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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환경, 심리까지 포함하는 아토피 피부염 치료계획 세우기

입력 2014.04.16 00:00
  • 이상영·한의사

아토피 피부염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고, 치료에 있어서도 환자마다 다른 치료가 이루어진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예컨대, 환경적인 원인이 아토피를 발생시킨다고 한다면 여수의 산단 근처 등에서 살아가는 환자들의 유병률이 더 높아야 할 것 같지만 실질적인 유병률은 부안이나 인제 등지에서 더 많았다고 하는 연구 결과들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아토피 피부염의 치료는 개인에 따라 개별적으로 적용되어야 하고, 단계별 치료 계획을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일반적인 아토피 피부염 치료의 첫 단계는 환자의 식품, 환경, 피부 및 심리에 대한 관리입니다. 주로 예방과 만성 병변에 대한 장기적 관리 내용이 포함되게 되는 이 단계의 치료법은 가장 안전하고 모든 아토피 피부염 환자에게 예외 없이 적용되는 기본적인 치료 계획입니다. 만약 이러한 수준의 관리로 아토피의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두 번째 단계의 치료 계획에 따라 치료를 수행하게 됩니다. 이 단계에서 환자에 대하여 일반적인 약물 투여가 이루어지며 만일 약물의 투여를 통하여 환자가 호전되었을 경우에는 다시 첫 번째 단계의 생활 관리에 의한 치료로 돌아가서 같은 방법으로 피부 병변을 관리해나가게 됩니다.

풀밭에 있는 유아와 엄마풀밭에 있는 유아와 엄마

한방에서는 아토피의 원인을 인체의 정상적인 기혈의 흐름이 저하되어 피부로의 순환이 저하되는 경우와 가벼운 피부질환에도 스테로이드 연고를 과용하는 등의 잘 못 된 습관이 아토피를 발생시킨다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충분한 영양 공급과 기혈순환을 정상화 시켜 손상된 피부와 혈관 조직을 재생시키는 치료를 근본으로 삼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방에서도 중요한 점은 정확한 진단을 기초로 원인과 피부 상태에 따라 환자 개개인에 맞는 단계적인 치료를 해 가야 한다는 점입니다. 또한 아토피 환자의 경우 병증의 경중에 상관없이 습관적으로 피부를 긁게 되어 이차적인 손상 등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유병기간이 오래된 환자의 경우 심리적인 측면에서의 관리도 매우 중요합니다.

◆ 아토피의 식이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아토피의 원인이 특정 식품과 관련된 알레르기 항원의 섭취라고 밝혀진 경우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음식물을 철저하게 확인한 후에 해당 식품뿐 아니라 관련 특정 단백질이 식품으로 포함된 음식물까지를 차단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흔하게 우유와 계란 등이 알레르기 항원으로 많이 지목되는 식품으로 이상의 식품에 명확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다면 제한을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아토피의 치료에는 충분한 영양공급 역시 중요하므로 특정 항원 음식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 분명하지 않다면 5대 영양소가 모두 들어있는 균형잡힌 식이를 해야 합니다.

◆ 아토피의 환경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아토피 피부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흡입 알레르기 항원 중 집먼지 진드기, 애완동물의 털, 비듬 등은 관리의 대상입니다. 이를 위해서 아토피 환자의 보호자는 항상 적절한 실내 습도 유지, 집먼지 진드기 서식 방지, 침구 등의 고온 세탁, 애완동물 사육의 자제 등을 방법에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주 실내 환기를 시키는 것을 생활화해야 합니다.

더불어, 근래에는 유아기와 소아기의 생활 환경이 과도하게 청결하고, 외부 미생물과의 접촉 환경이 차단됨으로써 면역력 저하에 의해 아토피 발병이 증가할수 있다는 ‘위생가설’도 자주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상호 모순적인 내용입니다만 적절 수준의 개인 위생에는 신경을 쓰데 과도한 정도의 환경으로부터의 격리는 오히려 인체의 면역력을 약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 아토피 환자의 심리적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아토피 피부염은 그 증상 때문에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아토피 피부염을 가진 자녀를 양육하는데 있어서 많은 보호자들이 어려움을 갖습니다. 예컨대 자녀가 피부가 간지러울 때 긁는 것은 증상의 악화를 초래하므로 보호자에 의한 제어가 필요함에도, 많은 부모님들이 이로 인한 자녀와의 갈등을 두려워하여 그냥 두는 경우가 있습니다.

진료를 하다보면 아토피 치료가 끝난 경우에도 재발했다고 생각하고 긁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 또 치료 후 다시 피부가 손상되어 오는 경우도 보게 되는데 이 경우는 재발이 아닌 습관적으로 긁다가 생긴 세균 감염인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따라서, 자녀의 신체 상태에 따른 심리 상태에 많은 주의를 기울이면서,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지속적으로 시도하는 것은 소아 아토피 환자의 심리 발달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아토피 환자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는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한의약의 경험에서 아토피 피부염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에 대한 임상 기록과 치료 방법은 고전에 무수히 많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침과, 한약, 그리고 한약 습포 등의 한의약 치료 기법은 과거부터 아토피 피부염을 비롯한 다양한 피부 질환에 대한 치료 전략을 축적하여 왔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이르러서는 이러한 장기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무작위 대조 임상 연구나 체계적 문헌 고찰과 같은 ‘근거중심 연구방법론’을 통하여 한의약 치료의 아토피에 대한 효능을 과학적으로 검증해나가는 상황이 이르고 있습니다. 미국이나 이스라엘 등지에서 발표된 최근의 여러 연구 결과들에서는 한의약 치료 기법은 국소 스테로이드나 항히스타민제 등 부작용이 보고되는 기존 피부 진정제의 사용량을 줄여나가는데 유효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자각적 가려움증 및 각종 객관적 피부 소견과 삶의 질 등 아토피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 전반에 대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결론도 발표되고 있습니다.

또한, 외래에서의 진료뿐 아니라 최근 국내의 병원급 한의약 의료기관에서 연구 발표된 보고에서는 심한 아토피 환자에게는 한의약 의료기관에서의 입원 치료를 통한 침, 한약 및 각종 한의약 치료 기법에 의한 접근이 소아 아토피 환자의 증상 회복에 효과적일 수 있음을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이외에 여러 가지 한약 제제 등에 대한 임상 연구를 통해 한의약의 아토피에 대한 효과를 규명하는 연구는 지금도 세계 각지에서 계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아토피 피부염은 결국 여러 가지 규명되지 않은 발생기전에 의하여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따라서 각각의 사람에 맞춘 개별적 의료가 필요한데, 이는 한의약의 본질적 특성인 ‘맞춤 의학’에 부합하는 것입니다. 아토피 환자와 보호자들은 대부분의 아토피 환자가 양호한 경과를 보인다는 것을 기억하고 치료와 관리에 적극적으로 임하게 되면 이 길고 긴 싸움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글 = 청연한방병원 이상영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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