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닥

미국 프로야구(MLB) 피츠버그 파이리츠 투수 제임슨 타이언, 전 브라질 축구대표 미드필더 이데르송 오노라투 캄투스, 스페인 프로축구 빌바오 수비수 예라이 알바레스... 이들의 공통점은 20대 초반에서 30대 초반의 젊고 건강한 운동선수로 활약하다 ‘고환암’ 진단을 받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암등록통계(2017년 발표)에 따르면 2015년에 발생한 암 214,701건 중 고환암은 286건으로 남성암의 0.1%를 차지한다. 한해 약 300명의 남성이 고환암 진단을 받은 것이다. 특히 고환암은 연령별 발병률이 20대 35.3% > 30대 31.8% > 40대 17.1% 순으로 젊을수록 발병률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완치율이 비교적 높은 암인데도 불구하고 주 발병 연령층이 건강에 자신하기 쉬운 젊은 남성이고, 전반적으로 고환 자가검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이 현실인데...

이에 하이닥 비뇨의학과 상담의 정한수 원장(정한수비뇨기과의원)의 도움말로 고환암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Q. 고환은 어떤 기능을 하는 곳인가요?

여성의 난소와 비견되는 고환은 남성에게만 있는 신체 장기로, 외분비선으로서 정자를 생성합니다. 또 내분비선으로서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과 정자 생성에 영향을 주고 여포자극호르몬을 억제하는 인히빈(inhibin)이라는 호르몬을 만듭니다. 테스토스테론은 남자의 2차 성징에 필수적이며, 성징 이후에도 성 기능 유지에 필수적인 중요한 호르몬입니다. 그리고 정자가 없다면 2세를 생산할 수가 없기 때문에 인류의 생존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체 장기라 할 수 있습니다.

Q. 고환암 환자가 비교적 젊은층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일반적으로 20~34세 사이의 젊은 남성에서 많이 발생하며 15세 미만에서는 드물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나이대에 고환암 환자가 많은 이유는 아직 확실히 밝혀진 바는 없습니다만 아마도 2차 성징이 지나고 성적으로 왕성해지는, 즉 고환의 기능이 극대화되고 가장 활발해지는 시기이기 때문에 유전적 변화를 일으킬 요인을 가진 전구세포들이 암으로 변하는 것이 아닐까 추론하고 있습니다.

Q. 고환암의 원인은 선천적인 요인과 후천적인 요인으로 나뉜다고 하는데...

고환암의 가장 주요한 위험인자는 정류고환(잠복고환)입니다. 정류고환은 태아가 엄마의 자궁 속에서 성장할 때 복강 내에서 생성된 고환이 음낭까지 하강하지 못하는 선천성 질환으로 미하강 고환의 위치에 따라 복강 내 또는 서혜부(사타구니) 잠복고환으로 분류됩니다.

이외에 알려진 위험인자에는 서혜부 탈장, 클라인펠터 증후군, 볼거리 고환염 등이 있습니다. 신체활동은 고환암의 위험도를 낮추며, 주로 앉아만 있고 움직이지 않는 생활습관은 위험도를 높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선진국에서 고환암의 발생률이 높은 이유로 대마초가 원인일 수 있다는 이야기는 흥미롭습니다. 기회가 있더라도 대마초는 피우지 마세요.

Q. 고환암은 통증은 없으면서 자라는 속도가 빠르다고 합니다. 관련 증상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가장 흔한 증상은 ‘한쪽 고환이 덩어리처럼 만져지고 무겁게 느껴지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계속 커진다’는 것입니다.

양쪽에 고환암이 동시에 생기는 경우는 매우 희박하기 때문에 대부분 한쪽 고환만 커집니다. 고환암은 대개 건드려도 아프지가 않고 울퉁불퉁하고 딱딱하게 만져집니다. 하지만 드물게 염증이나 괴사가 동반되면 통증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고환암은 세포형에 따라 β-hCG라는 호르몬을 생성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여성형 유방처럼 가슴이 커지기도 합니다. 또한 고환암이 등, 허리 주변의 후복막 림프절에 전이가 되면 요통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Q. 고환암 증상과 비슷한 (감별진단이 필요한) 다른 질환이 있나요?

고환이 점점 붓는데 건들면 아프고 열이 나고 오한이 드는 등 염증 증상이 있다면 고환암보다는 고환염, 부고환염 등을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심신이 과로하여 면역력이 떨어지게 되면 염증은 신체의 어디에나 생길 수가 있고 이는 고환이나 부고환도 예외는 아닙니다.

그리고 또 감별해야 할 질환으로 음낭수종도 있습니다. 음낭수종은 손전등으로 음낭을 비추어보면 물로 가득 차 있어서 전체적으로 균질한 분홍색으로 비치며 통증이 없고 말랑말랑하고 타원형의 물풍선같이 느껴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외에도 고환염전이나 탈장, 정계정맥류, 혈종, 양성종양 등도 감별해야 할 질환들입니다.

