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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환절기 질환을 이기는 ‘면역력’

입력 2013.09.10 00:00
  • 손인미·한의사

8월의 무더위가 한풀 꺾이고 곡식이 익어가는 계절인 가을로 돌입했다. 한편 가을로 다가가는 환절기만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것이 감기, 천식, 피부병 등 면역계 질환이다.

◆ 면역력 저하로 인한 질환

먼저 바이러스, 세균성 질환인 감기, A형 간염, 대상포진, 식중독, 눈병 등은 우리 내부의 문제가 아닌 외인으로 인해 발생된다. 이는 흔히 말하는 면역력이 저하 되어서 발생되는 질환이다. 외인으로 인한 질환의 경우 몸 상태가 충분히 바이러스나 세균을 이길 만한 상황이면 질병으로 이환되지 않고 무난하게 넘어 간다.

면역력을 유지하는 운동면역력을 유지하는 운동

이러한 상태를 한의학에서는 “정기존내 사불가간(正氣存內 邪不可干)”이라 하여 바른 기운이 몸 안에 충만하면 나쁜 기운이 들어오지 않는다고 하였다. 여기서 바른 기운은 인체의 면역력을 의미하며, 면역력이 충만하면 저항력을 가지게 되어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흔히 말하는 보약이라고 하는 것이 주로 면역력을 높이는 약재들로 이루어진 약으로, 보약은 바이러스에 직접 작용하는 것이 아니므로 점진적으로 인체의 양과 음의 균형을 조절하여 인체의 자연치유력과 면역력을 증진하고 질환을 예방하는데 목적을 두고 처방을 한다.

◆ 면역체계의 과민반응으로 인한 질환

그러나 스스로 면역력이 떨어졌다고 판단하여 한의사의 처방없이 보약을 구매하여 복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오히려 잘못된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천식, 알러지, 류마티스 관절염, 아프타 구내염, 강직성척추염, 루프스, 크론병 등은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들이다.

보통 자가면역질환의 초기증상은 피로, 몸살, 오한 등의 증상들이 나타나는데, 자가면역 질환은 면역체계가 과민반응을 일으켜 면역세포가 자신의 정상세포를 외부 항원으로 착각하여 계속해서 공격하기 때문에 쉬고 있는 동안에도 몸 속 내부에서는 끊임없이 전쟁을 치르고 있는 상태이므로 피로, 오한, 몸살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것이다.

이러한 증상을 면역력이 저하됐다고 스스로 판단하여 단순한 피로나 과로로 여기고 초기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이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초래된 것이면, 면역체계가 정상세포를 공격하여 염증이 발생하고 염증에서 발생하는 대사물질이 관절, 피부, 점막조직의 변형을 초래하기 때문에 초기 치료는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가벼운 질환도 증상이 오랫동안 지속된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볼 필요가 있다.

면역력을 균형있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운동과 식이요법이 매우 중요하다. 심한 근력운동은 근육과 관절 내 염증을 유발하므로 일상생활에서 규칙적으로 할 수 있는 스트레칭같은 가벼운 운동이 좋다. 빨리 걷기는 대표적인 유산소운동의 하나로 자외선이 강하지 않은 가을철에 하기 매우 적합하다.

인체에 필요한 모든 영양소가 적절하게 갖춰진 식이요법은 한의학의 기본 치료이념인 인체의 균형을 유지하는데 꼭 필요하다. 그러나 과잉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섭취와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채소의 섭취 역시 면역체계 이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렇게 한번 깨어진 균형을 음식만으로 고치기는 매우 어렵다. 현재 우리는 다양한 종류의 건강기능식품의 홍수 속에 살고 있고, 저마다 자신의 제품이 각종 질환을 예방, 치료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홍보하지만, 그것은 말 그대로 Dietary supplement, 즉 식이 요법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것뿐이지 질병을 낫게 하는 약이 아니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

<글 = 오성당한의원 손인미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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