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기에 먹으면 좋은, 핫이슈를 일으키는 식품이나 음식에 대해서 짚고 넘어가는 코너입니다.
임상영양사가 식품의 영양과 효능, 고르는 법, 보관하는 법, 먹는 법을 소개합니다.
바지락의 계절이 다가왔다. 바지락은 얕은 바다에서 서식하는 조개로 한국인이 많이 먹는 수산물 중 하나다. ‘바지락’이라는 이름은 갯벌을 호미로 긁을 때 바지락 껍데기와 호미가 부딪혀 '바지락바지락' 소리가 난다고 하여 이름 붙여졌다. 제철 맞은 바지락을 지금 꼭 먹어야 하는 이유를 알아보자.
바지락은 3~4월이 제철이다.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1. 3~4월이 제철. 6~9월은 패류 독소 발생
바지락은 수심이 얕은 바다에 서식하며 모래나 진흙의 식물성 플랑크톤을 먹고 사는 해산물로, 여름에 산란하기 위해 3~4월이 되면 크게 성장하며 살이 오른다. 산란기인 6~9월에는 패류독소로 인해 바지락을 잘못 먹으면 마비 또는 두통이나 구토 등의 심각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산란하기 전에 살이 차오르는 3~4월이 제철로, 지금이 딱 바지락이 가진 맛과 영양을 섭취하기 좋은 때다.
2. 원기 회복과 숙취 해소 효능
봄철 몸이 처지거나 기운이 없다고 느낄 때 필요한 식품이 바로 바지락이다. 바지락에는 원기 회복과 피로 해소에 좋은 성분이 풍부한데 바로 단백질과 아미노산이다. 다른 어패류에는 많지 않은 비타민 B도 들어있다. 단백질과 아미노산은 세포와 근육의 구성성분으로 우리 몸을 구성하고 유지하는 데에 필요한 원료가 되고, 비타민 B 또한 피로 해소에 도움이 된다.
그중에서도 중요한 성분이 바로 ‘타우린’이다. 타우린은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담석을 녹일 뿐만 아니라 담즙 분비를 촉진하고 간 기능을 활발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예로부터 황달이 있을 때 바지락 끓인 물을 먹기도 했다. 또한 타우린은 간의 해독기능을 강화하여 알코올 분해가 잘 일어나도록 하므로 숙취 해소에도 좋은 성분이다.
바지락에는 이런 타우린이 풍부하다. 전복, 소라 다음으로 타우린이 많은 바지락은 가식부 100g 속에 무려 1,052mg이나 들어있다. 이는 타우린이 많기로 유명한 낙지(854mg)보다 23%나 더 많은 양으로, 타우린 일일 권장량으로 알려진 1,000mg을 쉽게 충족하고도 남을 정도다.
바지락, 홍합 100g당 영양소 함량 | 출처 : 하이닥
3. 빈혈 예방 효과
바지락은 빈혈 예방에도 좋은 식품이다. 빈혈 예방을 위해 가장 기본적으로 필요한 성분은 철이다. 바지락 가식부 100g에는 13mg의 철이 들어있다. 같은 어패류인 홍합(5.7mg)과 비교했을 때 2배 이상 더 많이 들어있는 셈이다.
철은 헤모글로빈의 필수 구성 성분으로 폐에서 조직으로 산소를 전달하는 데에 꼭 필요하다. 성인은 체내에 약 3~4g의 철을 보유하는데, 체내에 저장된 철이 소실되거나 식사로부터 충분한 철을 공급하지 못하면 철 결핍성 빈혈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가임기 여성의 경우 주기적으로 생리를 하기 때문에 생리혈과 함께 철분이 체외로 소실되어 철이 부족하기 쉽다. 이 밖에도 철이 부족하면 생기는 증상으로는 어린이의 발달 및 행동의 장애, 인지기능 손상, 임신부의 임신성 빈혈, 조산, 미숙아 및 사산의 위험 등이 있다. 따라서 성장기 어린이나 여성에게는 철분이 풍부한 식품이 필요하고, 지금 이맘때 바지락을 먹어주면 성장과 빈혈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다.
▶ 바지락 잘 고르는 방법
바지락은 껍데기가 깨지지 않고 윤기가 나는 것이 좋은 바지락이며, 살아있는 것을 골라야 하는데, 입을 다물고 있어 속이 보이지 않는 것을 고르면 된다. 채취한 지 오래된 바지락의 껍데기는 탁한 갈색을 띠므로 이것은 피한다.
국산과 수입산 바지락 모두 살아있는 상태로 유통되기 때문에 둘의 특징을 알아두는 것도 좋다. 사단법인 한국수산회 자료에 따르면, 국산 바지락은 껍데기 색깔이 황갈색을 띠고 모양은 타원형에 가깝다. 또 껍데기 표면이 거칠고 ‘육’이라고 하는 부분이 선명한 노란색을 띤다. 반면,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되는 수입산 바지락은 껍데기가 푸른색을 띠며 길쭉한 모양이다. 껍데기 표면이 매끄럽고, ‘육’의 노란색이 선명하지 않다.
▶ 바지락 해감하는 방법
바지락을 요리하기 전에는 반드시 ‘해감’을 해야 한다. 해감은 갯벌에 사는 바지락의 소화기관에 들어있는 이물질을 제거하는 과정이다. 먼저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바지락을 문질러 닦은 후에 소금물에 바지락을 담가 둔다. 30분 이상 지나 바지락이 입을 벌리고 이물질을 뱉어내면 해감이 끝난다.
살이 올라 육질이 쫄깃하고 맛이 좋은 제철 바지락을 오래 먹고 싶다면, 지금 구입한 바지락을 해감을 한 후 밀봉하여 냉동실에 보관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