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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조 시장의 ‘비만치료제’ ①, 국내에서 사용되는 비만약 4종 가운데 부작용 1위는?

입력 2023.09.15 19:00
  • 조수완·하이닥 건강의학기자

비만 치료는 원칙적으로 식이와 운동요법을 기본으로 하며, 필요 시 약물치료를 진행한다. 대한비만학회에서 규정한 바에 따르면, 체질량지수(BMI) 25kg/m2 이상인 환자가 비약물치료를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치료에 실패했을 경우 약물치료를 권고 받는다.


국내에서 처방되고 있는 비만치료제는 총 4종이다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국내에서 처방되고 있는 비만치료제는 총 4종이다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현재 국내에서 처방되고 있는 비만치료제는 △제니칼(성분명 오르리스타트) △콘트라브(성분명 날트렉손·부프로피온) △큐시미아(펜터민·토피라메이트) △삭센다(리라글루티드) 등 총 4종이다. 비만 환자라고 해서 아무 약제나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각각 환자들이 갖고 있는 기저질환이 다르고, 약제가 갖는 부작용도 다르기 때문이다. 비만치료제의 종류와 각 특성에 따른 주의사항이다.

1. 제니칼(오르리스타트)
1세대 비만치료제에 속하는 제니칼은 지방흡수억제제다. 지방을 분해하는 효소인 리파아제를 억제함으로써 섭취한 지방의 약 30%를 소화 흡수되지 않은 채 몸 밖으로 배출시킨다. 따라서 식사와 함께 복용하거나 또는 식사 후 1시간 이내에 복용해야 하는데, 식사를 하지 않거나 지방이 함유되지 않은 식사를 하는 경우에는 복용하지 않아도 된다.

임상에서 확인된 체중감소율은 5~9%로, 5% 이상 체중감소를 보인 환자의 비율은 60%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비교적 안전하게 장기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비타민 A, D, E, K 같은 지용성 비타민과 베타카로틴의 흡수가 감소될 수 있으므로 이를 별도로 보충해야 한다. 제니칼 투여 최소 2시간 후에 보충해 주는 것이 권장된다. 또한, 변에 지방이 섞여 나오는 지방변이나 복부팽만, 복통, 직장통 등을 호소하는 환자가 적지 않다.

2. 콘트라브(날트렉손·부프로피온)
식욕억제제는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며, 대부분 오남용의 위험이 있어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콘트라브는 정신적 의존성이나 내성 위험이 없어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영양분이 충분함에도 음식 섭취를 원하는 것을 제한하는 ‘날트렉손’과 도파민 중독으로 인해 음식을 섭취하고자 하는 욕구를 차단해주는 ‘부프로피온’을 병용해 체중감소를 유도한다. 콘트라브는 약물이 서서히 방출되는 서방정이므로 그대로 삼켜서 복용해야 하며, 분할하거나 씹거나 으깨서 복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콘트라브는 12주 이내에 체중이 감소된 정도를 평가하여 투여 지속 여부를 결정한다. 임상을 통해 확인된 체중감소율은 6~9%로, 5% 이상 체중감소를 보인 환자의 비율은 약 50%다.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부작용은 오심, 구토, 변비 등이다. 따라서 낮은 용량부터 천천히 증량해야 한다. 부프로피온 성분은 항우울제이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녹내장 환자나 양극성 장애환자에는 처방금기다.

3. 큐시미아(펜터민·토피라메이트)
큐시미아는 펜터민과 토피라메이트의 복합제다. 펜터민으로 식욕을 떨어뜨리고 토피라메이트로 포만감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장기간 지속적인 체중감소를 유도한다. 큐시미아는 저용량(3.75mg), 상용량(7.5mg), 고용량(11.25mg), 최고용량(15mg) 등 4개 용량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저용량을 2주 정도 투여한 뒤 부작용을 확인하고 상용량을 3달 정도 투여한다. 이후 최고용량을 사용해 장기적으로 관리하게 된다.

모든 약제 중 효과가 가장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상 결과에서 12~14%의 체중감소율을 보였으며, 5% 이상 체중감량 환자는 84%, 10% 이상 감량자는 68%로 체중 감량에 탁월한 것으로 드러났다.

큐시미아는 경미한 구강건조증, 안면감각이상, 손발저림, 수면장애 외에도 태아의 구순구개열 위험을 높이므로 임신 가능성이 있는 환자에는 금기다.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나 간기능 및 신기능 저하자, 녹내장 환자에도 처방을 권하지 않는다.

4. 삭센다(리라글루티드)
마지막은 가장 잘 알려진 비만치료제인 삭센다다. 삭센다의 리라글루티드 성분은 대사성 질환에 관여하는 GLP-1 유사체로, GLP-1 수용체를 자극함으로써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킨다. 따라서 당뇨병 치료에 사용되기도 하지만, 포만감을 유발하고 음식 섭취를 감소시키기 때문에 비만 치료에도 사용된다. 삭센다는 피하주사로 1일 1회 투여한다.

BMI 38 이상 고도비만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결과에 따르면, 전체적인 체중감소율은 5~8%였으며, 5% 이상의 체중감소를 보인 환자는 63%에 달했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오심, 구토, 설사, 변비, 구강건조증, 소화불량 등으로, 저용량부터 주 단위로 용량을 높여 사용하는 방식이 권장된다.

국내 부작용 1위 비만치료제는?
국내에서 처방되는 비만치료제 중 부작용 사례 보고가 가장 많은 것은 펜터민인 것으로 드러났다.

7일 국제학술지 ‘글로벌 헬스 저널(Journal of Global Health)’ 최신호에 따르면 경희대 약대, 아주대 의대·약대 공동 연구팀은 2010~2019년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보고된 1만 3,766건을 분석했다. 그 결과, 펜터민과 삭센다(리라글루티드)의 부작용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조사에서 전체 부작용 중 인과관계가 확실하거나 가능성이 확인된 것은 총 4,168건이었다. 이중 펜터민이 33.2%(1,385건)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삭센다가 27.7%(1,155건)로 2위를 차지했다. ‘심각한 부작용’ 사례 중에서도 펜터민과 삭센다가 각각 26.7%로 비중이 가장 높았다.

비만치료제에 의해 유발된 가장 흔한 부작용은 위장관 장애(29.1%), 중추 및 말초 신경계 장애(19.2%), 정신 장애(16.9%) 등이었다. 심각한 부작용 사례는 정신 장애(25.7%)와 중추 및 말초신경계 장애(19.0%) 순으로 많았다. 연구팀은 “환자의 16%가 2개 또는 3개의 항비만 약물을 동시에 사용한다”며, 이를 부작용 위험을 높이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김경수 교수는 “비만치료제 사용 후 반복적으로 부작용 의심 증상이 발생했다면 즉시 사용을 중단하고 주치의와 상담해야 한다”며, “비만치료제 사용이 갈수록 증가하는 만큼 의료계와 보건 당국이 환자 안전을 위해 부작용을 면밀히 모니터링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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