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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에 마시면 더 좋아, 몸과 마음을 달래주는 한방차(茶) 5가지

입력 2015.02.17 00:00
  • 허담·한의사

명절이면 늘 풍요로운 음식에 과식을 피하기가 쉽지 않다. 속이 더부룩 답답한데 가족들과 정겨운 시간을 보내면서 술과 맛있는 안주가 빠지면 아쉽다. 한 잔 두 잔이 어느새 과음을 부른다. 불편한 속을 해결해 주고 차례상과 손님상을 차리느라 정신없는 주부들에게 몸과 마음을 달래줄 한방차를 소개한다.

▲ 몸과 마음을 달래주는 한방차(茶) 5

한방차한방차

1) 소화불량으로 속이 더부룩할 때 ‘귤피차’

귤피(귤껍질)는 더부룩한 배 속을 편안하게 해주고 응체된 기혈을 순환시켜 몸을 가볍게 만드는 효능이 있다. 전통적으로 제주도 사람들은 가벼운 감기나 체했을 때 말린 귤껍질 한 움큼을 달여 마시곤 했다. 귤피차는 유기농 감귤을 사다가 알맹이는 먹고 껍질은 따로 씻어서 말린 다음 프라이팬에 살짝 볶아 따뜻한 물에 넣어 우려내면 귤피차가 완성된다.

2) 고기 먹고 난 후 입가심 ‘산사차’

산사는 소화작용을 도와 체증을 내리고 위장을 튼튼하게 하는데 주로 고기를 먹고 체했을 때 산사차를 마시면 효과가 좋다. 산사에 함유된 효소가 위액분비를 촉진하여 소화를 돕기 때문이다. 말린 산사나무 열매를 이용하는 산사차는 맛이 새콤하다. 산사차는 말린 산사 20~30g을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 물 2L에 넣고 약한 불에 30~40분 끓여 기호에 따라 꿀을 첨가하여 마실 수 있다. 단, 평소 소화기가 약해 설사가 잦은 사람이라면 장기 복용하면 안 된다.

3) 감기와 소화불량을 동시에 잡는 ‘생강꿀차’

생강은 소화기관을 다스리는데, 멀미나 숙취, 감기 등 우리 생활 속에서 가장 다양하고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소재다. 감기의 한사(寒邪)를 물리치며 속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생강차는 묵직한 가래가 목 뒤로 넘어가는 증상에 좋다. 평소 몸이 냉하고 손발이 차서 밤에 자다가 자주 깨는 경우라면 생강차를 틈틈이 마시는 것이 도움된다. 생강차는 식욕을 돋우고 소화를 도우며 장의 연동운동을 순조롭게 해 가스를 풀어주는 효과도 있다. 생강꿀차는 생강을 얇게 썰고 꿀과 생강을 1:1 비율로 넣어 재워 두었다가 따뜻한 물에 타서 마신다.

4) 숙취 해소에 좋은 ‘갈근차’

갈근은 칡의 뿌리를 말린 약재로 감기로 인한 근육통과 해열, 음주 후 숙취와 갈증 해소, 당뇨와 오래된 설사 등에 사용한다. 동의보감에는 갈근이 ‘찬 기운에 의해 발생하는 두통을 없애주고 인체의 수분을 보충해주는 효능이 있어 술에서 빨리 깨어나게 해준다’고 기록하고 있다. 갈근이 숙취를 해소하고 두통과 가슴이 답답한 증세를 없애며 갈증을 줄여주므로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은 갈근차(칡차)를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단, 갈근은 성질이 차기 때문에 몸이 차갑고 위장이 지나치게 허약한 사람은 주의가 필요하다. 갈근차를 만드는 방법은 물 1.5L에 말린 갈근 30g을 넣어 끓이고, 물이 끓으면 약한 불에 놓고 30분 정도 더 끓인다. 취향에 따라 꿀을 넣어 마실 수 있다.

5) 기분전환을 위한 ‘자소엽차’

자소엽은 성질이 따뜻하고 냉기를 없애 감기에 효과적인 약재이자 기분전환에 좋은 차다. 오한으로 온몸이 쑤시고 콧물이 날 때 따뜻하게 먹으면 좋고 가볍고 맑은 성질이 있어 몸의 찌뿌둥한 기운을 날려버릴 수 있다. 자소엽의 톡 쏘는 향은 식욕을 촉진하며, 섭취하면 위장의 기능을 돕고 소화불량 시에도 효과가 있다. 또 미생물의 증식을 억제하므로, 육류나 신선하지 않은 생선회를 먹고 난 후 생길 수 있는 배탈이나 장의 트러블을 막아준다.

자소엽차는 독특하게도 물 온도에 따라 색상이 변한다. 뜨거운 물을 부으면 주홍빛이지만 온도가 내려가면 푸른 빛, 찬물엔 자소엽 고유의 보랏빛을 띤다. 카멜레온처럼 변하는 색상이 마음을 즐겁게 한다.

<글 = 태을양생한의원 허담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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