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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발톱이 평소와 다르다면? ‘이 상태’라면 질환 의심해야

입력 2024.01.19 12:00
  • 안세진·하이닥 건강의학기자

고양이의 날카로운 발톱은 고양이의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다. 고양이는 높은 곳을 오르거나 스트레칭을 하며 몸의 균형을 유지할 때 발톱을 사용한다. 또 먹이를 사냥할 때도 발톱을 이용한다. 고양이에게 발톱은 일상생활을 잘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존재이다. 만약 발톱에서 평소와 다른 이상이 보인다면 감염이나 자가면역질환 등 질병에 걸린 것은 아닌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고양이의 발톱을 보면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고양이의 발톱을 보면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고양이 발톱이 뒤틀려 있다면, ‘링웜’ 감염 의심해야
발톱이 쉽게 깨지고 형태가 변형돼 있다면 곰팡이성 피부 질환인 ‘링웜’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링웜은 석고상소포자균, 견소포자균, 트리코파이톤 멘타그로피테스 등의 곰팡이균에 감염됐을 때 발생하는 질환이다. 이 균들은 발톱과 피부 겉 부분의 케라틴을 먹고 살기 때문에, 링웜에 감염된 고양이는 발톱의 모양이 뒤틀려 있거나 깨지는 등의 증상을 보이게 된다. 또 발병 부위를 중심으로 근처 피부에 탈모, 발적, 각질 등이 나타난다. 타원형의 피부 병변이 함께 나타나면서 고양이가 심하게 긁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링웜 감염으로 인한 발톱 질환은 원인 질환인 링웜을 치료하면 발톱의 상태가 금방 좋아질 수 있다. 그러나 링웜은 고양이뿐 아니라 다른 동물들 간에도 전염성이 높고, 사람에게도 옮길 수 있는 인수공통감염병이다. 그런 만큼 발견 즉시 격리하고 빠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활동량 적은 고양이에서 자주 발생하는 내성발톱
내성발톱은 길어진 발톱이 발바닥이나 피부까지 파고 들어가 통증과 염증을 유발하는 것을 말한다. 건강한 고양이는 그루밍을 하면서 스스로 발톱을 정리하고, 스크래쳐를 통해 긴 발톱을 갈기도 한다. 일상적인 달리기나 사냥 활동 중에 발톱이 자연스럽게 마모되면서 발톱의 길이가 조절된다. 그런데 고양이가 스스로 손질을 하지 못하거나, 집 안에서만 생활하며 활동량이 적은 경우에는 발톱이 지나치게 길어지면서 내성발톱이 생길 수 있다.

내성발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2~3주에 1회 정도 주기적으로 고양이의 발톱을 깎아주는 것이 좋다. 발톱 아래 분홍색으로 비쳐 보이는 혈관까지 자르지 않도록 주의하고, 뾰족한 끝부분만 가볍게 다듬어주면 된다. 발톱을 깎을 때는 사람이 사용하는 손톱깎이 대신, 반려묘 전용 발톱깎이를 사용해야 한다. 발톱의 구조가 사람과는 다르기 때문에, 사람의 손톱깎이를 사용할 경우 끝이 부러지고 갈라지면서 오히려 손상과 출혈을 유발할 수 있다.

반려묘 발톱이 빠졌다면 자가면역질환 의심
고양이가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등 발톱을 다칠 만한 이유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발톱이 빠진다면 자가면역질환에 걸린 것은 아닌지 의심해 볼 수 있다. 고양이에게 나타날 수 있는 자가면역질환에는 천포창, 류마티스 관절염, 크론병, 자가면역성 용혈성 빈혈 등이 있다. 이러한 자가면역질환에 걸리면 자연스러운 발톱 탈락과 다르게 사소한 충격에도 발톱이 빠지거나 깨지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 여기에 체중과 식욕 감소, 기력 저하, 지나친 털 빠짐 등이 동반된다면 자가면역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때는 뼈 건강에 도움이 되는 칼슘과 마그네슘 등을 보충하면서 문제가 되는 질환을 치료해야 발톱이 다시 튼튼해질 수 있다.

노령묘 발톱이 두꺼워졌다면 갑상선·뇌하수체 이상 확인해야
반려묘의 발톱이 두꺼워지는 경우가 있다. 보통 갑상선이나 뇌하수체에 이상이 생기면 호르몬이 정상적으로 분비되지 않으면서 발톱이 두꺼워진다. 이 경우 뇌하수체 종양이나 갑상선 기능 항진증 등의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특히 노령묘일수록 갑상선 기능 항진증을 주의해야 한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을 앓는 고양이는 반려묘의 약 10% 정도인데, 이 가운데 95%가량이 10세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발톱이 두꺼워지는 것 외에도 식욕이 갑자기 증가하고 물을 많이 마시는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섭취량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체중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확진이 되면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하거나 항갑상선 약물을 복용하게 되는데,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건강하게 생활이 가능하고 발톱도 정상으로 돌아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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