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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암, 20년 후 사라질 수도 있어

입력 2012.09.06 10:42
  • 김경옥·의학전문기자

TV 시청을 즐기는 A씨(33세)는 요즘 케이블 TV를 틀기만 하면 채널을 막론하고 암보험 광고가 나와 은근히 짜증이 난다. 하지만, 광고에서 ‘4명 중 1명은 암’ 식으로 얘기하는데, 막상 내가 암 예방을 위해 무슨 노력을 하고 있나 하고 생각해 보니 암보험 하나 들어둔 것 말고는 한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이런 A씨가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암 예방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예방접종이다. 예방접종은 영유아 시기에 모두 마치는 것으로 아는 사람이 많지만, 성인예방접종은 위암, 간암, 자궁경부암 등 감염으로 유발되는 암을 예방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자궁경부암자궁경부암

실제로 국립암센터는 2011년 국내 발생 남성암의 25%, 여성암의 16%는 헬리코박터균이나 B형·C형 간염바이러스,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등의 감염이 원인이라는 조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는 평소 특정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대한 감염관리가 암을 예방하고 치료하는데 매우 중요함을 보여주는 것으로, 연구팀은 B형간염과 인유두종바이러스 예방접종을 활성화하고 C형간염, 헬리코박터균에 대한 치료를 잘하면서 금연하면 국내 암 발생의 약 50% 이상도 예방 가능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조병구 자궁경부암연구위원은 “백신 덕분에 수십 년 후에 소멸될 것으로 예상되는 질병은 ‘자궁경부암’이 현재 1 순위”라고 말했다. 자궁경부암은 암 중에서 유일하게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한 암이다.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을 6 개월간 3회 접종하면 고위험성 인유두종 바이러스인 16형과 18형에 대한 면역 형성은 물론 교차면역을 통해 같은 조건 하에 자궁경부암 예방 확률을 70% 이상 향상시켜준다고 한다.

조병구 위원은 “‘과거에는 가장 흔한 여성암이었던 자궁경부암이 이제는 조기검진 확산으로 발생 빈도가 줄어들고 있지만, 성생활 개시 연령은 낮아지고 결혼 연령은 높아지면서, 자궁경부암 전 단계에서 치료받는 여성들의 수는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국립암센터의 공동연구에서도 한국여성의 저위험성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감염 경험이 9.4%로 나타났는데, 2003년 보고된 감염률 2~4%에 비해 두 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성생활이 가장 활발한 20~29세가 12.7%로 가장 높은 감염률을 보였다.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고위험성 HPV도 저위험성 HPV와 감염경로가 같다는 것을 고려할 때 자궁경부암 예방에 경고음을 울리는 심각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자궁경부암을 보다 확실하게 예방하기 위해서는 성생활을 시작하기 전 사춘기 자녀에게 반드시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을 접종해 주는 것이 좋다. 또한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이 시작된 지 불과 5년 밖에 되지 않았으므로, 성생활 시작 전 백신을 접종하지 못한 여성도 가급적 빨리 예방백신을 접종하고, 거르지 않고 정기적인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는다면 근본적인 예방이 가능하다.

백신접종이 확산되면 향후 10~20년 후에는 임상적으로 보기 힘든 암이 될 것이라는 자궁경부암에 내가 걸린다면 환자 입장에서는 더욱 억울할 수밖에 없다. 자궁경부암을 예방하고 싶다면 예방백신 접종을 가급적 빨리 완료하고 정기적인 부인과 검진을 받는 것이 자궁경부암에 대해서는 확실한 보험이 되는 셈이다.

출처: 대한산부인과의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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