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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신경계질환 ‘뇌전증’① “뇌전증의 다양한 원인과 증상”

강중구 |에이스신경과의원
김가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등록 2022-08-03 15:30 수정 2022-08-08 09:00

뇌전증(腦電症). 치매, 뇌졸중, 파킨슨병 함께 4대 뇌신경계질환으로 꼽히는 질환이다. 뇌전증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뇌의 전기적 이상으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하지만 과거에는 신의 저주나 악마나 사탄의 침범에 의한 종교적인 병, 혹은 초자연적인 힘에 의한 질병으로 여겨졌으며, 이로 인해 부정적인 인식이 만연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간질’이라는 용어가 주는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고, 뇌 질환이라는 점을 보다 직관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2012년, 질환명이 ‘뇌전증’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여전히, 뇌전증에 대한 오해와 부정적 인식이 남아있으며, 국내인지도 역시 치매와 같은 질환들과 비교해 낮은 편이다.

이에 세 편에 걸쳐, 하이닥 신경과 상담의사 강중구 원장(에이스신경과의원)과 함께 ‘뇌전증’에 대해 자세히 살폈다. 이번 편에서는 뇌전증이란 무엇인지, 원인과 증상에는 무엇이 있는지 짚어본다.


뇌전증은 치매, 뇌졸중, 파킨슨병 함께 4대 뇌신경계질환으로 꼽힌다|출처: 게티이미지 뱅크

Q. 뇌전증, 어떤 질환인가요?
뇌전증은 대뇌 신경세포들이 모여 있는 대뇌피질의 전기적 이상으로 발생합니다. 즉, 대뇌피질 신경세포들이 일시적으로 과도하게 흥분하여 발생하는 증상으로, 이러한 과잉흥분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때 ‘뇌전증’이라고 합니다.

좀더 자세히 설명하면 대뇌피질에 구조적, 혹은 기능적 이상이 발생하여 간헐적으로 대뇌피질 신경세포들이 일시적으로 동시에 과도하게 흥분하거나, 흥분을 억제하는 기능이 저하되는 경우, 즉 흥분과 억제의 균형이 깨지면서 대뇌피질 신경세포들이 흥분할 수 있습니다. 이때 특정 뇌 부위나 피질 전체가 과잉 자극되어 이상 증상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를 발작(경련)증상이라 합니다. 아울러, 이러한 발작이 간헐적으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를 '뇌전증'이라고 합니다.

쉽게 말하자면, '수많은 전기시설을 가지고 있는 건물에 문제가 생겨, 간헐적으로 전기 누전이 발생하는 상태'라고 비유할 수 있겠습니다.

Q, 뇌전증을 유발하는 원인은 무엇인가요?
대뇌피질 신경세포에 전기적 이상 흥분을 유발하는 모든 원인이 뇌전증 혹은 발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즉, 뇌전증은 하나의 원인에 의해서 발생하는 질환이 아닌, 대뇌의 과도한 전기적 이상 흥분을 유발할 수 있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질병군을 통칭하여 일컫는 개념입니다.

뇌전증을 유발할 수 있는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뇌외상 △뇌염을 비롯한 뇌 감염 △뇌 발달 기형 △뇌종양 △출생 시 뇌 손상 △해마 경화 △뇌졸중 후유증 △뇌혈관기형 △뇌 석회 병변 △뇌의 퇴행성 질환 등이 있으며, 그 외 '유전적 요인'에 의한 경우도 있습니다.


뇌전증의 다양한 원인|출처: 게티이미지 뱅크

Q. 유전적인 경우도 있다고 하셨습니다. 이에 대해 자세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먼저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습니다. 뇌전증의 유전적 경향은 실제보다 너무도 과장되어 있고, 심지어 왜곡되어 알려져 있다는 점입니다. 뇌전증 환자는 본인의 뇌전증이 후대에게 유전될까 걱정합니다. 하지만 뇌전증 부모에서 태어난 아이들의 대부분은 뇌전증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앞서 말했듯, 뇌전증의 원인은 다양하며, 일부에서 유전적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유전에 의한 것이 아닌, 이차적인 뇌의 구조적 원인으로 발생합니다. 연구에 의하면 부모나 형제가 뇌전증이 있는 경우에도 다른 가족에서 뇌전증이 발생할 위험은 평균적으로 대략 5%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일반 인구에서의 뇌전증 발생 위험보다 약 3배 높은 정도입니다.

