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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위험인자 - 당뇨병, 고혈압 그리고 HIV

입력 2019.09.10 16:10
  • 김선희·하이닥 건강의학기자

혈액은 인체의 어느 한 곳도 빼놓지 않고 순환해야 한다. 그러려면 혈관이 튼튼해야 하고, 혈액이 깨끗해야 한다. 그런데 당뇨병과 고혈압은 혈관과 혈액 모두를 망가뜨린다. 당뇨병이 있으면 혈액이 탁해지고, 고혈압이 있으면 강한 압력으로 혈관 내벽이 손상된다.

이렇게 되면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고 나아가 터지는 ‘혈관 사고’가 발생한다. ‘뇌졸중’은 이 혈관 사고가 ‘뇌’에 나타난 것으로 뇌혈관이 막히면 뇌경색, 뇌혈관이 터지면 뇌출혈이 된다.

뇌졸중은 엄청난 후유증을 남긴다. 팔, 다리를 움직이지 못하는 반신 마비 또는 사지 마비, 감각 신경 손상에 의한 감각 장애, 언어 중추 손상에 의한 언어 장애(실어증), 발음 장애, 복시, 시력 장애, 삼킴장애 등으로 스스로 몸을 통제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래서 당뇨병과 고혈압이 있다면 혈당과 혈압 수치를 정상 수준으로 잘 유지하고, 다른 합병증을 예방하거나 최소화할 수 있도록 꾸준한 관리에 매진해야 한다.

그리고 여기에 하나 더, HIV 감염자도 뇌졸중 위험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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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HIV가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뇌졸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HIV는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로 에이즈를 유발하는 병원체이다.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 대학(UCSF) 연구팀은 HIV 감염으로 인한 심방세동 위험 증가는 당뇨병과 고혈압 같은 위험 요인과 유사하거나 더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심방세동은 불규칙한 맥박이 나타나는 일종의 부정맥으로 뇌졸중 위험을 5배 가까이 증가시킨다.

연구팀은 캘리포니아에서 약 1,730만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HIV 감염이 심방세동을 일으킬 위험은 80% 정도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이 심방세동을 일으킬 위험은 22%, 고혈압은 89%였다.

HIV 감염자들의 기대 수명을 연장시킨 항레트로바이러스 요법(Antiretroviral therapy)은 이전 연구에서 부분적으로나마 심장병 및 갑작스러운 심장 사망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수석 논문 저자이자 Gregory Marcus 박사는 “HIV가 심방세동의 위험 요소임을 증명하는 첫 번째 논문”이라고 이번 연구를 평가하고, “HIV 감염 환자를 진료할 때는 HIV 감염과 심방세동의 연관성을 이해하고, 적절한 치료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심장 학회지(the 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에 발표됐으며, HealthDay, MD Magazine 등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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