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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저림 증상 가져오는 말초신경염, 진통제만이 답일까?

입력 2024.05.05 18:00
  • 김도환·두청한의원 한의사
하이닥 의학기자 김도환 원장ㅣ출처: 하이닥하이닥 의학기자 김도환 원장ㅣ출처: 하이닥

발 저림이 생기면 걸을 때마다 저리고 아픈 느낌이 신경 쓰여, 일상생활이 불편해집니다. 잘 때도 저린 느낌이 들면서 푹 자기 어려워지다 보니 피로가 쌓이면서 무기력해집니다. 활동의 폭이 좁아지면서 우울하고 위축되는 마음이 들고, 병이 낫지 않을 것만 같은 불안감이 찾아올 수 있습니다.

발 저림 증상이 있을 때 보통 허리 쪽에 신경이 눌렸다거나 다리로 혈액순환이 되지 않아서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발 저림 증상이 나타나는 원인은 이 외에도 굉장히 많습니다. 발 저림을 유발하는 원인과 치료 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발생 원인 정확히 파악해 치료해야…말초신경염은 진통제만으로는 안 돼
발 저림은 당뇨로 인해서 나타날 수도 있고, 항암제 부작용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종아리 근육이 뭉쳐서 그럴 수도 있고, 신경에 염증이 생겨서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신경이 과도하게 예민해졌거나, 뇌기능이 떨어지면서 감각을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해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외에 하지정맥류, 하지불안증후군, 말초신경병증 등의 질환 때문에 발 저림 증상이 심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때는 발 저림이 발생하는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에 맞게 치료해 발 저림 증상을 개선해야 합니다. 허리 쪽의 신경이 눌린 경우라면 신경이 눌리지 않게 하고, 다리로 혈액순환이 안 되는 것이 원인이라면 순환이 잘 되도록 도와주면 됩니다.

하지만 원인을 알았다고 해도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발끝 피부의 말초신경에 문제가 생기는 ‘말초신경염’입니다. 말초신경염으로 인한 발 저림이 있을 때는 진통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진통제는 말초신경병으로 인한 통증 등의 급한 불을 끄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말초신경염을 치료하는 약은 아닙니다. 말초신경염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병은 더 깊어지고 나중에는 내성이 생겨서 진통제를 써도 잘 듣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럴 때 한방치료가 말초신경염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한방치료로 신체 기능 개선하면 치료에 도움 돼
한의원에 내원한 환자들의 통계를 내 본 결과, 60~70대 이상의 환자들에게서 말초신경염을 흔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주로 △젊은 시절 과로를 많이 한 경우 △허리 수술이나 시술을 받은 경험이 있는 경우 △당뇨 조절이 안 되는 경우 △항암치료로 말초신경이 손상된 경우에서 발 저림 증상이 흔하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문제가 없고 건강에 자신있어 하던 분들이 말초신경염을 겪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등산이나 걷기 등의 운동을 꾸준히 했다거나, 이 나이까지 아픈 곳이 없고 피곤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다가도 갑작스럽게 말초신경염에 걸려서 고생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 실제 검사를 해 보면 신경계 문제를 포함한 건강상 다른 이상을 많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뇌기능이 떨어졌다거나, 혈관이 노화되어 있다거나, 만성피로가 누적되어 있는데 스스로 이를 알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한방치료는 몸속 이상을 해결해서 우리 몸이 병을 이겨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치료 방법입니다. 뇌와 신경계 기능을 튼튼하게 하고, 깨끗한 혈액이 발끝까지 잘 돌게 하면 손상된 말초신경이 새싹이 돋아나듯 살아날 수 있습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김도환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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