좀더 자세히 말씀드리면 뇌전증은 원인에 따라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다양한 이차적 대뇌피질의 구조적 이상으로 뇌전증이 발생하는 경우입니다. 대다수의 뇌전증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 경우는 유전에 의해 발생한 것이 아니며, 이러한 원인의 뇌전증을 가진 부모의 경우 결혼을 해도 자녀에서 뇌전증의 발병률은 일반인에서의 발병률과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둘째, 일부 뇌전증에서 유전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뇌전증들은 주로 MRI 검사서 이차적 원인이 발견되지 않으며, 특징적인 임상 소견을 가지고 있는데 이런 뇌전증은 전체 뇌전증의 30~40%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첫 번째 경우보다 소수이며, 유전적 요인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후대에 유전되는 것이 아닙니다. '유전된다'는 것은 뇌전증 자체보다는 '뇌전증을 좀 더 잘 일으킬 수 있는 성향·체질'이라 보는 것이 맞습니다. 뇌전증이 실제 발병하려면 유전적 요인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요인이 관여하기 때문입니다. 유전적 요인이 관여할 것으로 생각되는 뇌전증 환자가 아이를 낳을 경우, 아이에게 뇌전증이 발생할 확률이 일반인에서의 발생확률보다 더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부모가 유전적 요인의 뇌전증을 가졌더라도 자녀에 유전될 가능성은 10% 정도로 전체적으로 뇌전증이 발생하지 않을 확률이 90% 이상이라는 점이 중요하겠습니다.

Q. 뇌전증, 연령과 상관있을까요? 갑자기 중년의 나이에 생기는 사례도 있는 데요.
외래 진료를 보다 보면 '원래 뇌전증 환자가 아니었는데, 나이가 들어서 갑자기 뇌전증이 발생했어요', '어릴 때는 건강했는데 왜 나이가 들어 뇌전증이 발생할까요?'라는 질문을 받습니다. 이에 대한 대답을 말씀드리자면, '뇌전증은 태어나면서부터의 뇌 손상 등의 문제로 발생할 수 있지만, 많은 경우는 뇌 외상, 뇌졸중, 뇌의 퇴행성 변화 등 다양한 후천적 대뇌피질의 손상으로 인해 나이가 들어서도 발생합니다'입니다. 뇌전증은 모든 연령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질환입니다.

다만 나잇대로 살펴보면, 어린이와 고령층에서 많이 발생하는 양상을 보입니다. 출생 직후 어린 나이에 많이 발생하다가 점차 감소하고, 65세 이상의 노인 연령에서 발생이 급격하게 증가합니다.

Q. 뇌전증의 증상은 어떠한가요? ‘흔히 의식을 잃고, 몸이 뻣뻣해지는 증상’으로 잘 알려져 있는 데요.

흔히 생각하는 '쓰러져 의식이 없고, 온몸이 뻣뻣해지며 거품이 나오는 것'만이 뇌전증은 아닙니다. 전기적 이상이 발생한 대뇌피질의 부위가 어느 부위인지에 따라, 증상은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대뇌의 부위에 따라 기능이 다르기 때문에 전기적 이상에 의해 이상흥분이 발생한 부위가 어느냐에 따라 발작증상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입니다.

아울러, 발작 증상이 발생 부위에만 국한되어 있다가 멈추느냐, 또는 다른 부위로 퍼지느냐에 따라 증상의 정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국소적으로 흥분이 발생했다가 멈추는 증상은 전조나, 그 부위에 국한된 증상이 발생하지만, 전체로 퍼진 경우에는 대발작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 또한 예를 들어 설명해보겠습니다. 기차를 타고 서울에서 수원, 대전, 대구를 거쳐 부산까지 간다고 해봅시다. 약한 증상은 서울에서 수원, 혹은 대전 정도까지 갔다가 멈추는 것이고, 좀 더 센 증상은 대구까지, 대발작과 같은 증상은 부산까지 가는 것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강중구 원장 (에이스신경과의원 신경과 전문의)


강중구 원장|출처: 에이스신경과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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