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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소아 아토피는 ‘알레르기 행진’을 부른다?

입력 2014.04.03 00:00
  • 이상영·한의사

아토피는 1925년 코카라는 의사가 처음으로 사용한 말로 그리스어의 "알 수 없는", "이상한"이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에서 기원된 질병입니다.

아토피 피부염은 가려움증을 일으키는 만성 염증성의 피부 질환으로 최근의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연령에 해당하는 소아의 아토피 유병률은 점차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합니다.

아토피 피부염이 왜 발생하는지 기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뚜렷하게 밝혀진 내용은 없습니다. 현재로써는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피부 장벽과 면역계의 이상을 초래함으로써 증상을 발생하게 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거실에 앉아 있는 어린이거실에 앉아 있는 어린이

특히 최근 15~20년 사이에 아토피 피부염이 갑작스럽게 증가하는 것에 대하여, 전문가들은 유전적 요인보다는 환경 변화로 인한 결과인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근래에는 유아기와 소아기의 생활 환경이 과도하게 청결하고, 외부 미생물과의 접촉 환경이 차단됨으로써 면역력 저하에 의해 아토피 발병이 증가할 수 있다는 ‘위생가설’도 자주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아토피가 어떤 원인으로 어떻게 생겨나는지에 대해서 분명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고 보아야 합니다. 아토피 라는 말의 어원 자체가 확실히 알 수 없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임상에서 치료를 하다 보면 아토피라고 오는 소아의 상당부분은 아토피가 아닌 습진이나 건선 등의 문제를 초기에 오진한 후 잘 못 치료한 경우에 아토피로 오인하고 고생하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아토피 피부염은 전체 환자의 60%가 1세 이전에 발병하고, 80% 이상에서 5세 이전에 발병하기 때문에 특히 소아 환자가 많은 질환입니다. 하지만 아토피로 오인되는 환자의 경우는 정확한 진단을 통해 적기에 정확한 치료를 할 경우 증상의 경과 좋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소아들에게 아토피가 발병하였을 때, 조기에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병행하면 많은 경우 별다른 문제 없이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은 꼭 기억하셔야 할 점이라고 하겠습니다.

◆ 아토피 피부염과 함께 올 수 있는 질환은 무엇인가요?

아토피 피부염이 발생한 많은 소아 환자들에게서 이후 식품 알레르기, 천식 및 알레르기 비염의 순서로 알레르기 질환이 발생하는데, 이를 '알레르기 행진' 이라고 부릅니다. 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지는 현재 정확하게 규명되어 있지 않습니다.

분명한 것은 어린 시절에 아토피 피부염이 발병한 소아환자는 앞으로 다른 알레르기 질환을 앓을 확률이 높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호주의 한 연구에서는 4000여명의 7세 소아를 44세까지 장기간 추적관찰한 결과 아토피 피부염을 앓은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천식발생 확률이1.98배 높다는 결론을 내리기도 하였습니다.

따라서 소아아토피 환자는 부모님이 이후 추가적으로 다른 증상을 호소하지는 않는지 각별히 잘 관찰하고, 환경관리에 관심을 기울이실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 아토피 피부염은 어떻게 진단하나요?

아토피 피부염과 같은 알레르기 질환의 진단에서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 및 진찰 소견의 확인은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왜냐하면 알레르기 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나타내더라도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아토피 피부염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특징적인 증상과 진찰 소견을 보이는지를 가장 우선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가장 특징적인 진단기준은

1) 소양증
2) 2세 이하에서 얼굴, 몸과 신측 병변 2세 이상에서 얼굴 목과 굴측부 병변 등의 특징적인 소견
3) 아토피 질환, 천신, 알레르기 비염의 과거력 및 가족력

이상의 진단 기준에서 보듯 아토피는 특징적인 명확한 기준이 있는 것이 아닌 임상상의 증상을 기준으로 진단을 하게 됩니다.

아토피 피부염처럼 보이는 피부증상이라도 전혀 다른 질환일 가능성도 많이 있으며, 이 경우 오남용 된 스테로이드 및 항히스타민 제제의 사용으로 현관의 탄력이 떨어지고 피지선 및 한선의 기능이 저하, 콜라겐과 엘라스틴 조직이 파괴되어 증상을 더욱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소아에게서 소양증 등의 증상이 발생한 경우 섣부른 히스타민 연고제 등의 사용보다는 전문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정확한 진찰과 치료 계획을 잡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글 = 청연한방병원 이상영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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