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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 면역력 떨어질 때 ‘대상포진’ 주의

입력 2015.11.09 16:00
  • 강진수·강한피부과의원 전문의

겨울 환절기, 낮아진 기온과 건조해진 공기 탓에 신체 면역력이 떨어지는 시기다. 게다가 해마다 이 맘 때면 대입 수능시험이 치러지는 시기라 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의 건강관리는 더욱 중요하다. 하지만 공부에 지친 상태에서 긴장과 스트레스가 쌓이다 보면 ‘대상포진’이라는 걸림돌에 발목을 잡힐 수 있으니 각별할 주의가 필요하다. 대상포진은 연령대 상관없이 극심한 피로와 스트레스에 면역력이 떨어지면 누구나 쉽게 걸릴 수 있다. 또한 초기 증상이 감기몸살과 비슷해 감기로 오인하다 병을 키우는 일이 잦으므로, 이 시기엔 가벼운 감기라도 주의 깊게 잘 살피는 것이 좋다.

# 신체 면역력 떨어질 때 걸릴 수 있어

재수생 김 모 씨(20세, 남)는 작년 수능시험을 보지 못했다. 하루 4시간도 채 못 자며 열심히 공부했지만, 수능 일주일 전부터 감기 기운이 있었고, 병원 갈 시간도 아까워 감기약만 먹어가며 버티다 수능 하루 전 극심한 어깨통증에 병원을 찾았다가 대상포진 판정을 받았다. 원인은 극심한 스트레스와 체력저하. 온몸을 가눌 수도 없는 극심한 통증 때문에 결국 시험을 포기해야만 했다.

대상포진의 원인은 바리셀라 조스터 바이러스로 2~10세 아이에게 수두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다. 어릴 때 수두를 앓고 나면 이 바이러스가 신경세포에 잠복하게 되는데 신체 면역력이 떨어지면 활동을 재개해 신경 주변으로 퍼지면서 대상포진을 일으킨다. 전 세계적으로 대상포진 발병률은 수두 경험자 5명 중 1명꼴로 추산되고 있다. 하지만 수두를 앓지 않았더라도 신체 저항력이 떨어지면 나타날 수 있는데 특히 신체 리듬이 깨지기 쉬운 환절기나 스트레스가 극심할 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누워있는 청소년누워있는 청소년

초기 증상은 감기와 비슷하다. 전신 권태감이나 발열, 오한이 있을 수 있고 속이 메스껍거나 배가 아프고 설사가 나기도 한다. 특히 이 병의 특징인 피부 반점과 물집은 심한 통증이 먼저 생기고 3∼10일이 지난 후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신경통이나 디스크, 오십견, 요로결석, 늑막염 등으로 오인하기 쉽다. 물집이 있기 전엔 의사들조차 병을 확진하기가 어려워 실제 대상포진 환자의 상당수가 오진 경험이 있을 정도다. 초기 증세가 감기나 신경통과 비슷해 얼른 병원으로 달려가기보다는 집에서 적당히 쉬면 낫겠지 하는 생각으로 내원을 미루는 일이 많다. 하지만 치료를 늦추면 후유증으로 고생하게 되므로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미국 질병관리본부에서는 60세 이상 성인의 대상포진 예방을 위해 ‘ZOSTAVAX’ 접종 권고안을 채택해 시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50세 이상인 경우 대상포진 백신 접종을 권장하는데, 1회만 접종하면 되며, 접종 후 발병율이 약 50% 정도 줄어든다. 젊은 성인층에서 대상 포진을 앓으면 비교적 통증이 약한 편이지만, 나이 많은 노인들의 경우에는 밤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하게 나타나며 후유증인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생길 확률이 크다.

# 피부발진 나타나면 즉시 치료해야

대상포진은 치료 시작이 늦어지면 포진 후 신경통에 시달릴 수 있다. 포진 후 신경통이란 대상포진이 치료된 후에도 수주나 수개월, 혹은 수년간 신경통이 계속되는 후유증을 말한다. 그래서 피부 발진이 나타나면 바로 치료에 들어가야 한다. 대상포진 치료법은 먹는 약과 바르는 약 주사제 등이 있다.

치료는 동통의 억제, 바이러스의 확산과 이차적인 세균감염 억제, 포진 후 신경통 등의 합병증 예방 및 최소화에 초점을 두고 이뤄진다. 항바이러스제 복용 약 투여 및 캡사이신(capsaicin) 연고, 진통제 연고 등이 처방되며, 이차 세균 감염이 있을 때 항생제 연고 등이 사용된다. 환자가 면역기능이 매우 떨어진 경우나 급성기에는 48시간 이내에 주사제를 사용해 치료한다. 대상포진에 나타나는 통증은 매우 심한 편으로 많은 환자가 수면장애, 피로, 우울증을 호소하므로 초기에는 통증을 줄여주는 진통제도 사용한다.

치료 도중에는 되도록 찬바람을 쐬지 말고 목욕 시에는 물집이 터지지 않도록 부드럽게 닦아주는 게 좋다. 상처 치료에는 자극성 강한 반창고를 붙이기보다는 항생제가 포함된 거즈를 사용한다. 또한, 대상포진은 전염 질환이다. 수두보다는 전염성이 낮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수두를 앓은 경험이 없는 사람, 어린이, 노인, 환자 등과는 격리해 치료하는 것이 좋다.

대상포진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건강관리를 잘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수험생이라면 높은 긴장도와 스트레스를 풀어줄 수 있는 충분한 휴식이나 운동을 중간중간 해주는 것이 좋다. 식사를 거르지 않고 반드시 챙겨 먹는 것이 면역력 유지에 큰 도움이 되며 부득이할 경우 영양제를 챙겨 먹고 죽이나 건강음료 등으로 식사를 대체하거나 주말에는 꼭 쉬는 등의 최소한의 건강규칙을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

<글 = 강한피부과 강진수 원장 (피부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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