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닥

전문가칼럼

부정출혈, 왜 초기 대처가 중요할까?

입력 2023.02.10 08:30
  • 권용일·강남권산부인과의원 전문의

하이닥 의학기자 권용일 원장ㅣ출처: 하이닥하이닥 의학기자 권용일 원장ㅣ출처: 하이닥
생리기간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출혈이 있는 경우 또는 생리 기간이 7일 이상 계속되는 상태를 '부정출혈'이라고 합니다. 소량의 부정출혈은 어떤 특정한 질환이 없는 경우에도 과도한 스트레스 또는 일시적인 호르몬 밸런스의 변화로 인한 기능적 출혈 등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지나치게 걱정하지 말고 증상을 지속적으로 잘 모니터링하되, 부정출혈의 양이 많아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야기하거나, 기간이 너무 오래도록 지속된다면 산부인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봐야 합니다.

부정출혈은 수많은 질환의 공통된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하는데요. 그중에서 생리 외 질이나 자궁에서의 출혈은 신체에 이상이 발생했다는 신호가 될 수 있기에, 이런 '생리 외 출혈'은 더욱 주의하여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여성분들이 대부분 질을 통해 출혈이 나타나기 때문에 다 똑같은 생리라고 여기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생리 외 부정출혈이 일어나는 가장 큰 원인 7가지

1. 임신
2. 에스트로겐 반응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약물 복용
3. 자궁경부의 염증
4. 자궁근종
5. 자궁선근증
6. 자궁내막증
7. (드물지만) 자궁경부암 또는 난소암

수정란의 착상 전후로 나타나는 착상출혈은 임신과 관계가 있으며, 자궁 외 임신 또는 유산 시에도 부정출혈은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와 질염이나 나팔관 염증으로 인한 감염 시에도 부정출혈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정출혈을 일으키는 여성질환 중 가장 흔한 것은 자궁에 생기는 양성종양인 자궁근종입니다. 근종의 위치나 크기에 따라 생리에 변화가 발생할 수 있고, 근종의 크기가 큰 경우 생리 양이 증가하거나 심한 생리통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근종이 크면 난임이나 불임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에 자궁적출을 하게 되는 경우까지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자궁선근증도 생리부정출혈을 유발하는 또 다른 큰 원인이 되는데요. 이는 자궁내막이 비정상적인 위치에 존재하는 자궁내막 조직에 의해 자궁의 크기가 커지는 질환으로, 안타깝게도 그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하지만 전형적으로 40~50대 출산의 기왕력이 있는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고, 자궁이 임신 12주 정도 크기까지 자라는 경향이 있으며, 단단하게 뭉쳐 결절형태를 보이거나 일반 조직과 섞여 따로 구별하기 어려운 특징을 보입니다. 빈혈까지 동반하는 생리과다와 부정출혈, 생리통의 증상이 나타나 결국 불임을 초래하거나, 자궁근종과 마찬가지로 자궁을 적출하는 안타까운 상황을 야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궁내막증은 특히 미혼여성에서의 발병률이 높은 질환입니다. 생리혈이 대부분 질을 통해 배출되지만, 일부는 난관을 통해 복강내로 역류하는데, 이 자궁내막이 역류된 생리혈과 함께 난소 또는 나팔관, 복막 등의 자궁 이외의 기관에 침범하여 염증이나 유착을 일으켜 극심한 생리통과 함께 부정출혈을 유발합니다.

비록 드물기는 하나, 부정출혈을 신경 써야 하는 이유에는 자궁에서 발병하는 악성종양도 있습니다. 그중 자궁경부암은 30대 후반에서 발병률이 높고, 난소암은 폐경 이후 발병률이 높으며 특히 자각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발병 시 사망률도 높습니다. 이 때문에 부정출혈이 오래 지속되는 경우 기다리지 말고 꼭 경험과 경력이 풍부한 산부인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정출혈이 오래 지속되면 산부인과에 방문해야 한다ㅣ출처: 강남권산부인과의원부정출혈이 오래 지속되면 산부인과에 방문해야 한다ㅣ출처: 강남권산부인과의원

부정출혈의 진단과 치료방법

우선 자궁초음파와 혈액검사 등의 원인 진단을 통해 자궁내부의 어느 부분이 문제인지를 파악합니다. 이후 자궁과 난소를 보존하며 치료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이 있습니다. △기존 절개수술부터 △최근 각광받고 있는 비침습적 치료인 하이푸 △최소침습적 치료로 복강경의 장점을 지니면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되어 보다 까다롭고 복잡한 고난도 수술에 적합한 로봇수술 △내시경을 자궁경부를 통해 자궁 안으로 삽입하여 폴립을 제거하는 자궁경 △임신 계획이 없는 여성의 경우 양쪽 자궁동맥을 선택적으로 막아 근종으로 가는 영양 및 혈액공급을 차단하여 근종의 크기는 줄이는 자궁근종색전술 등의 방법입니다.

부정출혈이 일정기간 계속되어 일상생활에 큰 불편감을 느끼거나, 자주 반복되어 나타나는 경우에는 절대 가볍게 여겨 방치하지 말고, 믿을 수 있는 의료진을 찾아 정확히 진단받는 것을 추천합니다. 환자의 상태에 걸맞은 치료방법을 제시할 수 있는 의료진과 함께 올바른 치료방향을 세워 더욱 건강한 생활을 누리길 바랍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권용일 원장(산부인과 전문의)

URL이 복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