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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내막증 예방, 바른 자세와 식습관도 중요

입력 2015.11.03 09:24
  • 정소영·의료법인 성누가의료재단 성누가병원 한의사

20대 후반의 미혼 여성 A씨는 최근 응급실 신세를 져야 했다. 갈수록 생리통이 심해져 괴로워하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통증이 너무 심해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여서 결국 대중교통을 이용하던 중 쓰러지고 말았던 것.

이처럼 극심한 생리통이 계속된다면 자궁내막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자궁내막증이란 자궁 내부에 있어야 할 자궁 내막이 자궁 외부의 난소, 난관, 골반강 안쪽 어느 부위에 붙어 증식하는 질환을 말한다.

자궁 외부에 내막 조직이 퍼지게 되면 여성호르몬의 변화에 따라 생리 주기에 따라 극심한 통증을 수반할 수 있다. 때로는 항문통증도 수반한다. 생리통이나 골반통이 심한 여성들은 보통 진통제로 통증을 다스릴 수 있지만, 자궁내막증으로 인한 생리통의 경우 진통제로도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자궁내막증의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채 여러 가설들이 제시되고 있는데, 생리혈이 역류해서 발생한다는 것이 가장 유력하다. 그러나 자궁혈 역류는 자궁내막증이 없는 여성들에게도 흔히 발견된다. 결국 자궁내막증이 없는 여성들은 생리혈이 역류해도 이를 잘 제거하지만, 자궁내막증을 가진 여성들은 이를 처리하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러한 자궁내막증은 진단도 쉽지 않다. 작은 자궁내막 조직이 골반강 여기저기에 퍼져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자궁내막증이 난소에 생겼을 경우 초음파 검진에서 발견할 수 있지만, 그 밖에 여기저기 퍼져 있는 작은 내막조직들은 초음파로도 잡아내기 힘들다. 그래서, 일단 생리통이 극심할 경우 자궁내막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채소를 먹는 여성채소를 먹는 여성

한의학에서는 자궁내막증을 어혈로 인한 질환으로, 자궁과 난소 주변, 골반강 내부의 순환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결과라고 본다. 이에 자궁내막증 치료는 우선 어혈 치료를 통해 생리통을 줄이고 더 이상 질환이 진행되지 않도록 막는 방향으로 실시된다.

기본적으로 한방치료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조절하여 몸이 스스로 회복하게 하는 것이므로, 자궁내막증도 생리혈의 역류를 잘 제거할 수 있게 몸을 회복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그리고 자궁내막증은 재발률이 5~20%이고 치료 5년 후에는 이것이 40%까지 높아지기 때문에, 재발을 막는 방법으로 한방치료가 각광을 받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어혈 치료로 골반강의 순환력을 높이고, 뜸 치료를 통해 하복부 혈액순환을 좋게 하면 통증이 완화되는 것을 볼 수 있다. 한약과 침, 뜸 치료를 꾸준히 받을 경우 자궁과 자궁 부속기관의 기능이 개선돼, 임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자궁내막증의 악화나 재발도 방지할 수 있다.

임신 준비 또는 임신 중 자궁내막증이 발견됐을 경우, 출산 전이라면 최대한 수술을 미루는 것이 좋다. 수술을 하면 난소 조직을 잘라내야 하고, 세포와 조직이 한 번 제거되면 난소가 제 기능을 회복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자궁내막증이 있더라도 임신과 출산이 가능하므로, 임신 시도를 충분히 해도 된다. 물론 자궁내막증이 있는 경우, 없는 사람보다는 임신 성공률이 다소 낮다.

‘여성의 건강은 자궁을 보면 알 수 있다’는 말처럼, 자궁 건강을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다. 자궁내막증을 예방하려면 육고기, 우유나 유제품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고, 가능하면 야채를 곁들인 집밥으로 식사하는 것이 좋다.

또한, 골반이 비틀어져 있을 경우 자궁 내 혈액순환 장애가 더욱 악화될 수 있으므로, ‘바른 자세’를 유지해 골반 틀어짐을 막는 것도 중요하다.

구부정하게 앉거나 다리를 꼬거나 한쪽 신체에만 힘을 싣는 자세는 건강에 좋지 못한 자세이며 자궁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자궁건강에 좋은 바른 자세는 다리를 꼬거나 발을 교차시키지 않고 척추와 골반이 틀어지지 않도록 주의하며 의자 깊숙이 엉덩이를 밀어 넣고 허리를 바르게 세운다. 이 때, 목이 앞으로 나오지 않도록 턱을 살짝 당겨주는 것이 좋다. 자궁과 골반을 튼튼하게 만드는 요가나 체조를 하는 것도 좋다. 상체를 곧게 펴고 양 발바닥을 붙이고 앉아 상체를 발 쪽으로 최대한 가까이 당겨주는 나비자세가 골반과 고관절을 자극하며 하복부의 순환을 도와준다.

<글 = 인애한의원 강남점 정소영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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