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의 양측에 하나씩 위치해 배란과 여성호르몬을 생성하는 역할인 난소. 그렇기 때문에 자궁과 더불어 생리, 임신, 출산 등 여성의 건강과 직결되는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여성의 난소 건강에 비상등이 켜지고 있는데요. 대표적인 난소 질환인 ‘난소낭종’, ‘자궁내막종’과 그 치료법을 알아봅니다.
난소|출처: 게티이미지 뱅크
난임의 주원인 난소낭종, 대부분 무증상으로 조기 발견 어려워
난소는 수많은 난자 세포로 채워진 덩어리 형태로 존재하는데, 이 난소 내부에 액체가 고이면서 마치 물방울 같은 물혹이 형성되는 것을 ‘난소낭종’이라고 합니다. 난소는 난소 표면을 보호하는 ‘상피세포’, 호르몬을 생성하는 ‘기질세포’, 그리고 난자를 생성하는 ‘생식세포’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세 세포 중 한 세포가 크게 증식되면서 질환이 발생하게 됩니다. 주로 난소가 가장 활발하게 기능하는 가임기 여성에게 발생하며, 특히 최근에는 출산 경험이 없는 20~30대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난소낭종은 정상적인 배란 과정에서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며 자연적으로 소멸되는 ‘기능성 낭종’과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고 크기가 점점 커지고 불편한 증상까지 더해지는 ‘양성 낭종’으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난소낭종의 60% 정도에 해당하는 ‘기능성 낭종’은 자연 소멸된다는 점이 큰 특징입니다. 난소는 매달 배란 시 난포(난자를 성숙시키는 물주머니)를 터트려서 난자를 배출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생기는 낭종이라 ‘난포 낭종’이라고도 부릅니다. 대부분 일시적으로 생겼다가 생리 주기가 반복되면서 저절로 없어집니다.
이에 반해 ‘양성 낭종’은 난소에 생기는 양성의 혹으로, 다양한 종류의 액체로 차 있는 게 특징입니다. 크게 물과 점성이 비슷한 액체로 이루어진 ‘장액성 낭종’, 끈끈한 젤리 같은 액체로 채워진 ‘점액성 낭종’, 그리고 생리혈과 같은 혈액이 차 있는 ‘자궁내막종’이 대표적입니다. 이 중 ‘자궁내막종'은 자궁내막증의 흔한 형태로, 생리혈의 일부가 나팔관을 통해 난소로 역류하게 될 때 자궁내막조직이 함께 들어가면 난소에 그 조직이 이식되어 혹이 생기게 되는 질환을 말합니다. 자궁내막종에는 시간이 흐르면서 갈색으로 변한 생리혈이 가득 채워지는데, 이를 보고 ‘초콜릿 낭종’이라고도 합니다.
난소낭종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평소보다 생리량이 많거나 극심한 생리통, 생리 불순, 부정출혈 등 평소와는 다른 생리 관련 증상이 질환의 신호일 수 있으며, 난소낭종의 크기가 커지면 주변 장기를 압박하게 되어 요통, 복부 팽만감, 빈뇨 등의 증상을 동반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질환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방치할 경우 난임은 물론 난소의 정상조직을 파괴하여 건강 악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산부인과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수 바늘로 난소낭종을 파괴하여 가임력을 보존할 수 있는 ‘경화술’|출처: 최상산부인과의원
사전 검사 통해 수술, 비수술 등 치료 방법 택해야
난소 혹에 대한 정확한 진단, 나아가 적절한 치료 방법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검사가 필요합니다. 바로 초음파 검사, 난소종양표지자 검사, MRI 검사입니다.
우선 초음파 검사를 통해 난소 내부에 어떤 낭종이 있는지, 그리고 그 낭종의 종류가 무엇인지 대략적으로 파악하게 됩니다. 그리고 난소종양표지자 검사는 보통 CA-125, HE-4라 불리는 검사를 시행하는데, 두 검사를 통해 난소 악성종양일 확률을 파악하여 난소암의 위험도를 평가합니다. 마지막으로 골반 MRI 검사를 시행해 골반 안에 있는 장기들의 상태를 파악하고, 여러 분석을 통해 난소 혹의 악성 여부를 판단합니다.
세 검사의 결과를 전반적으로 파악한 후에, 악성이 의심되는 혹은 수술적 제거, 양성 혹을 선별하여 비수술 치료인 경화술을 고려하게 됩니다.
난소 혹이 3cm 이상으로 커진 상태라면 난소의 기능을 저해하게 되어 일정한 기간을 가지고 추적 관찰을 진행하는데, 이때 경구피임약을 함께 복용하면서 수술, 비수술 등의 필요성을 고려하게 됩니다. 악성이 의심되는 혹을 치료하는 대표적인 수술적 제거 방법에는 개복 수술, 복강경이 있습니다. 이중 복강경은 최소로 절개하는 수술 방법으로, 복부에 구멍을 몇 개 뚫고 내시경, 수술기구 등을 삽입하여 혹을 제거하며, 제거한 혹은 조직검사를 통해 조직학적 진단을 진행합니다.
비수술 치료인 경화술은 최소침습 시술로, 초음파 끝에 달린 주삿바늘을 통해 낭종을 채우는 액체를 흡인해 내고 알코올 등 경화제를 주입하여 낭종을 파괴, 치료하게 됩니다. 수술 치료에 비해 통증이 적어 수면 마취로 진행되며, 신체 외부에 흔적이 전혀 남지 않습니다. 특히 수술 치료와 다르게 정상 난소조직에 영향을 주지 않아 난소의 기능을 보존하고, 가임력을 지킬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수술, 비수술 치료 등을 선택하기에 앞서 사전 검사를 통해 어떤 치료 방법이 가장 적절한지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며, 이후 환자의 건강 상태 등을 함께 고려한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최동석 원장 (산부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