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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강 검진만 잘해도 예방 가능한, ‘풍치’

입력 2014.03.20 00:00
  • 김인수·임플란피아치과의원 의사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건강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오복 중 하나인 치아 건강은 매우 중요한 만큼 꾸준한 구강관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어린아이는 물론 어른들도 치과에 가는 것을 두렵게만 생각해 웬만한 불편함은 그냥 넘기는 것이 보통이다. 양치할 때 피가 난다거나 잇몸이 붓는 일이 반복되어도 버틸 때까지 버티다가 심지어 치아가 흔들릴 때까지 방치한 후 치과를 방문해 ‘풍치’라는 진단을 받고 당황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풍치는 치아를 지탱해 주는 잇몸뼈가 점점 소실되어 치아를 단단히 잡아주지 못해 치아가 흔들리는 증상을 말하며 흔히 치주질환이라 부른다. 겪어본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사실 충치보다 무서운 것이 풍치다. 실제 치과에서 치아를 뽑게 되는 가장 큰 원인은 풍치이기 때문이다.

◆ 진행 정도에 따라 달라지는 풍치의 종류

치과에서 치료받는 여자치과에서 치료받는 여자

풍치는 진행 정도에 따라 치은염과 치주염으로 나뉜다. 치은이라는 것은 잇몸뼈를 덮고 있는 잇몸 부분을 말하는데, 잇몸에만 발생한 염증은 비교적 가벼운 질환이라 스케일링을 통해서 회복할 수 있다.

이러한 염증이 잇몸뼈까지 진행된 경우를 치주염이라 하는데 이때는 염증으로 인해 고름이 나오기도 하고 심할 경우에는 음식을 저작하지 않을 때에도 극심한 통증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나타나는 증상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본인이 증상을 느껴 치과에 내원할 때는 이런 염증이 치조골을 파괴하여 이미 치료 시기를 놓쳐 심각한 상태일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충치는 상태가 심각한 경우라 하더라도 난이도의 차이가 있을 뿐 치료를 통해 치아의 기능을 회복하게 할 수는 있지만, 잇몸이 나빠지게 되면 일부 한정적인 케이스(잇몸뼈 재생술이 가능한 제한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생이 매우 어렵다. 잇몸뼈를 재생시키는 특수한 치료가 있기는 하지만 모든 케이스에 적용 가능한 것은 아니며 잇몸질환에 적용되는 일반적인 치료들은 재생적인 면에서 큰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 소리 없이 치아를 망가뜨리는 풍치

풍치의 치료는 현 상태의 유지에 중점을 두는 것인 만큼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하나의 치아에만 국한되는 충치와는 다르게 풍치는 방치할 경우 계속 옆으로 퍼져나가, 소리 없이 모든 치아를 망가뜨리기 때문에 그 심각성이 더욱 크다.

이런 심각성에 비해 우리나라 국민은 이를 잘 경계하지 못해 40대 성인 3명 중 한 명이 치주염을 갖고 있으며 100명 중 17명꼴로 풍치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 일단 치주질환은 초기에 증상이 뚜렷하지 않고 전문가가 아니라면 육안으로 병소의 유무를 판단하기 어려우므로 미미한 증상들이 나타나도 치주질환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아프지 않으면 문제가 없으려니 한다는 것이다.

이런 치주질환의 초기증상은 이렇다.

1) 양치 시 출혈이 자주 일어난다.
2) 치아가 들뜬 느낌이 난다.
3) 잇몸이 간질간질한다.
4) 잇몸이 붓고 구취가 심하다.

이러한 증상들은 컨디션이 좋을 때는 괜찮아지는 듯하다가 컨디션이 나빠지면 심해지기도 한다. 단순히 몸이 피곤해서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질환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다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므로 근본적인 치료가 이뤄져야 해결될 수 있다.

◆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스케일링으로 잇몸 상태 확인

환하게 웃는 여자들환하게 웃는 여자들

만약 초기 치은염을 넘어 더 악화된 상태라면 스켈링만으로는 치료가 어렵고 잇몸치료를 함께 받아야 한다. 잇몸치료는 먼저 스켈링이 선행되고 난 뒤 구강 내 치아를 위 세 부분, 아래 세 부분 총 여섯 부분으로 나눠서 한 부분씩 마취하에 진행하게 된다. 의사가 직접 수기구를 이용하여 스케일링으로는 다 제거하지 못하는 깊은 부위의 치석이나 염증조직들을 깨끗하게 제거하는 술식이다.

요즘은 레이저를 이용한 잇몸치료도 시행되고 있어 출혈이나 통증이 적어 치료 후 만족도가 높은 시술도 가능하다. 그러므로 증상이 없더라도 6개월이나 1년에 한 번씩은 반드시 스케일링을 받으러 내원해 잇몸치료가 필요한 상태인지 확인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평소 비옥하고 탄탄한 땅에서 뿌리깊은 나무가 자라듯 치아도 올바른 치주관리가 되어야 소중한 치아를 100세까지 건강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않도록 하자!

<글 = 임플란티아치과 김인수 원장 (치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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