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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더 이상 진통제도 들지 않는 ‘편두통’…근본적인 해결책은?

입력 2023.05.19 16:00
  • 김도환·두청한의원 한의사

하이닥 의학기자 김도환 원장ㅣ출처: 하이닥하이닥 의학기자 김도환 원장ㅣ출처: 하이닥
오늘은 편두통의 원인과 증상, 치료방법에 대해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인터넷에 검색하면 나오는 일반적인 내용보다는 수많은 만성 난치성 편두통을 치료하면서 경험한 실제 사례들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정보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편두통은 불치병?
‘병원에서 편두통은 치료가 안되고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던데, 사실인가요?’ 아마 이 질문은 편두통 환자가 가장 궁금해하고 걱정하는 부분일 것입니다. 가까운 내과, 정형외과, 통증의학과, 신경과를 비롯해서 유명한 대형병원에 가서 CT, MRI, 혈관초음파검사 등 받을 수 있는 모든 검사를 다해봐도 아무런 이상을 발견할 수 없다는 말을 들으면 평생 이런 고통 속에서 살아야 할 생각에 가슴이 답답해지고 우울해질 수 있습니다. 치료는 고사하고 누가 아픈 이유라도 속 시원히 알려줬으면 싶을 겁니다.

한의원에 가서 물어봐도 의료진이 편두통을 치료한 경험이 많지 않다면 잘 모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편두통을 긴장성 두통으로 오인하여 목과 어깨 근육만 치료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편두통과 긴장성 두통은 엄연히 다른 질환입니다. 지금부터 편두통의 원인과 증상, 치료 등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편두통 vs 두통, 증상 차이점은?
질환명 때문에 한쪽 머리만 아픈 것을 편두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일반 두통도 증상이 한쪽에만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편두통으로 양쪽 머리가 다 아픈 경우도 많습니다.

편두통을 쉽게 설명하자면 다른 두통에 비해 통증이 심한 두통입니다. 편두통은 일상생활이 불가할 정도로 통증이 심하게 나타나는데, 진통제를 먹어도 잘 듣지 않고, 한 번 통증이 시작되면 짧으면 반나절에서 길게는 며칠간 지속되기도 합니다. 병원에서 편두통약을 처방 받을 수 있지만, 계속해서 편두통약을 복용할 경우 점점 약효는 떨어지고 증상은 심해집니다.

편두통, 약 먹으면 해결될까?
편두통 빈도가 주2회 이상으로 점점 늘어나면 병원에서 편두통 예방약을 권하는데, 문제는 이러한 편두통 예방약이 대부분 정신과 약이라는 데 있습니다. 주로 간질약, 우울증약, 혈압약 등이 처방되는데, 이러한 약물은 사람에 따라 다양한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장기 복용 시 뇌기능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오히려 편두통약과 예방약의 부작용으로 약물과용두통이 생기기도 합니다. 두통을 치료하려고 먹은 약이 오히려 두통을 유발하는 아이러니한 결과가 야기되는 것입니다.

편두통의 원인을 이해하려면 그 전에 우리 몸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편두통 때문에 아프고 힘든데도 불구하고 내 몸 상태에 무관심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먹는 약이 늘어나고, 이마저도 더 이상 효과가 없다면 이제는 정말 내 몸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할 때입니다.


편두통은 다른 두통에 비해 통증이 심하다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편두통은 다른 두통에 비해 통증이 심하다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편두통, 몸이 보내는 경고
편두통은 내 몸이 보내는 경고입니다. 우리 몸은 나무와 비슷해서 나무의 뿌리에 문제가 생겼을 때 잎이 누렇게 병들듯 몸에 이상이 생겼을 때 편두통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저 시들은 나뭇잎을 떼어내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것처럼 편두통이 생겼을 때 통증만 없애는 것은 해결 방법이 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몸에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편두통이 증상으로 나타날까요?

편두통의 원인은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줄기에 해당하는 미주신경의 이상입니다. 미주신경은 자율신경의 일종으로 내부장기와 뇌를 직통으로 연결해주는 신경입니다. 다시 말해, 미주신경이라는 통로를 통해 뇌의 명령을 내장으로 전달해주고, 또 반대로 내장에 이상이 생기면 미주신경이 뇌로 신호를 전달해줍니다. 그런데 미주신경이 약해지고 예민해지면 별 것 아닌 자극에도 과도하게 흥분해서 뇌를 자극하고 두통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원인은 뿌리에 해당하는 내부장기의 이상입니다. 내부장기는 위장이나 대장, 심장, 간 등을 말합니다. 위장이나 대장기능이 떨어지면 몸속에 음식이 정체되면서 독소가 생기고 뇌와 연결된 미주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에 두통이 생길 수 있습니다. 간기능이 떨어지면 혈액을 정화하지 못해서 뇌로 가는 혈액이 탁해지면서 두통이 발생할 수 있고, 심장이 약해지면 혈압이 떨어져 머리에 혈액을 충분히 공급하기 때문에 두통이 생길 수 있습니다.

편두통 치료의 시작은 ‘이것’
편두통 치료는 절대 간단하지 않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편두통은 그 원인이 복합적이기 때문입니다. 편두통을 제대로 치료하려면 머리뿐만 아니라 몸 전체를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편두통의 증상은 어떤지, 얼마나 오래됐는지, 언제 통증이 심해지는지, 지금까지 어떤 치료를 받았는지, 약은 복용 중인지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검사와 진찰을 통해 뇌기능, 스트레스, 자율신경계, 혈액순환, 내장 등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체질까지 고려해서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이렇게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에 초진 환자의 경우 상담이 길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환자의 몸 상태뿐만 아니라 환경이나 심리상태도 중요하므로 깊이 있는 상담을 통해 해당 부분도 면밀히 봐야 합니다. 환경에서 개선할 점이나 심리적 안정을 위해 실천하기 쉬운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상담이 쉽고 이해가 잘 되어야 환자가 안심하고 치료를 이어갈 수 있기 때문에 한 분 한 분을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쏟고 있습니다. 힘들다고 대충하는 것은 제 성향상 용납할 수 없기 때문에 스스로 에너지 레벨을 유지하고자 3년째 한약을 매일 먹고 있습니다. 환자가 너무 많은 날에는 공진단까지 챙겨 먹고 있습니다. 한약을 먹으면 간수치가 나빠진다는 속설이 있는데, 3년째 직접 먹어본 결과 간수치가 아주 좋은 상태입니다. 참고로 저희 한의원에서는 1년 이상 장기 치료하는 환자의 간수치를 주기적으로 측정하고 있는데, 모두 정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편두통 병원이나 한의원을 찾을 때 ‘키포인트’는?
‘편두통 병원이나 한의원 좀 추천해주세요.’ 편두통 환우 카페에 가면 가장 많이 보이는 단골질문입니다. 그만큼 좋은 편두통 병원이나 한의원을 찾기가 어렵거나 유명한 곳을 찾아 갔는데 나한테 맞지 않아서 실망하는 일이 많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명의를 찾아가도 3분 진료로 약만 처방 받고 설명도 제대로 못 받는다면 치료가 잘 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편두통 병원이나 한의원을 고를 때 명성이나 전문성도 중요하지만, 대표원장의 철학을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충분한 상담 속에서 환자를 낫게 하고자 하는 진심이 느껴지는지, 또 약 처방만 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환자에게 관심을 가지고 주기적으로 관리해주는지, 그리고 음식이나 생활패턴 등 생활 전반에 걸친 설명과 피드백을 해주는지까지 꼼꼼히 확인하여 선택한다면 분명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김도훈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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