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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사율 52%의 조류독감 팬데믹 오나...WHO, “사람 간 전파 가능성도”

입력 2024.05.22 18:00
  • 최재아·하이닥 건강의학기자

지난 3월부터 미국에서 고병원성 변종 조류 인플루엔자인 H5N1 바이러스가 포유류인 젖소에게 감염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텍사스 주에서는 H5N1에 감염된 소와 접촉한 사람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도 발생해 WHO는 H5N1의 사람 간 전염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해당 바이러스가 어떻게 소에서 인간에게 전염되었는지 확실한 답은 찾지 못한 상황이지만, 전문가들은 돼지의 바이러스가 사람 사이에서 전파되는 바이러스로 변이해 유행했던 '신종 플루(A(H1N1))'처럼 소의 바이러스가 사람과 사람 간에 전파 능력을 갖추는 형태로 진화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철새를 통해 여러 국가로 확산하기 쉽고, 분변이나 공기 중 부유물 등으로도 전파될 수 있어 H5N1 바이러스가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고병원성 변종 조류 인플루엔자가 유행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 출처: 게티이미지뱅크고병원성 변종 조류 인플루엔자가 유행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건강한 사람이 더 위험?...치사율 52%의 조류독감 H5N1

인체감염 사례가 보고된 조류 인플루엔자 중 대표적인 고병원성 변종 바이러스로는 H5N1, H7N9, H5N6 등이 알려져 있다. 이번에 사람 간 전파 가능성이 제기된 H5N1은 1997년 홍콩에서 처음 인체 감염 사례가 발생했다. 이후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베트남, 태국 등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됐다.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2003년부터 2024년까지 전 세계 23개국에서 보고된 H5N1의 치사율은 52%에 달한다. 동남아시아의 경우에는 치사율이 80%나 된다.

H5N1의 치사율이 높은 원인으로는 '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rom)'으로 인한 2차 피해가 지목된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바이러스에 대항하기 위해 분비되는 면역 물질인 ‘사이토카인’이 과다 분비되면서 정상 세포의 DNA까지 변형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면역 반응이 과잉해 정상 세포를 공격하면서 2차 감염을 일으키는 것. 따라서 사이토카인 폭풍은 면역 반응이 잘 일어나는 젊고 건강한 사람에게서 더 잘 나타난다. 만약 사이토카인 폭풍이 발생하면 체내에 대규모 염증반응과 다발성 장기 손상을 일으켜 단기간에 사망까지 이르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H5N1 백신 부재…독감 증세 보이면 즉시 병원 방문해야

현재까지 조류독감의 예방을 위해 인체에 접종하는 백신은 개발되지 않은 상태다. 사람이 조류독감에 감염되는 사례는 매우 드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H5N1의 사람 간 전파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백신 개발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WHO의 마이클 라이언(Michael Ryan) 박사는 “이 바이러스가 인간 사이에 퍼질 수 있는 능력을 갖도록 진화해 대유행이 시작되더라도 첫해 안에 수십억 개의 H5N1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프로세스가 마련돼 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백신의 제조 및 배포가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백신 제조를 위한 기반 시설이 마련돼 있더라도 대유행에 대비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개인 차원에서 H5N1을 포함한 조류독감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조류 인플루엔자가 유행하는 지역의 방문을 지양하고, 닭, 오리 등 가금류와의 접촉을 피해야 한다. 육류를 꼭 섭취해야 하는 경우에는 75도 이상의 열을 5분 이상 가해 익혀 먹어야 감염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저온 살균되지 않은 우유도 피하는 것이 좋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판매 중인 유제품 샘플 300여 개를 대상으로 검사한 결과 저온 살균된 우유에서 생존 가능한 바이러스는 없었다”라고 밝히며 우유를 섭취할 때는 저온 살균된 우유로 선택할 것을 권장했다.

만약 고열, 기침, 목 따가움, 근육통 등 독감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고병원성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치료 시기를 놓치면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감염자 중 일부에서는 폐렴, 결막염 등의 합병증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지난 3월 말 젖소에게서 바이러스가 옮은 남성은 염증성 결막염의 증세만 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작은 증상에도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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