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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자외선이 불러온 재앙, ‘점’이 아니라 ‘피부암’

입력 2016.10.12 13:52
  • 윤호준·예미원피부과의원 전문의

햇빛과 자외선 그리고 석면, 알코올, 담배연기의 공통점은 이들이 WHO가 지정한 1군 발암물질이라는 것이다. 햇빛이 어떻게 발암물질인지 새삼 놀라는 사람도 있겠지만 햇빛은 피부암의 주된 발생 원인으로 비교적 명확하게 알려진 발암요인이다.

햇빛, 자외선에 과도하게 노출되는 경우 자외선이 암 발생 억제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유발하고, 면역반응을 억제해 피부암 발생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피부암 환자수가 2009년 10,980명에서 2013년 15,826명으로 5년간 44.1%나 증가했다. 등산, 골프 등 야외활동을 즐기는 인구 증가와 함께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하는 추세와 맞물려 피부암 환자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피부암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이 기저세포암, 편평상피세포암, 악성흑색종이다. 각각의 피부암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 피부암의 종류별 특징
피부암의 종류피부암의 종류 - 기저세포암 = 흔하고 완치가 쉽다. 표피의 최하층인 기저층, 모낭을 구성하는 세포가 악성화한 종양으로 얼굴 부위에 잘 발생하며, 손발에는 거의 생기지 않는다. 기저세포암은 국내 피부암 중 가장 흔하다. 기저세포암은 외관상 딱지와 비슷하다. 일반 딱지는 1주일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떨어져 새살이 돋지만 기저세포암은 딱지가 아물지 않는다. 만약 코 주위에 상처가 생겼는데 1~2주일 지나도 잘 낫지 않으면 기저세포암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갈색과 검은색을 띠는 경우가 있어 대부분 초기에는 검버섯이나 단순 흑갈색 점으로 오인하기 쉽다. 기저세포암은 전이가 잘 안 되고 수술로 암세포를 도려내면 쉽게 낫기 때문에 굳이 병기를 나누지 않는다.

- 편평세포암 = 모양을 보면 알 수 있다. 자외선을 많이 받으면 발병한다고 알려졌지만,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심한 화상으로 손상된 피부세포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암세포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다. 야외활동이 많고, 피부색이 유난히 하얀 사람에게 잘 발병한다. 기저세포암 다음으로 많이 생기는 피부암으로 얼굴, 아랫입술, 귀 부 위에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편평세포암은 점 색깔이 자꾸 변하고 크기가 커진다. 경계가 모호하고 점 부위에 진물이 계속 생겨 상처가 크게 번진다. 각질이 두꺼워져 피부에서 툭 튀어나온 것 같다. 수술로 암세포를 도려내 치료한다.

- 악성 흑색종 = 통증이 없어 조기발견이 어렵다. 국내 전체 암 0.2~0.3%를 차지하는 희귀한 병이다. 자외선이 원인이며, 유전되기도 한다. 손, 발바닥, 손톱, 발톱에 많이 생기며, 점이 계속 커지고 경계가 불명확하다. 다른 신체 부위로 전이되지는 않지만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다. 문제는 통증 없어 조기발견 어렵다는 점. 암세포가 깊이 침범하기 전에 빨리 수술해야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기저세포암, 편평세포암, 악성 흑색종 모두 수술이 최선의 치료방법이다. 피부암은 다른 암과 달리 항암 치료 효과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 피부암의 치료
기저세포암, 편평상피세포암, 악성흑색종 모두 조기에 외과적 절제술이 가장 효과가 좋다.

△ 자외선 차단제와 피부암 발생 예방
1. 기저세포암: 0세에서 19세에 자외선 차단제 사용시 기저세포암 발생을 줄여줌
2. 상피세포암: 자외선 차단제 사용시 발생을 현저히 줄여줌
3. 악성흑색종: 아직 정확한 관계 성립이 안 되어있지만 예방에 도움을 주리라 생각됨

△ 피부암이 의심되는 경우 자가검진법 (ABCDE 방법)
피부암이 의심되는 경우 (ABCDE 자가진단법)피부암이 의심되는 경우 (ABCDE 자가진단법) 1. Asymmetry (비대칭성): 병변의 좌우나 상하 기준으로 반으로 나눠봤을 때 모양이 비대칭인 경우
2. Border irregularity (불규칙한 경계): 병변의 가장자리가 부드러운 곡선 형태가 아닌 울퉁불퉁, 들쭉날쭉한 형태인 경우
3. Color variegation (색조의 다양함): 병변 표면이 균일한 한 가지 색조가 아니라 검은색, 적색, 갈색, 청색 등 두 가지 이상의 다양한 색조인 경우
4. Diameter (6mm 이상인 직경크기): 비교적 최근에 새로 생긴 병변이 6mm보다 큰 경우
5. Evolution (색조나 크기의 변화): 병변의 크기, 두께, 색조 등의 변화가 있는 경우

피부암이 일반 피부질환과 구분되는 ABCDE 특징이 있긴 하지만 일반인이 점과 피부암을 육안으로 구분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며, 의심되는 경우 피부과전문의의 진단과 함께 조직검사를 통해 정확한 악성여부를 파악해봐야 한다.

△ 대한피부과학회가 전하는 피부암 예방법
피부색에 관계없이 누구나 피부암의 위험이 있지만, 약 피부암의 80%는 태양빛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함으로써 예방할 수 있다.

피부암 예방법피부암 예방법

1. 외출하기 전에 태양광선을 차단할 양산이나, 모자, 긴 옷 그리고 자외선차단제, 선글라스 등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2. 태양광선이 특히 강한 오전 10시에서 오후 4시 사이에는 가급적 야외 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3. 태양광선은 물, 모래, 콘크리트, 눈(snow) 등에 의해 반사될 수 있으며, 이러한 반사광에 의해 더 많은 자외선에 노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구름은 온도를 낮춰 시원하게 해 줄지는 몰라도 피부암을 유발하는 자외선을 막아주지는 못한다.
4. 피부를 자외선으로부터 가능한 한 많이 보호하려면 소매 있는 옷, 긴 바지 그리고 얼굴, 목, 귀 등을 가릴 수 있는 모자를 쓰는 것이 좋다.
5. 어린이는 피부를 보호할 수 있는 옷을 입혀야 하며, 되도록 그늘에서 놀도록 하고, 자외선차단제를 정기적으로 발라줘야 한다.
6. 생후 6개월 미만의 유아는 자외선차단제를 발라주는 것이 적합하지 않으므로, 유아는 그늘에 두고 천으로 자외선을 가려주는 것이 좋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윤호준 (피부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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