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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0일은 올해로 17회를 맞은 임산부의 날이었습니다. 임신과 출산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재고하는 것은 물론, 임산부를 배려, 보호하자는 의미를 담은 날입니다. 한 여성이 임신과 출산의 과정을 겪는 것은 많은 조건이 수반되는,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그중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자궁이 정상적으로 기능할 수 있게끔 꾸준한 건강 관리를 하는 것이 아닐까 싶은데요. 임신과 출산 시 여성들을 고민에 빠뜨리는 대표적인 자궁 질환 ‘자궁근종’에 대해 알아봅니다.

자궁근종은 임신, 출산과 많은 연관이 있다ㅣ출처: 게티 이미지뱅크

자궁근종과 임신, 출산의 관계
‘자궁근종’은 자궁을 이루고 있는 평활근 세포가 자궁 근육층에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면서 생기는 혹을 의미합니다. 악성이 아닌 양성의 종양이며, 자궁근종이 발생한 위치에 따라 ▲근층내근종 ▲장막하근종 ▲점막하근종으로 구분됩니다. 환자마다 가지고 있는 종양의 위치, 크기, 그리고 증상의 유무가 각각 다를 뿐 아니라, 가임기 여성의 경우 임신 여부, 임신 계획 등 처한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그에 따라 주치의와의 충분한 상담 후 치료를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임신을 계획 중인 여성에게 자궁근종이 생겼을 경우, 대표적으로 근종이 착상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특히 크기가 큰 근종이라면 더욱더 임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요. 그중 점막하근종은 자궁 안쪽 근육층 위 내막에 생기는 근종이기 때문에, 수정란이 착상되어야 하는 자궁내막에 다양한 변형을 주게 됩니다. 그 때문에 수정란이 착상하는 것을 방해하게 되고, 결국 이는 난임의 주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임신한 여성에게 자궁근종이 생겼을 땐, 자궁 환경과 근종에 공급되는 혈류 등에 전반적인 변화가 생기기 때문에 심한 통증을 유발할 수 있음은 물론, 과도한 출혈 등으로 임신 유지가 어려워 유산, 조산의 위험이 따를 수 있습니다. 또한, 임신하면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근종의 크기가 더 커질 수 있는데, 그 위치까지 좋지 않다면 출산 시 자연분만이 불가할 수 있습니다.

수정란 착상을 방해하는 점막하근종 | 출처: 최상산부인과의원

임신 계획 시, 자궁을 보존하는 치료가 필요 자궁근종을 치료할 땐, 근종으로 인한 증상과 함께 환자에게 처한 다양한 상황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여성일 경우, 단순히 근종을 제거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닌, 임신 준비부터 안전하고 건강한 출산까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치료 방법을 선택 및 진행해야 합니다.

자궁을 보존하는 대표적인 치료인 고강도 집속 초음파 시술(하이푸)은 개복, 절개 없이 인체에 무해한 초음파를 통해 병변의 괴사를 유도하는 시술입니다. 자궁과 주변 정상 세포의 손상 없이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가임력을 보존할 수 있고, 수술 치료에 비해 더욱 빠르게 회복할 수 있습니다.

자궁근종을 진단받았다고 해서 무조건 임신이 불가하거나 출산이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근종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하므로, 안전을 생각한다면 임신을 계획하는 시점에 자궁 난소의 건강을 정기적으로 체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자궁근종을 발견하더라도 자궁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병변 치료를 진행하고, 사후관리에 관심을 갖는다면 건강하고 안전하게 임신, 출산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최동석 원장 (산부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