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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에서 점수 따려면 ‘나르시시스트’가 되어라?

입력 2012.04.05 15:02
  • 이현주·의학전문기자

스타 강사이자, 베스트셀러 저자인 김정운 명지대 교수는 최근 SBS 프로그램 ‘힐링캠프’에 출연해, “교만이 열등감보다 낫다”며 “80%를 못하더라도 20%를 잘하는 게 있다면 그 20%를 믿고 살아가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교만’의 수준을 넘어 밉살스러울 정도로 자기도취가 심각한 나르시시스트들은 취업 면접에서도 좋은 성적을 올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실제로 나르시시스트들은 연구진이 행한 모의 취업 면접에서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자신감이넘치는남녀자신감이넘치는남녀

이번 연구를 실시한 미국 네브라스카-링컨 대학 연구팀은 “자기존중감이 높은 나르시시스트들은 자신에 대해 잘 얘기하고, 스스로를 띄워주기 때문에 결국 면접관들에게 자신감과 전문성이 높은 사람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첫번째 실험에서 72명의 실험 참가자를 대상으로 모의 면접에 참여시킨 뒤 면접에 임하는 그들의 모습을 비디오로 촬영해 분석해 보았다. 나르시시스트가 아닌 일반적인 사람들은 면접관이 도전적인 질문을 했을 때 스스로를 알리고 홍보하는데 서툴렀던 반면, 나르시시스트들은 자신들을 점점 더 많이 띄워가며 설명하는 경향이 있었다.

두번째 실험에서 연구진은 222명의 숙련된 면접관들로 하여금 기본 직무 스킬은 비슷하지만 자아도취 정도가 다른 여러 면접 대상자들의 모습이 담긴 비디오 테이프를 보고 평가를 내리도록 했다. 그 결과, 연예인 노홍철처럼 말이 빠르고 장황하게 얘기하며, 미소나 손동작을 많이 사용하는 등 환심을 사기 위해 애쓰는 ‘자기 자랑 그룹(Self-promoters)’은 면접관들로부터 더 놓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자격요건은 비슷하더라도 면접 기술에 있어 소극적인 사람들은 좋은 점수를 얻지 못했다.

이번 논문의 공저자인 경영학과 조교수 피터(Peter Harms)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효과적인 면접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면접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 얼마나 한계가 있는 것인지를 보여준다”며 “기업이 나르시시스트들을 뽑길 원치 않아도 이런 사람들은 자신감이 충만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결국 선택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피터 박사는 “나르시시스트들이 직장에서 정말 일을 잘하는지, 못하는지는 근거가 확실치 않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다른 보통의 사람들과 일터에서 어울릴 때 이들이 지장을 주는 것은 분명하다”며 “만약 다른 조건들이 보통 사람들과 비슷하다면 차라리 고용하지 않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응용사회심리학 저널(Journal of Applied Social Psychology)에 실렸으며, 헬스데이 뉴스가 4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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