 난소에 생긴 혹으로 수술을 진행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는다면, 걱정과 고민의 크기는 더 커질 것입니다.

흔히 자궁물혹, 난소물혹이라고도 불리다 보니 두 질환을 혼동하거나 구분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정확히 자궁∙난소혹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치료방법엔 어떤 게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자궁|출처: 게티이미지 뱅크자궁|출처: 게티이미지 뱅크


자궁의 혹, 자궁근종
여성의 자궁은 평활근이라 불리는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근육의 일부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했을 때 생기는 종양을 ‘자궁근종’이라 합니다.

종양이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 근층내, 장막하, 점막하 근종 등으로 나뉘고, 대부분 자궁벽 안에 발생하는 ‘근층내 근종’ 형태로 발생합니다. 종양의 위치뿐 아니라 크기, 개수 등에 따라 부정출혈이나 생리 과다, 생리통, 골반통 등의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혹의 크기가 큰 경우엔 자궁 근처의 방광, 허리, 장 등을 자극하여 통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자궁근종은 보통 양성종양인 경우가 많고, 가임기 여성의 40~50%가 진단받을 정도로 아주 흔한 질환이라 할 수 있는데요. 다만, 여성의 임신과 출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인 만큼, 적절한 치료나 대처가 없을 시 임신 중 통증, 난임 등의 주원인이 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합니다.

난소의 혹, 난소낭종
그렇다면 난소에 생기는 혹은 어떨까요? 자궁 양쪽에서 여성호르몬을 생성하는 '난소'에 내부가 수액 성분으로 차 있는 물혹이 생기게 되는데 이것을 ‘난소낭종’이라 말합니다. 주로 난소가 가장 활발하게 기능하는 가임기 중에 생기며, 난소 표면을 보호하는 ‘상피세포’, 호르몬을 생성하는 ‘기질세포’, 난자를 생성하는 ‘생식세포’ 등 난소를 구성하는 세 세포 중 한 세포가 크게 증식되면서 발생합니다.

난소종양은 월경 주기에 따라 난소에서 생겼다가 없어지기를 반복하는 기능성 낭종이 있는가 하면, 시간이 지나도 저절로 사라지지 않고 크기가 점점 커져 불편한 증상을 유발하는 양성 낭종이 있는데요. 그중 ‘자궁내막종'은 자궁내막증의 흔한 형태로, 생리혈의 일부가 나팔관을 통해 난소로 역류하게 될 때 자궁내막조직이 함께 들어가면 난소에 그 조직이 이식되어 혹이 생기게 되는 질환을 말합니다.

자궁내막종에는 시간이 지나 갈색으로 변한 생리혈이 가득 채워져 있는데, 이를 보고 ‘초콜릿 낭종’이라고도 합니다. 이로 인한 생리통, 부정출혈, 성교통, 골반통 등의 증상을 보일 수 있으며, 방치할 경우 난임은 물론, 난소의 정상조직을 파괴하여 건강 악화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자궁근종·난소낭종 치료, 꼭 수술만이 방법은 아니다

대표적인 여성 질환 자궁근종, 난소낭종을 치료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자궁근종의 경우, 크게 약물치료와 수술치료, 그리고 비수술치료로 분류됩니다. 약물치료는 호르몬 조절 약물을 투여해 근종의 발달을 억제하는 것으로, 주로 수술이나 시술 전 근종 크기를 줄이는 목적으로 사용되며, 약물을 투여하는 기간 동안에만 일시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다음으로 수술 치료는 개복을 통해 자궁근종을 제거하는 일종의 외과적인 치료방법입니다. 자궁 자체를 제거하는 자궁적출, 근종만 제거하는 근종 절제로 나뉘며, 최근엔 복강경 수술 중 하나인 로봇수술로도 근종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최근 떠오르는 치료 방법인 비수술 치료도 있습니다. 바로, 고강도로 작용하는 초음파 접속술인 '하이푸' 시술입니다. 이는 자궁 적출, 절개, 전신 마취 등의 부담을 덜 수 있는 방법으로, 하이푸 시술을 통해 발생하는 고열을 이용하여 병변을 응고, 괴사시킬 수 있으며 자궁근종뿐만 아니라 자궁선근증에도 안전하게 시술이 가능합니다.


자궁근종 비수술치료 ‘하이푸’(좌)와 난소낭종 비수술치료 ‘경화술’(우) 치료 이미지|제공: 최상산부인과의원자궁근종 비수술치료 ‘하이푸’(좌)와 난소낭종 비수술치료 ‘경화술’(우) 치료 이미지|제공: 최상산부인과의원


난소낭종 치료 또한 약물치료와 수술, 비수술치료로 나뉘게 됩니다. 혹이 3cm 이상의 크기로 커진 상태라면 난소의 기능을 저해하게 되어 일정한 기간을 가지고 추적 관찰을 진행하게 되는데, 이때 경구피임약을 함께 복용하면서 수술, 비수술 등의 필요성을 고려하게 됩니다. 수술 치료로는 개복 수술, 복강경 등이 있으며, 이중 복강경은 복부에 구멍을 뚫고 내시경, 수술기구 등을 삽입하여 혹을 제거하는 방법입니다.

난소낭종을 치료하는 방법 중 비수술 치료인 ‘경화술’은 난소 및 나팔관, 복강 내의 낭종이나 자궁내막종을 치료하는 최소 침습 시술입니다. 하이푸와 마찬가지로 유도 초음파를 활용하며, 초음파 끝에 달린 주삿바늘을 통해 낭종을 채우는 액체를 흡인해 내고 알코올과 같은 경화제를 주입하여 낭종을 파괴하여 치료하게 됩니다. 통증이 적어 수면마취로 진행되고, 신체 외부에 흔적이 전혀 남지 않아 최근 난소낭종 환자들이 많이 찾고 있는 시술 방법입니다.

자궁, 난소에 혹이 발견되었다고 해서 무조건적인 적출, 수술을 진행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건강 상태, 질환 진행 상황 등에 따라 안전하고 부담 없는 치료를 받는 것을 추천합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최동석 원장 (산부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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