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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잠 끝낸 모기, ‘이 질병’ 옮기고 다닌다…모기 안 물리는 방법은?

입력 2024.03.25 19:00
  • 안세진·하이닥 건강의학기자

날씨가 점점 따뜻해지면서 겨우내 사라졌던 벌레들이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각종 질병을 옮기는 매개인 모기도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하는 만큼, 질병관리청(이하 질병청)의 집중 감시도 시작된다.

질병청은 일본뇌염을 매개하는 모기 ‘작은빨간집모기’를 채집해 병원체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감시사업을 오늘(25일)부터 제주와 부산, 경남, 전남 등 4개 시도에서 시작한다. 이어 내달부터 10월까지는 전국적으로 감시사업을 시행하고, 모기가 매개하는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모기 밀도를 감시하고 주요 발생 지점 내 집중 방제를 시행할 방침이다. 모기로 인해 옮을 수 있는 질병의 종류와 그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모기는 일본뇌염과 뎅기열 등의 질환을 옮기는 매개체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모기는 일본뇌염과 뎅기열 등의 질환을 옮기는 매개체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

모기가 옮기는 일본뇌염과 뎅기열, 치료제도 없어 주의해야
일본뇌염 바이러스(Japanese Encephalitis Virus)를 옮기고 다니는 작은빨간집모기는 3월 말부터 발생하기 시작하고, 6월부터 개체 수가 늘어나기 시작해 한여름인 8~9월에 그 수가 정점에 이른다. 일본뇌염 바이러스는 주로 닭이나 돼지 등의 가축에서 쉽게 발견되는데, 모기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가축의 피를 흡혈한 후 사람을 물면서 감염된다.

일본뇌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경우, 4~14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난다. 대부분 무증상으로 지나가면서 감염 여부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일부 사람들은 발열 등의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면서 뇌염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증상 발현 초기에는 40도에 이르는 고열과 두통을 호소하고, 구토와 설사를 하기도 한다. 이후 병이 점차 진행되면서 의식이 혼미해지고 경련을 보이기도 하는 등 급성 뇌염 증상을 보인다.

이렇게 뇌염 증상을 보인 이들의 약 30% 정도가 사망에 이르고, 증상이 호전되더라도 영구적인 장애가 남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재까지 일본뇌염을 치료할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이 없기 때문에, 경련이 심한 경우 항경련제를 사용하고 뇌압이 상승한 경우에는 만니톨(Mannitol) 등을 투여해 뇌압을 낮추는 등 증상에 맞는 치료를 시행한다.

이외에 이집트숲모기, 흰줄숲모기 등 숲모기류는 지카바이러스, 치쿤구니야열, 뎅기열 등의 매개체로 활동하는 모기다. 특히 최근에는 브라질과 베트남 등의 국가에서 뎅기열 환자 수가 가파른 확산세를 보이고 있는데, 뎅기열 환자의 국내 유입도 매년 늘어나고 있으며 지구온난화로 국내 토착화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지난해 12월부터는 뎅기열이 검역감염병으로 추가 지정됐으며 1월부터는 항만과 공항을 중심으로 신속검사 키트와 발열 검사 등을 활용한 검역을 시행하고 있다.

뎅기열에 감염될 경우 3~14일의 잠복기를 지나 발열기와 급성기, 회복기의 과정마다 각각 다른 증상을 보인다. 첫 증상 단계인 발열기는 2~7일 정도 이어지는데, △극심한 두통 △안와통증 △근육통 △관절통 △잇몸 출혈 △출혈성 반점 △자반병 등의 증상을 보인다. 이후 급성기에 접어들면서 열이 점차 떨어지면서 서서히 증상이 완화되고, 회복기에는 발진으로 인해 피부가 벗겨지거나 가려움증 등의 증상을 겪다가 완전히 낫게 된다.

뎅기열의 경우 아직까지 특별한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증상을 보일 경우 환자의 상태에 맞는 치료를 진행하도록 하고 있다. 뎅기열 자체로 사망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지만, 발열기에 인체 곳곳에서 출혈이 심하게 나타나는 뎅기출혈열, 출혈과 함께 혈압까지 떨어지는 뎅기쇼크증후군 등의 중증 뎅기감염증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 사망률은 20%에 이른다.

모기 물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최우선…증상 보이면 즉시 치료
모기를 매개로 하는 일본뇌염과 뎅기열 등의 질환은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특히 논밭이나 축사 주변 등 모기가 쉽게 번식하는 환경에 거주하거나, 모기 매개 감염병이 유행하는 지역을 여행하는 경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질병청은 모기를 피하기 위해서는 밝은색의 소매가 긴 옷을 입어 모기가 물지 못하도록 하고, 외출 시에는 얼굴을 피해 모기 기피제를 뿌릴 것을 권고하고 있다. 또 가정의 방충망을 점검하고, 모기 유충의 서식지가 될 수 있는 집 주변의 웅덩이나 막힌 배수로 등 고인 물을 없애는 것이 좋다.

일본뇌염의 경우 90% 이상 예방 효과가 있는 백신이 있다. 5회에 걸쳐 접종하는 불활성화 백신(사백신)과 2회 접종하는 생백신 중 하나를 선택해서 접종할 수 있으며, 생후 12개월에서 만 12세 이하 어린이는 표준 일정에 맞춰 예방접종을 필수로 받도록 하고 있다. 성인의 경우 유행 지역으로의 여행 계획이 있거나 모기가 많은 환경에서 거주하는 경우 등은 추가적으로 접종이 가능하다. 반면 뎅기열의 경우 예방 백신이 없기 때문에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완전히 차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울러 일본이나 동남아시아 국가, 브라질 등 전염 가능성이 있는 나라를 여행한 후에는 증상 여부 확인이 필수다. 만약 여행 중이나 귀국 후에 발열 등의 증상을 보이는 경우 즉시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진행하고, 중증으로 진행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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