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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부위 아토피와 습진, 속옷에 닿는 부위가 유난히 가렵다면 ‘이것’ 때문

입력 2023.02.06 13:58
  • 이윤승·HiDoc 한의사

하이닥 의학기자 이윤승 원장ㅣ출처: 하이닥하이닥 의학기자 이윤승 원장ㅣ출처: 하이닥


“속옷이 조금만 쓸리는 느낌이 들어도 가려워요”
“자극이 적고 편한 속옷으로 바꿔도 가려움증이 나아지질 않아요”


가슴 부위에 아토피나 습진이 있는 경우 대체로 비슷한 내용의 불편감을 호소한다. 증상이 나타나는 부위 또한 유사점을 보인다. 유방부위에 산발적으로 증상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속옷의 와이어나 끈을 따라 증상이 나타난다. 이는 등 쪽에서도 마찬가지다. 속옷이 닿지 않는 부위에는 별로 증상이 나타나지 않지만, 끈이 닿는 부위, 특히 가로선과 세로선이 교차하는 부위의 가려움증이 가장 극심하다. 착용하고 있는 속옷의 문제라 생각해 와이어가 없는 브래지어 또는 면으로 된 제품으로 교체해보는 경우가 많지만, 증상의 호전 효과를 보았다는 경우는 드물다. 가슴부위 속옷 라인을 따라서 생긴 아토피 습진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촉각 방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아토피 습진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촉각 방어
촉각 방어란 살에 닿는 감각이 유독 과민한 상태를 말한다. 촉각 방어를 가진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인다. 목도리를 매거나 목 티를 입을 때 목에 무언가 닿는 느낌이 불편해서 잘 입지 못하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이것이 대표적인 촉각 방어의 예이다. 속옷을 착용하게 되면 피부에 약간의 자극이 가해지지만 일반적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쓸리거나 눌리는 감각에 둔감해지게 된다. 그런데 아토피·습진 환자들의 경우 피부가 매우 예민해져 있기 때문에 약한 자극에도 촉각 방어 증상이 나타나고 가려움증에 굉장히 민감해진다. 가려움에 긁으면 해당 부위에 지속해 손상이 가하게 되어 속옷이 닿는 부위를 기점으로 아토피가 심해지고, 더 나아가 바지의 허리선이 닿는 부위나 사타구니의 팬티라인과 같이 마찰이 생기는 곳이라면 신체 어느 부위나 아토피나 습진이 쉽게 발생하게 된다.


촉각 방어로 유발된 아토피 습진 치료하려면
단순히 닿는 것이 불편한 정도가 아닌, 닿는 느낌이 가려움증으로 이어져 피부의 손상을 유발하고 피부의 염증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는 단순히 감각에 익숙해지는 것만으로는 증상의 호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렇게 촉각에 민감해져 발생한 아토피 습진을 치료하려면 신경계가 덜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도록 체내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신경계의 활성화를 억제하기 위해 체내에서 불필요한 열을 만들어내지 않게 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대체로 신경계는 열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래서 우리가 어떤 물건을 만지거나 쓰다듬을 때 손이 꽁꽁 얼어있으면 감각이 둔해져서 잘 느껴지지 않지만, 손이 따뜻하면 감촉을 더 잘 알 수 있다. 그 때문에, 몸에 열이 불필요하게 많이 발생하거나 열을 잘 배출해내지 못하면 감각에 더욱 예민해지게 된다. 특히 가려움증을 느끼는 신경은 따뜻한 온도에서 더욱 활성화가 되는 경향이 있어 아토피나 습진이 있는 경우 냉찜질로 피부의 온도를 낮춰주면 가려움증이 덜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촉각 방어로 아토피습진 증상이 유발되고 악화되는 상황에서는 피부 표면의 온도를 낮춰주는 것뿐만 아니라 몸에서도 불필요한 열이 발생하는 것을 잘 내려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체내 불필요하게 발생한 열을 해소하려면
인체 내 불필요한 열은 단순히 찬물로 자주 샤워하거나 찬 음식이나 음료를 섭취한다고 해서 해소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찬 성질의 음식은 소화기에 자극을 유발할 수 있다. 민간요법이나, 어디선가 들어본 관리법을 실천하기보다 내 몸에 불필요한 열을 만들어내는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 후 나의 원인에 맞는 치료와 관리가 이어져야 한다. 그러나 체내 열을 발생시킬 수 있는 요인은 너무나 다양하다. 땀 분비에 문제가 생겨서 열이 해소가 안 되는 경우도 있고 만성 비염 증상이 있어도 몸에서 열이 잘 해소되지 않을 수 있다. 의학적 전문 지식 없이 개인의 상황에 맞는 원인을 파악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의료기관에 내원해 정확하게 진단받고 원인을 파악한 뒤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이윤승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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