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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보면 좋다던데...일광욕하니 악화된 아토피, 햇빛 알러지 때문?

입력 2022.11.04 14:01
  • 임은교·청아한의원 한의사

아토피피부염을 치료하기 위한 방법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끊임없이 연구되고 있다. 그 결과 다양한 치료법들이 등장했고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일부는 대중적인 치료법으로 자리매김했다.

태양광선에 포함된 자외선을 이용한 아토피 치료법인 ‘광선 치료(자외선 치료)’ 또한 그중 하나다. 자외선의 특정 파장과 시간 등을 조절할 수 있는 기계를 사용하여 증상이 나타난 피부에 자외선을 투사해 아토피피부염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아토피피부염뿐만 아니라 습진, 건선, 백반증 등의 피부질환 치료에도 적용되고 있다.

광선 치료가 점차 알려지고 대중화되면서 아토피 환자들 사이에서 자주 언급되는 관리법이 등장했다. 하루 일정 시간 동안 아토피 증상이 나타난 피부 부위를 햇볕을 쐬는 ‘일광욕’이다.


햇빛|출처:게티이미지 뱅크햇빛|출처:게티이미지 뱅크

일광욕하니 악화된 아토피, 그 원인은?

햇빛에 노출되면 우리 몸에서는 음식 섭취만으로는 형성되기 어려운 비타민 D와 같은 물질들이 생성된다. 또,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고 유익한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도움이 된다. 이러한 신체반응은 아토피피부염 증상을 호전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밤낮이 바뀌어 수면 사이클에 문제가 생기면서 아토피피부염 증상이 악화된 환자들에게는 생체리듬을 원래대로 돌려놓는데 도움을 주는 방법이기도 하다.

문제는 일광욕으로 인해 아토피피부 증상이 악화돼 괴로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일광욕 후에 ▲피부의 붉은기와 열감이 잘 가라앉지 않거나 ▲땀이 나면서 가려움증이 심해지는 것이 느껴진다면 즉시 일광욕을 중단해야 한다.

우선 기존에 광선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는 자외선 과다노출에 주의해야 한다. 광선치료를 받고 있는 것이 아니더라도 이상 면역반응으로 피부장벽이 손상된 아토피피부염 환자가 자외선을 지나치게 쬐면 피부에 오히려 이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뜨거운 햇볕 아래 오랜 시간 있으면서 몸에 너무 열이 오르게 되어도, 기존에 있던 아토피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특히 아토피 환자들은 다른 기저질환이나 알레르기 피부염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은데, 체온이 높아져 면역반응이 심해지면 햇빛에 피부가 노출되는 순간 발진이 일고 가려움증이 생기는 햇빛 알러지가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아토피피부염 환자를 위한 올바른 일광욕 방법은?
1. 햇빛이 강한 시간대를 피해서 일광욕한다

특히 무덥고 자외선이 강한 여름철에는 한낮에 외출하는 것을 삼가고, 오전 9~11시경에 외출하는 것이 좋다. 피부에 이상 증상이 느껴지면 일광욕을 중단하고 그늘로 피하거나 집으로 돌아간다.

2. 모자를 쓰고 통풍이 잘되는 긴 옷을 입는다
광선 치료에 사용되는 자외선은 치료에 도움이 되는 파장만을 원하는 강도로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자연에서 우리가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자외선은 피부에 과도하게 열과 스트레스를 가하여 피부를 손상시킬 수 있다. 특히나 아토피 피부는 이미 피부 장벽이 매우 약해진 상태이기에, 장기간 강한 자외선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었을 때 피부손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선크림은 피부에 자극감을 유발할 여지가 있어 피부염이 심할 경우에는 바르지 않는 것이 좋다. 또 선크림을 바르면 비타민 D 합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일광욕을 위해 햇볕을 쐬러 나갈 경우에는 모자를 쓰고 통풍이 잘되는 긴 옷을 입고 외출하는 것이 좋다.

3. 일광욕 후에는 샤워로 피부의 온도를 낮추고 보습한다

아토피 환자들은 체온이 높아지면 염증반응이 피부로 활발히 일어나면서 가려움증이 심해질 수 있다. 따라서 일광욕 후에는 샤워로 몸을 시원하게 해주면 좋다. 보습제를 차갑게 했다가 사용하는 것도 피부 온도를 낮추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보습에 신경 쓰면 피부장벽 강화에 도움을 주고 햇빛 알레르기를 예방하는데 좋다.


아토피피부염|출처:게티이미지 뱅크아토피피부염|출처:게티이미지 뱅크

아토피피부염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점
아무리 다른 사람이 아토피피부염을 치료하는데 효과를 본 관리법이라 할지라도 현재 내 몸 상태와 피부 증상에 맞지 않는 방법은 오히려 아토피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일광욕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생활 관리 실천에 앞서 정말 자신의 아토피 증상에 도움이 되는 방법일지 돌아보고, 진행하려는 방법이 올바른 방법인지 확인해야 한다.

또한 내 몸속에서부터 면역력을 저하시키고 체내 면역계의 이상 반응을 일으켜 아토피피부염을 유발한 ‘체내 요인’을 해결하지 않으면, 아무리 열심히 피부에 드러난 증상을 관리하더라도 원하는 치료 효과를 보기 어려울 수 있다. 관리를 계속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스트레스가 커지면서 오히려 증상이 악화되기도 한다.

염증억제·관리방법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어떤 상황’에서 ‘어떤 신체 증상’에 의해 피부 염증으로 이어지는지를 파악한 후 그에 맞는 적절한 치료가 진행되는 것이 우선이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임은교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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