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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혈당 스파이크가 유발하는 질환 ① : 2형 당뇨병

입력 2023.09.01 20:00
  • 서애리·하이닥 건강의학기자

혈당 스파이크는 혈당이 급격하게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면서 혈당 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상황을 말한다. 탄수화물과 당을 무분별하게 섭취하고, 식사를 거른 후 허기를 견디지 못하고 폭식하면 혈당이 요동을 친다. 혈당 스파이크가 자주 반복되면 우리 몸에는 과부하가 걸린다. 당화 반응이 더 자주 일어나고, 최종당화물질(AGEs)도 많이 생성될 수밖에 없다.

당화반응, 자유라디칼 그리고 이어지는 염증 반응은 우리 몸을 서서히 쇠퇴하게 하는 노화를 촉진하고, 단기적으로는 여드름, 수면 장애, 편두통 등을 유발한다. 장기적으로는 2형 당뇨병, 치매, 관절염, 우울증, 불임 등의 가능성을 높인다. 혈당 스파이크가 유발하는 대표적인 질환을 3편에 걸쳐 소개한다.


 혈당 스파이크는 각종 질환을 일으킨다 | 출처: 게티이미지뱅크혈당 스파이크는 각종 질환을 일으킨다 |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장기간 반복되는 혈당 스파이크, 2형 당뇨병 유발
2형 당뇨병은 전 세계적으로 창궐하는 병으로 5억 명이 이 병을 앓고 있고 그 숫자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가 발표한 '당뇨병 팩트 시트 2022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30세 이상 당뇨병 환자는 526만 9,000명이고, 당뇨병으로 이환될 수 있는 30세 이상 당뇨병전단계 인구는 1,497만 명으로 추정된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증가율 추이다. 30세 이상 당뇨병 유병률은 2019년(14.5%)과 비교해 2020년(16.7%) 2.2% 가량 늘었다. 이러한 증가 추세는 많은 사람이 혈당 조절 문제를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포도당은 섭취한 음식으로부터 소화 흡수되는 당류로 우리 몸의 주된 에너지원이다. 식사를 하면 췌장에서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해 체내 세포들이 혈중 포도당을 세포 내로 옮겨 혈당이 과도하게 상승하는 것을 막는다. 체내 혈당 수치는 식사나 운동 영향을 받으면서 계속 변하지만 보통 70~140mg/dL으로 정교하게 조절된다. 그런데 음식을 먹은 후 혈당이 급격히 치솟으면 인슐린은 더 자주, 더 많이 분비된다.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면 '인슐린 저항성'이 생긴다.

인슐린 저항성이 심해지면 공복 혈당 수치가 100mg/dL 이상인 당뇨병 전단계에서 126mg/dL 이상인 2형 당뇨병으로 병이 진행된다. 혈당 스파이크가 장기간 반복되면 체내에서 혈당을 효과적으로 조절하지 못해 2형 당뇨병이 유발되는 셈이다. 특히 당뇨병 전 단계나 당뇨병에 해당하지 않는 건강한 사람도 하루 혈당 변동이 과도하면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식사 순서 변경과 대근육 운동이 도움
2형 당뇨병은 염증성 질환이기에 혈당 스파이크가 일으키는 염증이 심할수록 증상이 더 심해진다. 따라서 평소 혈당의 변동성을 줄이고 최대한 잔잔하게 혈당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당뇨병의 최고 주치의는 음식'이라는 말이 있다. 먼저 인슐린 분비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규칙적으로 일정하게 먹어야 한다. 아울러, 사람마다 혈당을 급격하게 올리는 음식이 다르므로, 본인의 혈당을 올리는 음식이 어떤 것인지 파악한 뒤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식사 순서를 변경하면 혈당 스파이크를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음식 섭취 순서가 식후 혈당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결과도 있다. 당뇨병 환자들에게 일주일간 탄수화물, 단백질, 채소 순으로 섭취하도록 하고 일주일 후에는 거꾸로 섭취하도록 했다. 그러자 탄수화물을 먼저 먹는 경우와 채소를 먼저 먹는 경우에서 식후 1시간 혈당이 73.8mg/dL 차이가 났다. 즉, 식사 순서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혈당 스파이크를 어느 정도 잡을 수 있다.


당뇨병 환자가 스쿼트와 같은 대근육 운동을 하면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할 수 있다 | 출처: 게티이미지뱅크당뇨병 환자가 스쿼트와 같은 대근육 운동을 하면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할 수 있다 |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당뇨병 환자에게 운동은 필수다. 당뇨병 병리기전을 살펴보면 2형 당뇨병 환자의 문제는 인슐린 저항성이 인슐린 결핍보다 우세하다.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데는 운동이 가장 효과적이다. 운동을 하면 인슐린 수용체가 증가하여 혈당이 낮아져서다.

하이닥 운동상담 김유림 운동전문가는 "식사 후 전체 혈당의 60~70%는 근육으로 이동하는데, 혈당의 주요 소비처는 근육"이라며 "우리 몸에서 대근육 덩어리가 있는 하체 운동을 하면 식후 높아진 혈당을 효율적으로 소비하는 데 도움 된다"라고 밝혔다. 지속적인 근력 운동을 통해 근육 양이 전보다 증가하면 식후에도 혈당의 원활한 소비가 일어나 혈당이 정상 수치로 유지될 수 있다. 근육 운동으로 혈당은 당화혈색소 0.5~1.0% 이상 감소하며, 유산소 운동과 같이 병용해서 시행하면 당화혈색소 0.7~1.5% 이상 감소할 수 있다.

도움말 = 하이닥 운동상담 김유림 (운동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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