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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떨면 복 나간다? 하지정맥류엔 좋아

입력 2012.09.27 00:00
  • 김승진·센트럴흉부외과의원 전문의

# 다리를 자주 떨면 복이 나간다?
사람들은 긴장감이 높아지면 무의식적으로 다리를 떤다. 주로 소심한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을 억누를 때도 다리 떠는 증상을 흔히 볼 수 있다. 다리를 떨면 복이 나간다는 말은 다분히 미신적이지만 보는 상대방을 불쾌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나쁜 습관임은 확실하다.

하지만 다리를 떠는 행동 자체에는 매우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바로 혈액순환이다. 오래 앉아 있으면 다리가 잘 붓고 통증이 느껴지는데 이는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상태가 장시간 지속되면 하지정맥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 하지만 앉아 있는 동안 다리를 움직여 주면 혈액순환이 잘돼 부기를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움직이는 동안 혈액순환이 촉진되기 때문이다. 또 다른 효과는 다리가 예뻐진다는 것이다. 다리를 떠는 행동은 부기 예방뿐 아니라 근육도 풀어줘 다리 라인을 매끈하게 만든다.

극단적으로 시종일관 다리를 떠는 모습은 분명 남들에게 좋지 않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가끔씩 다리를 떨거나 좌우로 움직이면 다리도 예뻐지고 하지정맥류도 예방할 수 있다.

# 하지정맥류는 오래 서 있는 사람들만 생긴다?
잔디밭에서엎드려발목을꼬고있는모습잔디밭에서엎드려발목을꼬고있는모습 오랜 시간 서서 근무하는 선생님이나 스튜어디스, 백화점 판매직 및 미용업 종사자에게 하지정맥류 발병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반드시 오랜 시간 서서 일하는 직업군만 걸리는 질환은 아니다. 최근에는 앉아서 일하는 시간이 많은 사무직 환자들도 급증하고 있다. 이들은 운동 부족으로 다리 근육의 약해져 혈액이 하체로 쏠리면서 다리나 발이 잘 붓는다. 이런 상태가 자주 반복되면 하지정맥류의 발생 확률도 그만큼 높아진다.

또 직업과 상관없이 비만인 사람은 날씬한 사람보다 순환 혈액량이 늘어나 정맥이 늘어나기 쉽다. 정맥벽에 과도한 지방이 축적되면 정맥벽이 약해져 그만큼 하지정맥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지정맥류는 생활 속에서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는 질병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

# 다리에 힘줄이 튀어나온 것은 운동을 많이 했기 때문?
흔히 남성들은 운동을 많이 할 경우 몸에 힘줄이 도드라지게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힘줄이 선명하고 잘 보일수록 운동을 많이 한 것이라고 여긴다. 그래서 다리에 푸르스름한 혈관을 보고 흔히 ‘다리에 힘줄이 튀어나왔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 말은 사실이 아니다. 다리에 내비치는 건 힘줄이 아니라 혈관이다. 그리고 다리에 혈관이 보이는 이유는 운동을 열심히 했기 때문이 아니라 다리의 혈액순환에 이상이 생겨 정맥이 늘어졌기 때문이다.

한편 힘줄(건)이란 근육을 뼈에 부착시키는 중개역을 하는 결합조직으로 굵기나 길이, 형태는 근육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힘줄은 혈관과 전혀 다르지만 많은 사람들이 다리의 혈관을 보고 힘줄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질병이 있어 도드라진 혈관을 운동을 많이 해 힘줄이 많이 보이는 것이라고 착각하기까지 한다.
그렇다고 튀어나온 남성의 혈관이 모두 하지정맥류라고 볼 순 없다. 여성에 비해 지방이 적어 상대적으로 더 많이 튀어나와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돌출이 심하거나 혈관 주위의 색깔 변화가 있을 때는 의심해 봐야 한다.

<글 = 센트럴흉부외과 원장 김승진 (흉부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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