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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마티스 관절염, 간 때문일 수도”...방치 않는 게 중요

입력 2024.03.26 18:00
  • 김가영·하이닥 건강의학기자

류마티스 관절염은 관절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활막이라는 조직에 염증이 발생하여 기능 손상과 변형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아 원인 규명을 위한 연구가 국내∙외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류마티스 관절염의 원인과 관련된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와 이목을 끌고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발생이 '간'과 연관성이 있다고 밝힌 국내 연구다.


류마티스 관절염이 간 때문에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류마티스 관절염이 간 때문에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


류마티스 관절염 발생의 핵심 매개체, ‘간’에서 생성된다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창의시스템의학연구 센터 김완욱 교수 연구팀은 최근 혈청 아밀로이드 A가 간에서 생성되어 혈관을 타고 관절에 도달해 류마티스 관절염을 일으키는 핵심 매개체로 작용하여 관절염을 악화시킨다는 병리기전을 학계 최초로 밝혔다.

연구팀은 신체의 염증이 지속되는 환경에서 간으로부터 과도하게 혈청 아밀로이드 A가 생성되면, 해당 물질이 면역시스템을 교란시키고 혈액을 타고 멀리 떨어진 관절에도 영향을 미쳐 류마티스 관절염을 일으키는 핵심 물질로 작용한다는 흥미로운 현상을 발견했다. 혈청 아밀로이드 A는 신체의 염증 반응이 지속될 때 간에서 생성하는 단백물질이다. 염증 관련 증상이 나타나기 전 단계에 상승하기 때문에, 급성 염증을 빠르게 진단할 수 있는 지표가 된다.

또한, 연구팀은 다양한 세포생물학적 실험을 통해 혈청 아밀로이드 A가 단핵구라는 면역세포를 혈액으로부터 관절 안으로 빠르게 이동시키고, 이 세포를 강력하게 흥분시켜 사이토카인과 케모카인의 분비를 자극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사이토카인과 케모카인 중 특히 CCL2(CC Motif Chemokine Ligand 2)로 인해 염증세포가 관절 내로 더욱 모여 관절 파괴와 염증반응이 증폭되면서 류마티스 관절염이 심하게 악화된다는 점을 증명했다. 이후 교수팀은 혈청 아밀로이드 A에 의한 병리 현상이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진단과 치료에 응용이 가능한지 확인하기 위한 연구에 돌입했다. 그 결과, 혈청 아밀로이드 A의 농도에 따라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염증 상태가 잘 반영되고 약물치료 후 염증은 현저히 감소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생쥐에서 혈청 아밀로이드 A를 억제하는 항체로 치료할 경우 관절염이 호전됨을 보여준다(오른쬭) |출처: 가톨릭중앙의료원생쥐에서 혈청 아밀로이드 A를 억제하는 항체로 치료할 경우 관절염이 호전됨을 보여준다(오른쬭) |출처: 가톨릭중앙의료원


실험용 생쥐에서 혈청 아밀로이드 A의 작용을 차단하는 중화항체를 혈관 내로 주입하는 실험에서는, 관절염의 진행이 현저히 억제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혈청 아밀로이드 A가 류마티스 관절염의 새로운 타깃으로 치료에 응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김완욱 교수는 “간과 관절 사이의 상호교류가 면역세포 활성화와 만성 관절염의 원인으로서 매우 중요하다는 새로운 병리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면서 “혈청 아밀로이드 A가 바이오 마커로서 류마티스 관절염의 진단과 치료에 새롭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임상연구저널(The 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에 게재됐다.

거듭되는 연구, 여전히 강조되는 것은…
류마티스 관절염의 원인과 조직의 파괴를 야기하는 기전에 대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강조되는 것은 초기에 발견하여 치료하는 것이다. 류마티스 관절염을 방치하면 관절 손상과 변형으로 영구적인 장애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는 심혈관계질환 동반 위험성이 일반인에 비해 여성은 10.4배, 남성은 2.8배 높다. 신체장애 발생률은 약 3.8배에 달한다.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는 폐암 위험이 높다고 밝힌 연구 결과도 있다. 삼성서울병원 연구팀이 지난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류마티스 관절염을 앓고 있는 환자는 비환자군과 비교해 폐암 발병 위험이 49% 높았다. 20갑년 이상 담배를 피운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경우 비환자군과 비교해 폐암 발병 위험이 무려 87%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더 나아가 류마티스 관절염은 사회경제적 부담도 야기한다. 한 통계에서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중 51%가 질병으로 인해 사회활동 참여를 중단하거나 30%가 직장 사직 또는 이직을 경험하는 것으로 분석된 바 있다.

이처럼 류마티스 관절염은 다양한 문제를 초래하므로 질병 초기에 발견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놓치면 안 될 류마티스 관절염 증상은 다음과 같다. △조조강직 △관절 통증 및 부종 △구조적인 손상 △좌우 대칭적인 통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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