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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생리통에 대한 오해와 진실

입력 2015.05.13 15:41
  • 황종하·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 전문의

생리통은 여성이 불편함 중 하나로 남성들은 잘 알지 못한다. 필자가 처음 의사로 직장 생활을 시작했던 인턴 시기에 우연히 간호사들의 근무 일정을 보게 되었다. 거기에는 D, E, N, O 로 표시되어 있었다. 각각 D (Day), E (Evening), N (night), O (off) 의 약자다. 3 교대를 하는 간호사의 특성상 낮 근무, 저녁 근무, 밤 근무, 비번을 영어 약자로 나타낸 것이다.

그런데 한글로 ‘생휴’라고 쓰여 있는 공간 있었다. 그건 뭘까 고민하다가 간호사에게 물어 보았다. 간호사는 웃으면서 대답을 잘 안하려고 했는데 재차 물어보니 생리 휴가라고 했다. ‘여자 인턴들은 일주일에 한번 집에 가는데 간호사들은 생리 휴가까지 있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에는 인턴 근무가 힘들어 생리 휴가까지 있는 간호사들이 부럽기도 했는데, 생각해보면 생리로 인한 고통으로 근무를 하기 힘들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회적 합의기도 하다. 그만큼 많은 여성들이 생리전 증후군, 생리통 등 생리로 인해 고통을 겪는다.

복통을 호소하는 여성복통을 호소하는 여성

◆ 생리통은 왜 생기는 것일까

생리통은 왜 생기는 것일까. 원발성과 속발성 (또는 이차성) 으로 나누어지는데 원발성은 특별한 원인이 없이 생기는 것이고, 속발성은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자궁내막증 등의 원인이 있는 경우다. 왜 질병이 없는데도 생리통이 생기는 것일까?

프로게스테론이라는 여성 호르몬들이 소퇴하면서 생리가 시작되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프로스타글란딘 등의 물질이 생성되고 이것이 생리통을 유발하게 된다. 생리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하는 것인데 생리통이 있기도 하고, 없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것은 개인적인 체질로 밖에는 잘 설명되지 않는다.

임신 초기에 입덧 증상, 갱년기 무렵의 안면 홍조 등도 마찬가지다. 생기는 이유야 있지만, 개인차이가 심해 전혀 증상이 없는 사람부터 일생 생활이 곤란한 사람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한다.

생리통이 있다면 이것이 원발성이냐 속발성이냐, 다시 말하면 원인이 있는지는 아는 것이 중요하다. 속발성인 경우 20 대 이후에서 호발하며 원인을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령 자궁 근종이 있다면 근종을 제거한다던지 고강도 집속 초음파(하이푸) 등의 치료가 필요하다. 미성년 여성의 경우에는 약 70-80% 정도가 원발성 생리통이고 일부에서 자궁내막증과 같은 속발성 생리통이 있다.

원발성 생리통의 경우 초경 후 6개월에서 일년 안에 증상이 있고, 통증 지속시간은 2-3일 정도이다. 오심, 구토, 설사, 두통, 요통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반면 속발성 생리통의 경우 초경 후 3년 이후에 생기고 생리 시작 전부터 증상이 있을 수 있고 생리 기간 내내 통증이 지속되기도 한다. 물론 증상만으로 두 가지를 완벽하게 구분할 수는 없지만 대략적으로 짐작해 볼 수는 있다.

<글 = 동원산부인과 황종하 원장 (산부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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