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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보다 생리통 길고 양도 많다면 ‘자궁선근증’ 의심

입력 2015.10.07 09:47
  • 정소영·의료법인 성누가의료재단 성누가병원 한의사

30대 여성 A씨는 이번 추석 연휴 동안 시댁에서 생리통이 예전처럼 2-3일만에 멈추질 않아 큰 곤란을 겪었다. 아이를 낳고 처음 찾은 시댁 식구들을 앞에 놓고 아픈 척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는데, 통증이 멈추지 않았던 것.

이럴 때 ‘명절 스트레스이겠거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겨선 안 된다. 자궁내막 조직에 의해 자궁의 크기가 커져서 생기는 자궁선근증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

자궁선근증의 뚜렷한 특징은 이러한 장기간의 생리통과 함께, 생리혈 증가도 있다. 여성들은 호르몬 감소로 인해 나이가 들면서 생리혈이 조금씩 감소하는데, 30대 이후에도 생리혈이 늘었다면 자궁선근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또 이렇게 생리혈이 과다 분비될 경우 빈혈이 초래될 수 있고, 자궁이 커지면서 방광을 압박해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참기 힘든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우울해 하는 여성우울해 하는 여성

자궁선근증은 자궁에 비정상적으로 침투한 자궁내막 조직이 주위 자궁근층의 성장을 촉진해, 마치 임신했을 때 자궁이 커지는 것 같은 증세를 나타내는 질환이다. 자궁근육층 속에 자궁 내막의 선조직 즉 분비조직이 비정상적으로 존재해 자궁이 두꺼워지거나 커져 있는 것이다.

원인은 아직까지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근층으로 스며들어 생기거나 자궁근층 조직이 변화해 자궁내막 조직과 비슷해지기 때문이라는 학설이 있다. 특히 자궁근종과 함께 생기는 경우가 많다.

자궁선근증 같은 자궁 질환에는 자궁 적출 같은 수술을 주로 권유하지만, 특히나 자궁적출 수술은 임신이나 결혼을 준비하는 가임기 여성에게는 불가능하고, 적출 후에도 여성에게 치명적인 여러 후유증이 따를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호르몬 치료 또한 정상적인 호르몬 분비 시스템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주게 되므로 치료시 약물치료를 우선 시행하고, 약물로 치료되지 않을 만큼 증상이 심할 때만 절제수술을 고려하도록 명시돼 있다.

가장 심각한 증상은 ‘불임’ 가능성이다. 자궁선근증이 있다 해서 다 불임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임신이 정상인보다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한의학적으로 자궁선근증의 원인은 어혈인데, 이 어혈이 임신을 어렵게 하기 때문이다.

어혈이 생기는 원인은 순환이 잘 되지 않거나 자궁이 차가울 때, 기운이 약하거나 염증으로 습열이 생긴 경우 등이다. 한의학에서는 순환을 도와주고 자궁을 따뜻하게 해 주며 기운을 보충하고 습열을 치료하는 약재를 통해 치료를 꾀한다.

어혈에 대한 한방치료는 자궁선근증을 더 자라게 하는 새로운 혈관의 생성을 억제하고, 이미 생겨난 자궁선근증 세포의 자연사를 유도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러면 증상이 호전되거나 자궁선근증 세포들이 소실되고 크기가 줄어드는 결과가 나타난다. 이렇듯 ‘어혈’이라는 근본 원인에 대한 치료는 재발을 막는 예방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

이와 함께 자궁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의심이나 질환 경력이 있을 경우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최소 6개월에 한 번씩은 산부인과를 방문해 자궁초음파 검사를 받으면서 정기 관리를 해 주는 것이 좋다.

또 생활 측면에서는 생리가 주기적인지 늘 점검하고, 규칙적인 운동으로 몸을 관리하며, 밤에는 가급적 휴식하는 것이 좋다. 또 식생활에서는 인스턴트 식품을 가급적 멀리하고, 일회용품이나 화학제품 사용도 자제해야 한다.

<글 = 인애한의원 정소영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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