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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가 부서지는 ‘샤코시 관절병증’…조기 발견하면 당뇨발도 살려

입력 2024.01.31 10:00
  • 박정민·혜민병원 전문의

하이닥 의학기자 박정민 원장ㅣ출처: 하이닥하이닥 의학기자 박정민 원장ㅣ출처: 하이닥


당뇨발 합병증 중 하나인 샤코시 관절병증은 진단이 어렵고 치료가 늦어지면 뼈가 다 상해버리는 질환이다. 발이 심하게 붓는데 고름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넘어져서 부러지는 것도 아니며, 아프지도 않아 더욱 자각이 어렵다. 치료가 늦으면 늦을수록 발을 절단 없이 살리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샤코시 관절병증의 초기 증상으로는 관절 주위가 부어오르고 열감과 함께 부종이 나타난다. 초기에는 관절과 골 감염 없이 발병되지만 진행이 악화될수록 관절의 골 파괴와 함께 말초 신경병증이 발생하며, 골수염이 동반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상태로 진행, 악화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하면 진행되는 관절의 골 파괴와 감염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초기 증상만으로 진단을 내리기란 매우 어렵다. 환자의 병력과 증상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검사 결과를 면밀히 살펴야 하는 이유다.


 샤코시 관절병증ㅣ출처: 혜민병원샤코시 관절병증ㅣ출처: 혜민병원


샤코시 관절병증은 발등 관절 주위를 침범하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발가락 관절 주위나 발목 관절뿐만 아니라 무릎 관절까지도 침범할 수 있다. 오직 발등 관절만을 침범하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침범한 부위와 정도에 따라서 여러 가지 치료를 진행할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각각의 상태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선택하는 것이다.

치료의 선택은 단순히 샤코시 관절의 침범 부위나 정도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치료에 대한 순응도와 관절 침범 정도, 보행 여부나 정도에 따라 치료 방향이 신중하고 빠르게 결정되어야 한다.

초기에 발견하여 바로 치료를 시작한 샤코시 관절병증 환자들은 특별한 수술적 처치 없이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절단 없이 발을 그대로 보존하여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샤코시 관절병증의 진단이 늦어지고 심각한 정도를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일상적인 생활을 지속하다가 병이 악화된 경우에는 일반적인 보존 치료가 어렵게 된다. 결국 발을 절단해야 할 정도로 위중한 감염이 동반되어 내원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조기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무조건 감염이 심하다고 절단을 선택하기보다는 최대한 절단하지 않고 당뇨발을 살리기 위해 보존치료를 하면 두 발로 보행할 수 있다. 물론 힘든 치료 과정을 견뎌야 하지만 매우 심한 샤코시 관절병증 환자도 대절단 없이 보행이 가능한 수준으로 발을 보존하며 치료할 수 있다.

당뇨 합병증으로 진행되는 샤코시 관절병증은 조기에 발견되면 충분히 치료할 수 있으며, 절단과 수술 없이 호전될 수 있다. 따라서 조기 발견과 빠르고 정확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샤코시 관절병증이 의심되거나 발견된 환자라면 너무 늦지 않도록 전문가를 찾아 치료를 시작하길 바란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박정민 원장 (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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