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하루에 앉아있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2020년 보건복지부 국민건강통계 자료에 의하면, 19세 이상 한국인이 하루 평균 앉아서 보내는 시간은 8.6시간으로, 매년 약 0.3시간씩 늘고 있다. 앉아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도 커진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좌식 생활이 건강에 해롭다는 점을 경각시키기 위해 의자 중독이 하나의 질환이라는 의미에서 ‘의자병(Sitting Disease)’이라고 명명하기도 했다.
앉아있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도 커진다ㅣ출처: 게티 이미지뱅크
흡연보다 더 위험한 의자병, 수명 단축의 지름길
의자병은 ‘새로운 흡연(The New Smoking)’이라고도 불린다. 흡연처럼 건강에 해롭다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다. 이미 다양한 연구 및 보고서에서는 의자 중독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을 발표한 바 있다. 2010년 미국암학회 보고서에서는 “앉아있는 시간이 길수록 심혈관 질환, 당뇨병, 우울증, 비만에 걸릴 위험이 증가한다”라고 전했고, 2020년 미국 텍사스대학교(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의 MD앤더슨 암센터(MD Anderson Cancer Center)에서 진행한 연구에서는 앉아있는 총시간이 가장 긴 사람이 가장 짧은 사람에 비해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52% 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오래 앉아있는 여성이 유방암 위험이 2배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호주 빅토리아암의원회(Cancer Council Victoria)의 브리기드 린치(Brigid Lynch) 교수 연구팀에서는 유럽 여성 약 13만 명을 대상으로 유방암과 신체 활동 및 앉아있는 시간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신체 활동 수준이 높을수록 폐경 상태나 종양 유형, 병기 또는 등급에 관계없이 침습성 유방암의 위험이 41% 낮아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반면, 앉아있는 시간이 길수록 세 가지 호르몬 수용체가 없는 유방암의 한 유형인 삼중음성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104% 높아졌다. 린치 교수는 “이번 연구는 오랜 시간 앉아 있는 습관이 유방암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시사한다”라고 설명하며, “활발한 신체 활동을 통해 앉아있는 시간을 줄이면 신체의 지방 조직을 감소시키고 성호르몬 수치에 유익한 영향을 미치며, 대사 기능 장애를 개선하고 염증을 감소시켜 유방암 위험을 낮출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오래 앉아서 생활하면 신체 활동이 저하되고 대사량이 줄어들게 된다. 또한 인슐린 관련 세포 활동도 둔해지면서 당뇨와 대사증후군, 비만, 고지혈증 등의 위험을 높여 건강을 위협한다.
의자 중독에서 탈출하려면?
온종일 앉아서 일하는 직장인이나, 공부하는 수험생이라면 더더욱 의자 중독을 조심해야 한다. 평소 생활을 할 때 가급적 몸을 멈추지 않고 움직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이닥 운동상담 정운경 운동 전문가는 하이닥 칼럼에서 “되도록 30분~1시간에 한 번씩은 이유 불문하고 일어나야 한다”라고 설명하며, 의자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 생활 습관을 소개했다.
-핸드폰에 1시간에 한 번씩 알람이 울리도록 설정해 놓은 뒤, 알람이 울릴 때마다 자리에서 일어난다.
-500mL 병에 물을 받아서 1시간 안에 나눠 마신 뒤, 물을 뜨러 간다.
-물을 뜨러 가면서 화장실도 다녀오고, 기지개도 켜는 등 몸을 움직여준다.
도움말= 하이닥 운동상담 정운경 (운동 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