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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민성 방광증후군 보톡스 치료, 재발 막기 위해서는?

입력 2015.12.24 15:29
  • 정소영·의료법인 성누가의료재단 성누가병원 한의사

국내산 보톡스가 앞다퉈 개발되면서 ‘보톡스 2만 원 시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국은 ‘보톡스 대중화’의 선두주자가 됐다.

보톡스는 ‘보툴리눔 톡신(botulinum toxin therapy)’이 상품화되어 만들어진 약제 이름으로 근육 수축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을 차단하여 근육의 움직임을 없애고 근육 크기를 축소하는 효과를 내는 물질을 말한다. 보톡스 시술법은 이러한 보툴리눔 톡신으로 시행되는 치료 방법을 통칭하는 말이다.

최근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이규성 교수팀의 과민성 방광증후군에 ‘보톡스 치료’가 효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주목을 받고 있다. 과민성 방광 1차 치료제인 항콜린제에 반응하지 않거나 부작용으로 항콜린제 치료가 어려운 난치성 과민성 방광 증후군 환자에게 ‘보톡스 치료’를 처방했더니 효과가 있다는 것.

과민성 방광 환자 43명과 배뇨근 과(過)활동성 환자 17명 등 55명을 대상으로 보톡스 주사 치료 후 12주간 추적 관찰을 한 결과, 빈뇨와 급박뇨, 절박성 요실금 횟수가 평균 1.93회, 3.25회, 1.03회 정도로 감소했다는 보고도 나왔다.

스트레스 받고 있는 여자스트레스 받고 있는 여자

과민성 방광은 방광에 소변이 충분히 차지 않았는데도 갑자기 방광 근육이 수축함에 따라 강하고 급박한 요의와 함께 소변이 마려운 ‘요절박’ 증상이 특징으로 나타나는 배뇨장애의 일종이다. 특히 소변을 충분히 참지 못해 밤중에 숙면을 취하기 어렵고, 소변이 새는 ‘절박성 요실금’의 위험도 있다. 국내에서는 40세 이상 인구 6명 중 1명이 발생할 정도로 흔하고, 600만 명 이상이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과민성 방광증후군의 보톡스 주사치료가 지난 10월부터 건강보험까지 적용되면서 최근 삼성서울병원에서는 과민성 방광과 신경인성 배뇨근 과활동성으로 배뇨 장애를 겪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방광 보톡스클리닉’을 개설하기도 했다. 보톡스는 이 외에도 이갈이, 치질 개선, 수전증, 다한증, 긴장성 두통 등 내부 근육을 위축시키면 증세가 좋아지는 분야에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보톡스의 용량과 사용 빈도가 늘어나면서 항체가 생겨 약효가 사라지는 ‘내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시술자의 숙련도에 따라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하며, 단번에 효과가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시술을 받지 말아야 할 경우도 있다.

한방에서는 과민성 방광에 대한 ‘근본 원인’을 치료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재발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내성이나 부작용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방광이 차가워지면서 약해지는 신체적 측면, 불안하고 조급한 마음 때문에 생기는 심리적 측면을 함께 고려하여, 증상 자체보다 원인을 찾아내는 데 주력한다.

또한, 방광 자체를 튼튼하게 해 주는 식이요법 등 생활 구석구석까지 원인이 될 수 있는 부분들을 조정해 주고, 몸이 스스로 원기를 회복해 정상 상태를 찾아갈 수 있도록 돕기 때문에 재발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

과민성 방광 환자 중 이미 항콜린제를 써봤지만,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으로 항콜린제 치료를 할 수 없는 난치성 과민성 방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한방의 연구 결과도 있다. 대한한방부인과학회지(제22권 제3호)에 수록된 연구 결과 과민성 방광 환자 중 30일 이상 치료한 64명에서 85%의 호전율이 보고되며, 재발 가능성이 높은 난치과민성 방광환자에게 보다 근본적인 효과적인 치료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글 = 인애한의원 강남점 정소영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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