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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람에게 하지정맥류가 더 잘 발생합니다”

입력 2022.09.15 12:00
  • 방정현·뉴하트의원 전문의

하지정맥류는 혈관질환을 말합니다. 다리 정맥 내 판막이 다양한 원인에 의해 그 기능을 잘 수행하지 못하게 되면서 혈액이 심장으로 제대로 가지 못하게 되고, 정체되거나 역류하면서 발생하는 진행성 질환입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 악화하는 질환으로, 한번 손상된 판막은 자연적으로 재생되지 못합니다.

하지정맥류ㅣ출처: 게티 이미지뱅크하지정맥류ㅣ출처: 게티 이미지뱅크


정상적인 혈액의 흐름은 동맥을 통해 심장에서 발끝으로 이동하고, 다음에는 정맥을 통해 다시 심장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다리와 같은 부위는 심장에서 멀기도 하고 아래에 있으니 중력을 이겨내고 거꾸로 올라와야 합니다. 이 중력을 이기고 혈액이 다시 심장으로 올라가게 하는 역할을 하는 요소가 ‘다리 종아리 근육과 정맥의 판막’입니다. 종아리 근육이 수축하면 부피가 커지고 딱딱해집니다. 이러한 힘으로 정맥을 짜 혈액을 위로 올려줍니다. 이완할 때 혈류가 거꾸로 역류하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은 정맥 내 판막이 하고 있는데요. 나이가 들어 종아리 근력이 많이 약화하거나 판막의 기능이 저하될 경우 하지정맥류가 그만큼 발생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하지정맥류는 겉으로 보이는 혈관만으로 질환의 경중 유무를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작은 모세혈관이 비치니까 증상이 심하지 않으리라 생각할 수 있지만, 혈관 초음파 검사 결과는 전혀 다른 심화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다리 저림, 경련, 다리 무거움, 피로감, 다리 통증, 쑤심, 가려움, 쥐가 자주 나는 증상들이 하지정맥류의 대표적인 증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다리 피부에 궤양, 염증 등이 보이는 경우에도 하지정맥류를 의심할 수 있습니다.

하지정맥류가 잘 발생하는 유형이 따로 있으니 체크해보고 본인의 혈관 건강을 챙겨보길 바랍니다. 첫 번째, 운동을 자주 하지 않는 경우입니다. 정맥 내 혈액의 흐름이 좋아지려면 종아리 근육이 중요하다고 앞서 언급했습니다. 아무래도 운동량이 부족할수록 근력이 저하될 수밖에 없어서 하지정맥류 발생의 위험률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오래 서서 일하거나 오래 앉아서 업무를 보는 직업군에 노출된 경우입니다. 이러한 자세는 근육수축도 잘 이루어지지 못하고 중력에 오래 노출되기 때문에 하지정맥류가 생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세 번째, 비만인 경우입니다. 비만한 경우 근육보다는 지방조직이 더 많아지게 되는데요. 지방조직은 근육과 달리 수축이 전혀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정맥의 흐름을 좋게 할 수 있는 기능이 없습니다. 게다가 살이 찌면 복부나 허벅지 등에 지방이 많아지게 되면서 정맥 내 혈압을 올려 정맥 순환을 방해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하지정맥류가 더 쉽게 생깁니다.

네 번째, 나이가 들수록 하지정맥류가 더 잘 발생합니다. 근력도 저하되고 혈관의 탄력도 떨어지고 판막도 고장 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는 유전적인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에 부모가 하지정맥류가 있으면 자녀도 하지정맥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정맥류는 나이 든 분들에게만 생기는 문제가 아닌, 누구나 생길 수 있는 혈관 질환입니다. 다리 혈관이 튀어나오지 않더라도 하지정맥류를 의심할만한 증상이 느껴진다면 하지정맥류 검사를 꼭 받아보길 바랍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방정현 원장 (흉부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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