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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5년만에 '광우병' 발생...국내는 괜찮을까?

입력 2023.05.23 17:03
  • 성진규·하이닥 건강의학기자

미국에서 5년 만에 광우병이 발생했다. 미국 농무부(USDA)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소재의 한 도축장에서 '비정형 소해면상뇌증(Bovine Spongiform Encephalopathy, BSE)' 일명 광우병에 걸린 소가 확인됐다"라고 밝히며, "해당 소를 즉시 폐기했으며 식품 체인으로 공급되지 않았다"라고 발표했다. 해당 소는 테네시 주에서 사육된 육우로, 미국에서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광우병 예찰 프로그램에 따라 도축 부적합으로 분류된 뒤 검사를 받았다.


미국에서 5년만에 광우병에 걸린 소가 발견됐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미국에서 5년만에 광우병에 걸린 소가 발견됐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소식 직후 농림축산식품부는 22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겠다"라고 밝히며, 우선 현행 3%였던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현물 검사 비율을 10%로 잠정 확대했다. 아울러, 미국 정부에 이번 광우병 발생 사태에 대한 역학 관련 정보를 요구했다.

농식품부는 "관계 기관 및 전문가 회의를 통해 관련 규정과 미국의 역학조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추가 조치를 검토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광우병이 발생한 테네시 주와 발생 사실이 발견된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는 한국 수출용으로 승인된 도축장 및 가공장이 없다.


광우병, 원인은 변형 프라이온 단백질
소해면상뇌증은 주로 4~5세 소에서 발생하는 만성 신경성 질병으로 광우병 또는 프라이온 질병(Prion Diseases)으로 불린다. 크게 정형과 비정형으로 분류되는데, 정형 소해면상뇌증의 경우 오염된 사료를 먹은 소에게서 발생한다. 이번 미국에서 발견된 비정형 소해면상뇌증은 8세 이상의 고령의 소에게 자연적으로 발생하며, 매우 드물다.

원인은 '변형 프라이온 단백질 감염'으로, 이 변형 단백질이 뇌에 축적되면서 뇌의 신경세포를 파괴하고 대뇌피질에 수많은 구멍을 남겨 뇌를 마치 스펀지(해면화)처럼 만든다. 약 2~5년간의 잠복기를 가지고 있으며, 불안, 보행장애, 기립 불능, 전신마비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안타깝게도 소해면상뇌증은 아직까지 치료방법이 없어, 일단 발병하면 해당 소는 100% 폐사한다. 국내에서는 소해면상뇌증이 보고된 적이 없다.


인간 광우병 발생 사례 극히 드물어, 국내에는 전무
소해면상뇌증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종간 감염(동물→사람, 사람→동물)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소해면상뇌증은 세균 혹은 바이러스 같은 병원체 유입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이 아니라, 프라이온이라는 단백질의 변형이 원인이기 때문에 다른 감염병과는 달리 공기 중 전파 등의 위험이 없다. 하지만, 변형 프라이온 단백질이 포함된 음식을 먹었을 땐 얘기가 달라진다.

프라이온이라는 물질에 대해서 아직 완벽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사람의 신경세포 내부에도 정상적인 프라이온이 다량 존재한다. 정상적인 프라이온은 무해하며 오히려 뇌세포의 손실과 변성을 막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프라이온의 생산을 통제하는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기거나 외부에서 변형 프라이온이 유입되면 변형 프라이온이 정상 프라이온을 빠르게 변성시킨다. 변형 프라이온 수치가 일정 이상을 넘어가면 인간 광우병이라고 불리는 '변형 크로이츠펠트-야콥병(vCJD)'으로 이어진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vCJD는 소해면상뇌증에 걸린 쇠고기를 먹었을 때만 발병한다. 통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영국, 미국, 프랑스 등 12개국에서 총 200명 이상의 vCJD 환자가 발생했으며, 대부분 사망했다. 2018년에도 미국에서 한 60대 남성이 vCJD로 인해 사망하기도 했다. 다행히도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발생 사례가 없다.

증상은 소해면상뇌증과 마찬가지로 뇌에 구멍이 생기고, 급격한 기억력 감소와 감각 부조화 등의 증상을 보인다. 이후 질환이 진행되면서 평형감각이 둔화되고 치매로 발전되어 결국 발병 후 1년 이내에 사망한다. 치매와 다른 점은 환자 스스로가 자신의 이상행동에 대한 공포심이 전혀 없으며, 사망할 때까지 오히려 행복한 모습을 보인다는 사실이다. 진단도 어렵다. 사람의 경우 변형 프라이온 섭취 이후 초기 증상이 발현되는데 10~40년이라는 오랜 기간이 걸리는데, 확실한 진단을 위해서는 뇌 조직을 떼어내어 검사를 해야 한다.

하이닥 신경과 상담의사 이한승 원장(허브신경과의원)은 “vCJD 발병은 확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임상 사례가 매우 희귀해 통계를 내리기도 어렵다. 또한, 최근에는 소해면상뇌증 자체도 줄어들고 있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설명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이한승 원장(허브신경과의원 신경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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