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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입 안을 자세히 보면 건강이 보인다

입력 2012.01.13 00:00
  • 한상운·에스엠치과병원 의사

입술, 구강, 치아, 호흡은 치과에서 진단되는 치태나 잇몸질환, 치은염뿐 아니라 질병의 신호일 수 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엉성한 칫솔질로 치아 사이에 쌓이는 플라그는 동맥에 쌓여 심장 마비를 일으키는 플라그와는 매우 다르다. 하지만 구강 내 플라그의 독성은 심장질환 등의 질병과 연관된 만성 염증 반응을 자극한다.

뉴욕 윈스럽 대학병원 심장학과장 케빈 마르조(Kevin Marzo)박사는 “입은 심장으로 가는 입구이며 건강하지 못한 구강과 심장혈관 사이에는 확실한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심장질환 치료약을 복용하면 약은 혈류를 따라 빠르게 이동하는데, 이때 박테리아도 함께 이동할 수 있다. 치태를 유발하는 박테리아는 혈관과 체내 염증들을 활발하게 만들 수 있으며, 심장마비 등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높이는데, 실제 연구에서 잇몸 질환이 진행 중인 사람들이 치과 치료를 받았을 때 환자의 동맥도 더 건강해졌다.

전문가들은 구강 내 염증을 관리하는 것은 관절염, 주름, 노화 같은 건강문제와 관련한 다른 염증들도 감소시키며 호흡기 질환, 뇌졸중, 골다공증과도 연관이 있다.

또 구강은 환자의 성적 건강을 알 수 있는 지표역할을 한다. 브로콜리처럼 생긴 구강 내 사마귀는 성교에 의해 전염되는 가장 흔한 질병인 유두종바이러스(papillomavirus) 혹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의 신호 일 수 있다.

구강구강

미국 뉴욕 주립대 구강 의학 및 치의학과 임상 부교수 수잔 퍼글리스(Susan Pugliese)는 “환자의 입술, 혀, 입천장에서 종종 사마귀를 보게 되는데, 50세 이상의 데이트상대가 있는 환자에게서 더 자주 볼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대게 이 연령대들은 자신의 구강건강과 성생활을 연관시키지는 않는다.

인유두종바이러스는 구강암으로 발전되는 요인이기도 하다. 미국 국립 암 연구소(National Cancer Institute)에 따르면 2010년 미국에서 편도선과 혀 뒤쪽에 생긴 8000개 암 중 65%는 인유두종바이러스에 의한 것이었으며, 80%는 남성이었다고 전했다.

인유두종바이러스는 보통 구강 내에서 보이는데 치아 주위에 밝고 붉은 윤곽선이 나타나거나, 아구창 (진균의 감염에 의해 구강점막이나 목구멍에 흰 점과 궤양이 생기는 병)이라고 알려진 백태(white coating)로 확인할 수 있다.

호흡도 전반적인 신체 건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좋지 않은 호흡은 호흡기 감염, 당뇨병, 위산역류, 신장과 간 문제와 같은 심각한 상태를 알려주는 신호이기도 하다.

입이 건조하다면 우울증치료제, 소염진통제, 심장약 같은 약물에 의해 종종 발생할 수 있으며, 물을 마시거나 샐러리 등 섬유질 식품을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또 구강 내 파노라마 사진 등을 촬영해보면 골다공증 여부를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실제 치과에서 파노라마 방사선 사진 검토 후 내과에서 골다공증 확진을 받은 경우가 종종 있다.

올바른 구강 위생법을 지키는 것은 잇몸질환을 예방하고 구강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건강한 잇몸은 탄력이 있어 치아를 감싸주며 칫솔질이나 가벼운 치실질로 쉽게 피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구강을 잘 관리하고 있다고 해도 정기적인 검진을 게을리 하진 말자. 깨끗한 입 속에도 심각한 건강질환이 감춰져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한상운 하이닥 소셜의학기자 (치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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