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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발 수술 후 발의 부종이 있는데…걸어도 될까요?”

입력 2024.03.20 14:00
  • 박정민·혜민병원 전문의

하이닥 의학기자 박정민 원장ㅣ출처: 하이닥하이닥 의학기자 박정민 원장ㅣ출처: 하이닥

당뇨발 감염이나 기타 원인으로 수술을 한 후, 심한 부종이 지속적으로 관찰되는 환자들이 있습니다. 이때 당뇨발 감염으로 고생을 한 환자분들은 발의 감염이 악화될 수 있어 보행을 절대 금지하는 경우들이 많은데요. 발을 사용하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짐에도 불구하고 부종이 호전되지 않고 계속될 경우 많은 환자분들이 언제 발을 사용할 수 있는지 궁금해하고, 불안해하곤 합니다.

이때 환자들은 이런 질문을 하게 됩니다. "당뇨발로 수술했는데 발에 부종이 있습니다. 언제부터 걸어도 되나요?". 아주 간단하고 단순한 질문 같지만 이와 같은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서는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매우 많습니다. 어떤 점을 고민하고, 고려해야 하는 걸까요?

먼저 발이 계속 부어 있는 원인이 무엇인지를 찾아야 합니다. 수많은 원인 중 비교적 흔하게 관찰되는 당뇨발 부종의 원인과 감별 진단법을 알아보겠습니다.

당뇨발 수술 후 '발 부종'의 원인 4
① 조절되지 않은 감염, 골수염, 심부감염
② 수술 후 오랜 보행제한으로 인한 정맥 기능 부전
③ 신장 합병증 등으로 인한 조직의 부종
④ 심장 이상을 동반한 순환기 및 폐 질환 악화로 인한 하지 부종

① 가장 먼저 당뇨발 감염이 완전하게 호전되어 발에 감염이 없는 상태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당뇨발 감염은 수술을 한 후에도 깊은 심부 감염 등이 남아있을 위험성이 항상 있습니다. 조절되지 않는 발의 부종이 지속된다면 심부 조직의 감염을 감별하기 위한 MRI 등의 추가적인 검사 또한 시행되어야 합니다.

가장 정확한 것은 당뇨발을 진료한 경험이 많은 당뇨발 센터의 전문가에게 자세하게 진료된 여러 임상 사항들과 검사 결과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입니다. 발에 숨어있는 감염의 경우는 여러 가지 검사에서도 음성으로 나와 정상 소견과 구분이 잘 되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경험이 풍부한 당뇨발 센터 전문가의 판단이 중요합니다.

이 같은 판단 없이 무리하게 보행을 시작하면, 심부의 감염이 급격하게 악화될 수 있습니다. 당뇨발 감염이 있는 환자들이 퇴원을 한 이후 금방 재발되는 경우들 대부분이 너무 이르게 보행을 시도하면서 심부의 감염이 마르고 없어지기 전에 다시 악화되는 사례입니다.

② 두 번째로 흔한 것은 오랜 기간 침상 안정을 하고, 발을 고정하여 정상적으로 작동해야 할 정맥 순환기능이 고장 나면서 나타나는 발의 부종입니다. 순환기능의 고장으로 발의 순환에 이상이 발생하며 발생합니다. 이런 경우 당뇨발의 수술적 처치가 안정적으로 마무리되고, 감염 소견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아침에 일어나서 조금만 발을 내리고 움직이면 발의 부종이 발생합니다. 휴식을 취하거나 누워있을 때는 호전되는 양상을 보이지만, 발을 아래로 내리고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발이 금방 부어올라서 양말의 고무 자국이 선명하게 관찰되는 것이 반복됩니다.

정맥순환 부전으로 인한 발의 부종은 오랜 침상 생활과 입원 생활로 인한 정맥의 밸브 기능이 망가진 것이 원인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력을 키우기 위한 근력 운동을 꾸준히 시행해야 합니다. 근력을 키우면서 정맥의 기능을 돕고, 정맥 밸브의 기능이 회복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러한 부종은 매우 오랜 기간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기 때문에 치료 중간에 발의 감염이 동반되어 발생하는 하지 부종 등과의 감별이 필요합니다. 수술 후 환자는 부종이 비특이적으로 지속되고, 발적까지 진행되는 등의 감염 증상이 동반되는지를 항상 잘 관찰해야 합니다.

③ 신장 합병증이 동반되어 발생하는 부종은 신장 기능의 부전으로 인한 조직 부종이 특징으로, 부종 부위를 누르면 피부가 잘 올라오지 않습니다. 혈액검사 등을 시행하면서 신장기능 이상이 얼마나 진행되어 있는가 등을 확인해야 하는데요. 신장기능 부전이 진행 중이고, 당뇨발 감염 등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면 신장내과 협진을 통해 신장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항생제 용량 등을 신장 수치에 맞추어 적절하게 사용해야 하며, 신장에 부담이 되는 약물 사용을 최소화하는 등의 조정을 해야 합니다.

신장기능은 감염이 매우 심하게 진행되는 경우 일시적으로 악화되기도 하나, 이런 경우는 감염의 호전과 함께 신장기능이 호전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만성적인 신장 이상으로 인해 신장기능이 악화되면서 발생하는 발의 부종은 조절하기가 어렵습니다. 여러 가지 약물치료에 일시적으로 반응하는 경우도 있으나, 금방 재발하는 발의 부종이 관찰됩니다. 오히려 이렇게 신장기능 부전을 동반한 발의 부종이 관찰되는 환자들은 더 이상 신장 기능을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 신장에 부담이 되는 약물들을 잘 선별하여, 사용하지 않을 수 있으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나 가벼운 감기나 근골격계 통증이 있을 때 사용하는 진통소염제의 사용에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당뇨 발톱ㅣ출처: 혜민병원당뇨 발톱ㅣ출처: 혜민병원


④ 마지막은 심장 이상을 동반한 순환기 이상 또는 폐 질환 악화로 인한 하지 부종입니다. 이 경우, 원인 질환을 발견하고 이에 맞는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심장 기능이 저하된 원인이 심장 혈관 이상, 심부전 등의 원인 중 어떠한 것인지 감별 진단해야 하며, 심장 기능뿐만 아니라 폐의 기능 부전으로 인한 하지 부종이 발생하는 경우들도 있으니 이에 대한 감별 진단이 필요합니다.

발의 부종이 주요 장기들의 이상으로 나타나는 이차적인 증상인 경우에는, 단순하게 압박스타킹을 신거나 부종을 줄이는 약물치료 만으로 호전되지 않습니다. 근본 원인에 맞는 치료를 시행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당뇨발 환자에서 수술 전·후로 발의 부종이 관찰되는 원인은 단순한 부종이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또 이를 감별하기 위해 고민해 봐야 할 사항들이 매우 다양합니다. 따라서, 당뇨발 환자에서 발의 부종이 관찰될 경우, 반드시 당뇨발을 전문으로 치료·진단하는 당뇨발 센터의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 보길 권장합니다. 정확한 진단이 이뤄진 후에, 올바른 치료 방향을 세울 수 있다는 사실,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박정민 원장 (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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