Q. 고환암이 전이가 잘 되는 부위는 어디인가요?

고환암이 진행하게 되면 림프절 전이를 잘 일으킵니다만, 폐 이외의 다른 고형장기로는 잘 전이가 되지 않습니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후복막을 따라 림프절 전이가 일어나게 되고 전이암의 위치에 따라 요통을 일으킬 수도 있고, 목 부위의 전이된 림프절이 종물처럼 만져지기도 합니다. 폐에 전이가 일어나면 호흡곤란이나 기침, 객혈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습니다.

Q. 고환암은 완치율이 높다고 하는데, 진단과 치료 방법이 궁금합니다.

가장 첫 번째 검사는 음낭 초음파이며 종물의 위치와 크기, 형태 등을 감별할 수 있습니다. 음낭 초음파에서 염증성 질환인지 고형성 고환암인지 감별이 어려우면 대개 2~3주간의 항생제 치료 이후에 음낭 초음파를 다시 한번 시행하며, 호전되지 않고 지속적이라면 고환암을 의심하게 됩니다.

초음파에서 고환암이 의심되는 소견이면 피검사로 종양 표지인자(AFP, β-hCG, LDH)를 체크하고 전산화단층촬영검사(CT)로 림프절 전이와 폐 전이를 확인합니다. 고환암이 의심 될 때에는 세침흡인검사나 일반적인 조직검사는 음낭 전체로 암세포가 번질 수 있기 때문에 하지 않습니다.

치료 원칙은 근치적 고환 절제술입니다. 서혜부를 절개하고 고환혈관다발인 정삭과 부고환, 고환 모두를 한꺼번에 제거하는 수술 방법인데, 고환암세포가 림프절을 따라 복강 내로 퍼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고환암은 세포형에 따라서 예후가 많이 다르기 때문에, 절제한 고환으로 병리조직검사를 시행하여 정상피종인지 비정상피종인지 감별합니다.

Q. 고환암 치료로 고환을 절제하게 되면 임신이 어려워질 수도 있는데, 대책은 없나요?

미혼이거나 또는 결혼은 했지만, 아직 자녀가 없는 환자의 경우에는 근치적 고환절제술 이전에 정액을 채취하여 정자를 보관하면 됩니다. 의학의 발전으로 시험관 아기로 자녀를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불임의 가능성은 극히 낮습니다. 불임을 걱정하여 고환암 치료를 미루면 안 됩니다.

Q. 임신테스트기로 고환암을 알아볼 수 있다는 소식이 한창 화제가 된 적이 있는데요, 근거가 있는 이야기인가요?

임신테스트기는 소변내에 β-hCG가 고농도로 있음을 체크하여 임신 여부를 간단히 알려주는 검사기입니다. 고환암의 경우에도 세포형이 비정상피종이라면 β-hCG를 생산할 수도 있기 때문에 임신테스트기로 진단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비정상피종도 100% 모두 β-hCG를 생산하지 않고 정상피종의 경우에도 25% 미만에서만 β-hCG를 생산하기 때문에, 임신테스트기만 믿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도 있습니다.

Q. 고환암 예방을 위한 자가검진 방법에 대해 알려주세요.

세계 여러 나라의 비뇨의학과 학회와 질병관리국에서는 고환암의 조기 검진을 위하여 모든 남성에게 한 달에 한 번씩은 자가검진을 하도록 권유하고 있습니다.

<고환 자가검진법>
1. 15세 이상 사춘기 이상 남성은 매월 1회 자가검진을 한다.
2. 고환 자가검진은 고환이 이완된 상태인 목욕·샤워 후에 한다.
3. 고환과 부고환의 크기, 모양, 촉감, 덩어리, 부종 등 이상 여부를 체크한다. 한 번에 한쪽씩 점검한다.
4. 양손으로 고환을 만져본다. 한 손으로는 음경을 들어 올리고, 다른 손은 엄지와 나머지 손가락을 이용하여 수평으로, 그 다음 위아래로 부드럽게 고환을 굴려보며 이상여부를 체크한다.
5. 같은 방법으로 고환의 뒤쪽에 위치한 부고환을 검진한다.
6. 덩어리나 부종 등 이상여부가 의심되는 경우 가능한 빨리 비뇨의학과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본다.

Q. 진료 경험을 바탕으로 건강한 남성 생식기 건강 관리를 위해 조언한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남성 생식기는 남성에게 정신적으로나 생물학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장기입니다. 혼자서 해결하려고 치료를 지연시키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행동입니다. 조금이라도 이상하게 느껴지는 것이 있다면 가까운 비뇨의학과 전문의를 찾아 진료 및 상담받기를 권유 드립니다. 특히 잠복고환으로 음낭 안에서 두 개의 고환이 정상적으로 만져지지 않는다면 반드시 비뇨의학과 전문의를 찾아야 합니다.

<도움말 = 하이닥 비뇨의학과 상담의 정한수 원장 (비뇨의학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