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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폐경으로 나타나는 난소기능 저하

입력 2016.01.11 10:30
  • 정소영·의료법인 성누가의료재단 성누가병원 한의사

결혼을 앞둔 30대 여성 A씨는 요즘 말 못할 큰 고민에 쌓여 있다. 결혼 후 곧바로 아이를 가질 생각이지만, 몇 달 전부터 생리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걱정이 돼 찾아간 산부인과에서는 ‘조기폐경’ 가능성을 이야기했다.

A씨와 같은 ‘조기폐경’이란 정상적 폐경 나이인 50세 전후보다 훨씬 빠른 40대 이전, 20-30대에 나타나는 무배란 증상을 뜻한다. 말 그대로 조기에 폐경이 일어난 증상이다. 40세 전 난소기능이 저하되는 ‘조기폐경’의 빈도는 100명 중 1명이며, 30세 이하도 1,000명 중 1명으로 보고된다.

여성여성

폐경은 한 달에 한 번씩 난소에서 나와야 하는 난자가 나오지 않아 생리(월경)가 끊어지는 것. 그러므로 조기폐경은 단순한 생리불순과는 엄연히 차원이 다르며, 호르몬 검사를 통해 수개월에 걸쳐 관찰 후 진단이 내려지게 된다. 따라서 그만큼 치료과정에서도 끈기가 필요하다.

조기폐경은 주로 난소 기능이 조기에 저하되면서 발생하며, 일반적으로 흡연자들은 폐경이 2년 정도 앞당겨지는 것으로 나타났고, 자궁을 절제할 경우 난소의 혈액순환에 문제를 일으켜 폐경이 2배 정도 빨라진다는 보고가 있다.

조기폐경도 결국 폐경이기 때문에, 일반적 폐경 증상을 그대로 나타낸다. 불임부터 갱년기에 찾아오는 안면홍조나 발한부터 우울감, 질 건조감으로 인한 성생활 불편, 골다공증·심혈관질환 증가 등을 초래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조기폐경에는 호르몬 요법, 즉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투여를 통해 생리를 유도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그러나 이는 피임약 효과처럼 생리는 할 수 있으나 무배란을 낳아 임신이 되지 않는 아이러니를 일으킨다 가능성보다 골다공증 등 합병증 예방에 주력하는 치료법이다.

한방에서는 우리 몸을 소우주로 여겨, ‘수승화강’이라 하여 수기는 위로 올라가고 화기는 아래로 내려가면서 순환해야 건강하다고 말한다. 조기폐경은 이를 거스른다는 것. 한방에서는 조기폐경 원인을 신장의 기능이 약화하거나 스트레스가 많기 때문으로 본다. 이에 신장기능 강화와 스트레스로 인한 울혈을 풀어주는 한약을 주로 사용한다.

결국, 난소기능 저하를 극복하여 조기폐경을 예방하는 것이 치료의 관건이 된다. 희망적인 것은, 난소기능 저하로 인한 조기폐경 중 27% 정도는 배란이 확인되고, 5-10%는 임신도 성공한다는 연구 결과이다. 심지어 8년간 생리를 하지 않다가 주기적인 생리를 회복하는 경우도 있다. 더구나 조기폐경 진단을 받았을 경우, 빨리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활 면에서는 장기적으로 골다공증 예방이 필요하므로, 칼슘과 비타민D 섭취가 필요하다. 여성호르몬 요법을 시행 중인 경우 하루 1,000mg의 칼슘을 섭취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골절 위험도 증가하므로 걷기뿐 아니라 앉았다 일어서기, 윗몸일으키기 등 근력을 키워주는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불임 여성들의 경우 가임 여성들보다 하복부가 차다는 연구결과에 따라, 자궁을 따뜻하게 하는 쑥차나 계피차를 마시는 것도 좋다. 예정일보다 생리가 늦어지면 우엉 차나 우엉을 술로 담가 마셔도 된다. 익모초는 생리가 불규칙할 때 자궁의 어혈을 제거하고 순환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글 = 인애한의원 강남점 정소영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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