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닥

헬시라이프

붓는 원인도 제각각인 '림프부종'...적극 치료해야 하는 이유는?

입력 2023.07.17 18:00
  • 서애리·하이닥 건강의학기자

일상 속에서 얼굴이나 다리 등이 붓는 경우는 흔하다. 하지만 붓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기에 결코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부운 부위의 통증이 심하거나 눌렀을 때 들어가서 나오지 않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림프부종'을 의심해야 한다.

림프부종|출처: 게티이미지뱅크림프부종|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주로 팔, 다리에 발생…림프부종 환자 연평균 10%씩 증가
우리 몸의 70%를 차지하는 수분은 세포 안에 3분의 2, 혈액을 구성하는 혈장 및 세포와 세포 사이에 3분의 1이 존재한다. 부종은 이렇게 고르게 분포돼 있는 세포내액과 세포외액이 어떤 원인에 의해 균형을 잃어 어느 한곳에 몰리면서 해당 부위가 붓는 것을 말한다. 특히 림프부종은 림프계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림프액이 정상적으로 이동하지 못할 때 발생한다. 주로 팔과 다리에 발생하지만 신체 어느 부위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심장에서 나온 혈액은 혈관을 통해 각 조직에 산소와 수분, 영양분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공급한 혈액은 정맥으로 재흡수 되어 다시 심장으로 이동하는데, 이때 10% 정도는 단백질, 박테리아, 노폐물 등으로 림프관으로 유입된다. 이것이 바로 림프액이다. 림프액은 림프관을 통해 이동하며 체내 겨드랑이, 사타구니, 유방, 목 부위에 위치한 림프절에서 깨끗한 상태로 만들어진다. 그런데 어떤 원인에 의해 이 과정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림프액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림프절에 고여 해당 부위가 붓게 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국내 림프부종 진료인원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다. 2016년 약 1만 8,000명에서 2020년 약 2만 8,000명으로 1만 명가량 늘었다. 연평균으로는 약 10%씩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암 수술 그중에서도 유방암을 비롯한 부인과 암 수술을 받은 후 이차성 림프부종을 겪는 환자가 많아졌다.

암 수술 후 림프부종 발생 위험 높아…비만, 만성질환자에서도 빈번
림프부종은 원인에 따라 일차성과 이차성으로 나뉜다. 일차성 림프종은 선천적 원인으로 인해 림프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발생한다. FLT4 유전자 변이에 따른 밀로이병이 대표적이다.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 '일차성 림프부종'은 △발생 시기에 따라 출생 시나 1세 미만에 발생하는 선천성 림프부종 △1~35세에 발생하는 조발성 림프부종 △35세 이후 발생하는 지연성 림프부종으로 분류한다.

'이차성 림프부종'은 림프부종 환자의 90% 이상을 차지하며 수술, 종양, 방사선 치료, 외상 등으로 림프계가 손상되어 발생한다. 특히 암 발병 이후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암 수술로 림프절을 제거하거나 방사선 치료를 하면서 림프계가 손상된 경우, 암의 진행이나 재발로 암이 전이된 경우가 대표적이다. 드물게 외상이나 기생충 감염에 의해서도 발생한다. 이차성 림프부종이 나타나는 고위험군은 △유방암, 피부암, 자궁경부암, 전립선암 등 암 치료를 위한 수술과 함께 림프절 제거 수술을 받은 환자 △방사선 치료로 림프절이 손상된 환자 △종양 자체로 인해 림프관이 막힌 환자 등이다. 이 밖에 △비만, 만성질환 등 여러 이유로 오랜 기간 운동이 제한된 환자 △화상·외상 후 연조직이 광범위하게 손상된 환자 △정맥 질환자 등도 발생 가능성이 높다.

방치하면 섬유화 진행…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중요
림프부종 초기에는 부기를 맨눈으로 확인하기 힘들다가 점점 심해진다. 초기에는 큰 증상이 없이 부기가 잘 안 빠진다고 느끼는 정도다. 시간이 지나 일부 환자는 부종 부위에 있는 말초 신경이 자극되어 바늘로 찌르는 듯한 감각을 느낀다. 시간이 지나 림프부종이 진행되면 다리나 팔을 눌렀을 때 피부가 잘 복원되지 않고, 이상할 정도로 팔·다리가 무겁다.

부종이 발생한 부위의 체액은 단백질이 풍부하여 세균이 성장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 이에 림프부종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세균 감염으로 열감과 피부 발진 등이 동반될 수 있다. 또한 세균 감염으로 팔 다리가 빨갛게 붓고 열이 나는 봉와직염이 쉽게 발생하고, 부종으로 산소 공급이 잘되지 않아 상처가 잘 아물지 않게 된다. 반복적인 습진성 피부염, 피부 박탈도 발생하며 결국에는 조직이 빳빳해지는 섬유화가 진행되어 부기가 빠지지 않고 그대로 굳을 수 있다.

림프부종은 1기부터 3기로 나누어 치료할 수 있다. 부종 부위를 심장보다 높게 올리기만 해도 부종이 호전되거나, 체액만 축적되어 피부가 부드럽고 피부를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복원되지 않는 함요부종이 있으면 림프부종 1기로 판단한다. 이보다 약화돼 조직이 섬유화되고 부종, 함요부종이 쉽게 개선되지 않으면 2기, 만성염증을 거쳐 피부가 더욱 두껍고 딱딱해지는 등 섬유화 현상이 심해지거나 피하 지방 조직이 축적돼 변형되면 3기로 판단한다.

1기에는 부종 부위를 높게 올려주는 거상만으로 진행을 예방하고 호전을 기대할 수 있으며, 2기에는 거상요법과 피부 관리, 림프 운동, 림프 마사지, 압박요법 등을 지속적으로 실시하여 림프계 기능을 강화한다. 진행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림프부종 진단 후 최소 3~6개월은 보존적 치료를 시행하고, 이후에도 호전되지 않는다면 수술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물론 림프부종은 100% 완치가 어렵기 때문에 수술 이후에도 림프 마사지, 압박치료, 운동요법 등 꾸준한 관리를 통해 부종을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이닥 흉부외과 상담의사 반동규 원장(포이즌의원)은 "림프부종 개선을 위해서는 운동을 통해 근력을 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장딴지 근육은 의학에서 '제2의 심장'이라고 하는데, 걷고 움직일 때마다 근육이 정맥을 압박하고 그때 발생한 압력으로 혈액이 비로소 심장까지 올라갈 수 있는 추진력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소 꾸준한 운동을 통해 근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잘 때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올리고 틈틈이 스트레칭하며, 평소 압박 스타킹을 착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라고 조언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반동규 원장 (포이즌의원 흉부외과 전문의)

URL이 복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