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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피부 괴롭히는 ‘두드러기, 동창, 동상’ 주의

입력 2015.12.21 18:02
  • 강진수·강한피부과의원 전문의

한파가 한반도를 강타한 가운데 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여기에 강한 바람이 불면서 체감온도는 더욱 낮다. 이렇게 추운 날씨 속에 돌아다니다 보면 허벅지에서 두드러기가 올라오고 손끝 발끝은 저리는 등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난다. 겨울철 건조와 추위로 인해 찾아오는 트러블이다.

추위추위

▶ 추운 날씨에 외출하니 허벅지가 가려워... ‘한랭성 두드러기’

추운 날씨에 1~2시간 돌아다니다 보면 엉덩이와 허벅지가 참을 수 없이 가려워지면서 두드러기가 돋아나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두드러기의 일종으로 한랭성 두드러기’라고 한다. 찬 기온에 노출될 경우 나타난다. 두드러기는 어떠한 원인으로 인해 피부가 갑자기 가려우면서 마치 벌레에 불린 듯 여러 개의 홍반이 나타나는 증상인데, 그 원인은 환자에 따라 너무도 다양하다. 음식물이나 약물에 의한 경우가 많으나 ‘한랭성 두드러기’처럼 갑작스런 온도 변화에 의해 나타나기도 한다.

반대로 체온이 올라가면 나타나는 두드러기가 있는데 이를 ‘콜린성 두드러기’라고 한다. 콜린성 두드러기는 고온에 노출되거나 격한 감정을 겪은 뒤에 생기는데, 과도한 운동으로 인한 체온 상승, 갑작스런 온도변화,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해 나타난다. 특히, 겨울에는 추운 바깥에 있다가 사우나 목욕탕에 가면 나타나는 일이 많다.

이는 심부 체온이 1℃ 정도 올라가면 몸속 ‘수분’이 피지선의 분비물과 반응하여 독성물질을 만드는데, 이 독성물질이 흡수되면서 모낭 주위의 비만세포를 자극해 항히스타민을 분비함으로써 두드러기가 일어나는 만드는 것이다. 만성 두드러기의 약 5~7%를 차지하며, 젊은 연령층에 잘 생긴다.

한랭성 두드러기나 콜린성 두드러기는 가려움이 심하고 팥이나 콩알만 한 게 부풀어 오른 발진이 많이 나타나는데, 가만히 두면 수 시간 내에 사라지는 일이 많지만 수일간 계속되기도 한다. 되도록 신체가 급격하에 온도 변화를 겪지 않도록 한랭성 두드러기의 경우 옷을 따뜻하게 입고, 찬 기운에 오래 돌아다니지 않도록 하며, 콜린성 두드러기의 경우 갑작스런 과격한 운동, 온탕에서 장시간 목욕하는 일을 피한다. 이 두 가지 두드러기는 한번 치료해도 자주 재발하므로 만성화되면 항히스타민제를 장기간 투여한다.

▶손끝 발끝이 저릿저릿 간질간질… ‘동창’ 주의보

추운 곳에 오래 있게 되면 추위에 노출된 부분을 중심으로 동상에 걸리기 쉽다. 이때 동상은 아니지만, 손가락이나 발가락, 코나 귀 끝이 새하얗게 변하고 실내로 들어오면 화끈 열이 오르면서 쓰라리고 가렵다면 동창(凍瘡)이다. 차가운 기온이 몸을 위축시켜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바람에 생긴다.

손가락, 발가락, 발뒤꿈치, 코, 귀 등 추위에 보온이 잘 안 되는 부위에서 나타나기 쉽다. 특히 통풍되지 않는 부츠 안에 스타킹을 신고 온종일 추운 바깥을 돌아다니게 되면 발가락 부분이 땀에 젖은 데다 혈액순환이 안 되고 추위에 얼면서 ‘동창’에 걸릴 수 있다. 외출 후 발가락 부분이 매우 가렵고 화끈거리면 우선 40℃ 정도의 따뜻한 물에 담가 천천히 녹인다.

