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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눈 이야기 ⑦ 한곳을 바라보는 연인들

입력 2024.04.12 13:00
  • 정신영·하이닥 건강의학기자

하이닥은 한국망막변성협회 회장 유형곤 원장과 함께 망막변성으로 인한 실명 예방 문제뿐 아니라, 백세시대 건강하게 눈 건강을 지키는 방법에 대해 매주 소개합니다.


안과 전문의 유형곤 원장ㅣ출처: 하이닥안과 전문의 유형곤 원장ㅣ출처: 하이닥


흔히 눈 속을 우주와 비교하곤 합니다. 광활한 우주에는 없는 것이 없습니다. 작아 보이는 눈도 그 속에 우리 몸을 이루는 신경, 혈관, 분비샘, 심지어 근육까지 모든 종류의 세포가 있습니다. 따라서 백내장이나 망막 수술은 우주처럼 복잡한 눈 속에 생긴 병을 고치는 섬세한 작업입니다.

실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눈 수술뿐만 아니라 우리 삶에 대한 성찰도 같이 하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한곳을 바라보는 연인들
부부나 연인 또는 친구가 호숫가 벤치에 나란히 앉아서 함께 노을을 응시하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마음을 편하게 만든다. 부부는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 한곳을 바라보는 것이라는 말도 있다.

우리 눈은 좌우 한 쌍으로 서로 같은 곳을 향하게 되어 있다. 위아래나 좌우 어느 쪽을 보아도 두 눈이 같이 움직이고 고개나 몸이 움직일 때도 두 눈은 같이 움직여서 같은 곳을 주시한다. 각각의 눈은 여섯 개의 근육에 의해서 좌우, 위아래, 시계 방향이나 시계 반대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이러한 움직임이 양쪽 눈에 동일하게 나타나서 같은 곳을 볼 수 있는 것이다. 한쪽 눈이 오른쪽으로 향하면 동시에 다른 눈도 오른쪽으로 향하게 된다. 만약 오른 눈이 오른쪽으로 움직일 때 왼 눈이 따라오지 못하면 둘로 보이는 복시가 나타나게 되는데, 그러면 어지러워 일상생활에도 큰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사시’는 양쪽 눈이 서로 다른 곳을 보는 것을 말하는데, 두 눈으로 보는 것이 되레 더 불편하고 힘들게 한다. 이중으로 보여 시각의 혼동을 일으키고 어지러움도 유발하기 때문에 차라리 한쪽을 가리고 지내는 것이 편하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심한 사시는 미용적인 문제도 유발하는데, 수술로써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한쪽 눈이 바깥으로 치우쳐 있다면, 눈을 안쪽으로 움직이는 근육은 조여주고 바깥으로 움직이는 근육은 풀어주는 수술을 하는 것이다.

그러데, 눈은 왜 양쪽으로 두 개가 있을까? 하나만 있으면 복시도 없고 좋을 텐데 말이다. 우선 두 가지 장점을 들 수 있다. 양쪽으로 볼 때 한쪽보다 더 넓은 시야를 볼 수 있다. 시야도 원 플러스 원(1+1)이다. 더 중요한 장점은 입체시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인데, 한 눈으로는 2차원적으로 볼 수밖에 없지만 두 눈을 동시에 사용하면 3차원적으로 볼 수 있게 된다. 오른 눈과 왼 눈으로 오는 이미지(Image)가 다르기 때문인데, 이것은 3D TV에서 입체영상을 만드는 원리로도 활용된다. 두 눈처럼 서로 떨어진 카메라 두 개로 들어온 이미지를 합성해서 입체시를 만드는 것이다. 하나보다는 둘이 더 넓고 더 깊게 볼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의 관계들도 두 눈처럼 혼자보다는 둘일 때 더 넓고 깊은 시야를 만들어 준다. 그러나 서로 너무 다른 곳을 향한다면 어지럽고 문제가 발생하게 될 것이다. 눈 운동 근육을 풀어주고 조여주어 양쪽 눈을 맞추는 것처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도 서로 맞추어가는 지혜가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글 = 유형곤 원장(한국망막변성협회 회장/하늘안과 망막센터장)

[한국망막변성협회 '유형곤의 시투게더(Seetogether, Sitogether)'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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