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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치료

발냄새, 입냄새… 겨울에 더욱 괴로운 냄새 대처법

입력 2012.01.13 00:00
  • 이현주·의학전문기자

# 갑자기 수은주가 영하로 뚝 떨어진 초겨울 아침, 20대 취업준비생 강모(女)씨는 두꺼운 스웨터에 작년에 산 양털 부츠까지 신고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하지만 그날따라 버스에서 히터를 ‘빵빵하게’ 트는 바람에 도착할 때까지 땀을 뻘뻘 흘려야 했고, 몇 군데 원서를 넣고 사진을 찍느라고 양털이 다 축축해질 정도로 발에 땀나도록 돌아다녀야 했다. 그녀가 집에 돌아와 젖은 부츠를 벗고 한숨 돌리고 있는 동안, 함께 사는 강씨의 동생은 내내 코를 감싸쥐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가족도 용서할 수 없는 악취가 코를 찔렀기 때문이었다. 

체취 때문에 고민인 사람은 여름보다도 겨울이 더 괴롭다. 옷을 얇게 입는 여름철은 금세 마르기라도 하지만 겨울철은 옷이 두꺼운 데다가 실내외 온도차가 크기 때문에 한번 난 땀이 잘 마르지도 않기 때문.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도 말하기 꺼려지는 부끄러운 몸 냄새, 입 냄새, 발 냄새…냄새 3총사의 원인과 대처 방안에 대해 알아봤다.


진한 향수로도 해결되지 않는 고약한 체취

땀샘에는 외분비샘과 아포크린샘 두 종류가 있다. 외분비샘은 몸 전체에 분포되어 있으나 아포크린샘은 겨드랑이, 손, 발에 집중되어 있으며 체온을 조절하고 땀을 체외로 분비한다. 외분비샘에서 분비된 땀이 피부에 오래 잔류하게 되면 박테리아가 증식하여 몸 냄새를 야기하게 된다.
주로 사춘기에 나타나는 톡 쏘는 듯한 자극적인 몸 냄새는 겨드랑이와 사타구니의 아포크린샘에서 분비되는 페로몬과 성호르몬 탓일 때가 많다. 이는 생식 준비가 되었다는 자연스런 신호로 대부분은 호르몬 수치가 낮아지기 시작하는 20대 중반에 사라진다.

Solution!
초음파, 레이저, 내시경 등을 이용해 땀샘을 제거할 수 있다.  최근에는 리포셋 흡입술이라고 하여 땀샘을 긁어냄과 동시에 흡입하는 방식도 이용되고 있다. 액취증 수술 방법별로 재발 확률, 단점, 비용, 효과가 일시적인지 영구적인지 등이 다르므로 의사와 자세하게 상담한 후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좋다.

이런 질병 의심!
아주 드문 경우이긴 하지만 과도한 몸 냄새는 갑상선 및 부신과 같은 내분비계 분비선에 종양이 생겼다는 신호일 수 있다. 드물게는 ‘생선냄새 증후군(Fish Odor Syndrome)’이라고 하는 트리메틸아민뇨증(trimethylaminuria)도 의심해 볼 수 있다. 희귀 유전병의 하나로 몸에서 마치 생선 비린내와 같은 냄새가 나는 질병이다.


내 입에서 걸레 썩은 냄새가… 구취

구취는 잇몸과 치아 사이 혹은 혀 뒷부분과 같이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서 번식하는 박테리아가 분비하는 휘발성 황화화물(VSC)에 의해 유발된다. 대부분의 만성 구취는 잇몸질환이 원인일 때가 많다.
말을 많이 하는 교사나 상담원 같이 입안이 자주 건조해지는 경우도 박테리아의 증식에 따라 구취가 심해질 수 있다. 항우울제, 항경련제, 방사선 치료의 부작용이나 폐경 후 호르몬 변화에 의해 입안이 더욱 건조해질 수 있다.
편도 결석 또한 구취의 한 주범. 편도선에 있는 작은 구멍 사이로 음식물 찌꺼기 등이 끼어서 좁쌀만한 덩어리가 만들어진 것이 편도 결석이다. 특히 편도선에 염증이 생긴 뒤 잘 생길 수 있으며 집에서 혼자 제거하려고 하면 감염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병원에서 소독한 의료기구를 이용해 빼내는 것이 좋다.

Solution!
치과 전문의들은 물을 충분히 섭취하거나 구강청결제 등을 사용하는 것이 입안 건조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침 분비를 늘리기 위해 무설탕 껌이나 민트를 씹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한 구취의 60%는 혀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따라서 잇솔질을 할 때 혀도 빼놓지 않고 닦는 것이 중요하다. 치간칫솔이나 치실을 이용하여 통해 하루 두 번 입 안 플라그를 제거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구취가 신경쓰이는 직장인이라면 회사에 당근이나 토마토 같은 채소를 싸 간 뒤 하루 두 세 번 간식으로 섭취하면 구취 예방에 효과가 있다. 토마토는 냄새를 없애는 이오논(ionone)을 함유하고 있으며 당근은 칫솔과 같은 역할을 하는 섬유질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편도 결석은 특별히 치료받을 필요는 없다. 양치 과정에서 자연히 사라질 때가 많기 때문. 단, 빼내도 자주 생기는 사람이라면 편도선 제거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이런 질병 의심!
구취는 식도, 코, 폐 감염이나 기관지염 및 당뇨의 신호일 수 있다. 사과주스와 같은 과일향이 나는 냄새는 간이나 신장에 문제가 있다는 전형적인 신호라고 카터 박사는 말했다. 위산역류와 구토를 동반하는 악취가 계속된다면 반드시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하는데 이는 복부질환 및 암을 의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츠 벗기가 두렵다! 발 냄새

발 냄새는 박테리아의 증식으로 의해 유발된다. 발에는 25만개의 땀샘이 있는데 이는 손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수이다. 발은 항상 양말이나 신발에 싸여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환기되는 손과는 달리 박테리아가 증식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다.
하루 종일 서서 일하는 것과 같이 발에 지나친 스트레스가 가해지면 발에 위치한 혈관이 압력 증가로 팽창되어 땀 분비가 늘어나기 때문에 발 냄새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또한 무좀과 같은 곰팡이 감염이 발 냄새를 유발할 수 있으며 사춘기와 산모에게 나타나는 발 냄새는 호르몬 증가와 연관이 있다.
 
Solution!
겨울철 외출 후 귀가했을 땐 신발과 안창을 베란다와 같이 환기가 잘 되는 장소에서 말리는 것이 좋다. 특히 신발 안쪽으로 퍼 소재가 들어있는 방한 부츠의 경우 땀이 배게 되면 악취를 동반할 수 있으므로 같은 신발을 이틀 연속으로 신지 않도록 한다.
발 냄새에 특히 민감하다면, 목욕이나 샤워 후에 소독용 알코올에 적신 면을 발가락 사이에 대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발에 땀이 많은 체질이라면 땀구멍을 막는 염화 알루미늄을 함유한 발한억제제를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
 
이런 질병 의심!
발가락 사이가 갈라지거나 붉어지는 것은 무좀이나 다른 곰팡이 감염의 신호이다. 극단적인 경우 이는 당뇨발의 신호일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병원 치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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