가렵다고 문지르면 언 피부에 상처가 생길 수 있으므로 문지르지 말고 깨끗이 씻은 후에는 잘 말려 보습 크림을 듬뿍 발라준다. 이때, 한번 바르는 데 그치지 말고, 가려울 때마다 수시로 보습크림을 덧발라주는 것이 좋다. 동창이 있는 피부에 물집이 생길 수 있는데, 이때 물집은 터뜨리지 말고 전문의 진단을 받아 혈관확장제나 항염제를 처방받도록 한다.

▶ 손발이 얼얼 감각이 없네… ‘동상’ 주의

맹추위에도 겨울 레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설원 위에서 온종일 스키와 스노보드를 즐기게 되면 좁은 신발 속에 갇힌 발이나 추위에 노출된 귀, 코, 뺨, 손가락, 발가락 등이 동상에 걸리기 쉽다. ‘동상’은 영하 2~10℃ 저온에 노출된 피부조직이 얼어버리면서 피가 통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스키장에서는 반드시 두꺼운 양말과 장갑, 귀마개 등을 착용해 보온에 신경 쓴다. 또 양말이나 내의, 방한복이 젖거나 땀에 찼을 경우 바로 갈아입는 것이 좋다. 2~3시간 간격으로 휴게실로 들어가 신발을 벗고 발가락을 움직여주고 손으로 주물러 혈액순환이 잘되도록 해주면 예방에 도움이 된다.

스키장에 다녀온 후 추위에 노출되었던 손이나 발가락 부분이 매우 가렵고 화끈거리면 우선 40도 정도의 따뜻한 물에 30~60분 정도 담가 천천히 녹인다. 이때 따뜻한 물을 수시로 부어 적정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38℃ 이하의 물은 동상 부위를 녹이는데 효과적이지 않고, 43도 이상이 되면 피부 조직이 상하거나 화상을 입을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동상 부위는 문지르거나 마사지해서는 안된다. 문지르면 얼음 결정이 세포를 파괴할 수 있다. 깨끗이 씻은 후에는 잘 말려 마른 천이나 옷으로 보온을 잘 해줘야 한다. 귀와 얼굴이 얼었을 경우에는 따뜻한 물수건을 대주고 자주 갈아준다. 동상 부위에 뜨거운 주전자를 대거나 전기담요, 난로 등에 가까이 대는 식으로 열을 가하면 과도한 열을 발생시켜 화상 우려가 있으므로 해서는 안 된다.

동상은 손상 정도가 심하지 않으면 수 시간 내 정상으로 회복된다. 대신 통증은 여러 시간 혹은 수일간 계속될 수 있다. 동상이 심하면 수포가 잡히므로 심하면 조직이 죽으면서 물집이 발생할 수 있다. 만약 물집이 생기면 터뜨리지 말고 그냥 두어서 세균에 감염되지 않도록 하고, 동상 부위가 다치지 않도록 주의하고 즉시 병원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동상은 추위에 오래 노출될수록 피부 손상이 심해질 수 있다. 이미 동상 부위가 회색이고 심하다고 판단되면 38~40℃ 물에 물을 보충해가며 20~40분간 녹인 후 깨끗이 닦고 손가락 발가락 사이에 습기가 차지 않게 가제를 끼우고 발가락이 동상일 경우에는 환자를 걷게 하지 않고 들것에 들어 즉시 병원으로 옮기도록 한다.

동상 환자는 절대 술을 마셔서는 안된다. 술을 마시면 혈관 확장에 의해 몸의 열이 방출되어 오히려 저체온증이 발생할 수 있다. 흡연도 금지다. 담배는 혈관 수축을 일으키고, 혈액 순환을 방해한다.

<글 = 강한피부과 강진수 원장 (피부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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