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다닌 직장에서 은퇴한 이 모씨(62세, 송파구)는 얼마 전 다초점 인공수정체로 백내장 수술을 받았다. 이 씨는 5년 전 한 쪽 눈의 백내장 수술을 이미 받은 상태지만 실내생활에 맞춰 중거리에 초점을 두고 시술 받아 야외활동이 많아진 최근에는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다. 이씨는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새로워진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나머지 한 쪽 눈의 수술을 받았다.
백내장은 한해 수술 42만8,158건으로 2007년부터 5년 연속 국내 수술 건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안과 질환이다. 그 만큼 누구나 언젠가는 하게 되는 ‘특별하지 않은, 보편적인 수술’로 인식되고 있는 현실이다. 흔하고 쉽다고 생각 되는 수술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재수술이 어렵고 환자의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수술이기 때문에 수술 전 충분한 사전검진과 상담이 이루어져야 한다.
돋보기를 끼고 책을 보는 노인여성수정체가 혼탁해져 생기는 백내장의 치료를 위해서는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수술을 시행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인공수정체를 생활 환경에 맞추어 근거리, 중거리, 원거리 중 하나로 초점을 맞추어 시술하게 되는데 PC나 독서 등 근거리 생활이 많을 경우 -1.5에서 -3디옵터 정도로 도수가 맞춰진다. 반대로 야외활동이나 레저 등 원거리 활동이 많은 경우에는 -0.5디옵터 이상으로 도수가 맞춰진다.
수술 전에는 환자와 충분한 상담을 거친 뒤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도수를 맞춰야 하지만 실내생활에 무난히 적응하도록 중거리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도 많다. 중거리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 책이나 신문과 같은 근거리에 있는 물건을 보기 위해서는 돋보기를 써야 하며, 야외 먼 거리에 있는 사물은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생활 패턴이 달라지면 보안경과 돋보기를 모두 써야 하는 큰 불편을 겪을 수도 있다.
◆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인공수정체’ 선택해야
이 같은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최근에는 다초첨 인공수정체를 이용한 특수렌즈 시술을 하고 있다.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근거리나 원거리의 초점을 다양하게 맞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수술 후에 돋보기나 보안경이 따로 필요하지 않다. 또, 난시와 노안, 백내장을 동시에 치료하는 수술로 백내장 수술 후 수정체의 조절력 상실에 따른 생활의 불편함을 개선해준다.
특수렌즈의 종류도 다양한데 그 중 회절식 특수렌즈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회절식 특수렌즈는 렌즈의 중심부에 9개 혹은 12개의 동심원을 머리카락 굵기의 50분의 1 인 1.3 마이크론에서 최소 0.2 마이크론까지 높이를 서서히 낮추며 회절시켜 물체의 거리에 따라 빛의 양을 조절한다.
하지만 이러한 특수렌즈도 고려해야 할 점은 있다. 근거리와 원거리로 빛이 분산되는 기본적인 특성 때문에 대비감도가 감소되고 수술 후 빛이 번져 보이는 등의 현상이 있을 수 있으며 수술 후 적응을 위해 약 6개월의 기간도 필요하다. 과거 한쪽이 일반렌즈로 시술되어 있을 경우에는 일반 인공수정체와 다초점 인공수정체의 특성을 사전에 충분히 인식해야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글 = 성모맑은눈안과 임석범 원장 (안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