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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임으로 이어지는 ‘무월경, 생리불순’

입력 2016.03.17 15:56
  • 정소영·의료법인 성누가의료재단 성누가병원 한의사

최근 직장인 여성이 늘고 환경이 악화하면서 ‘무월경’과 ‘생리불순’ 증상을 호소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보통 6개월 이상 혹은 생리 주기의 3배 이상 기간 생리가 없는 경우를 ‘무월경’으로 진단한다.

초경이 시작되지 않은 채 지속해서 생리를 겪지 않는 경우는 원발성 무월경이라 하고, 정상적인 초경과 정상적인 생리를 보이다 생리가 중단되는 경우를 속발성 무월경이라고 부른다.

‘생리불순’은 표준화된 의학적 질병 명칭은 아니지만, 정상 범위를 벗어나 불규칙적으로 생리가 발생하는 경우를 이른다. 좁은 의미의 생리불순은 생리 시작일 사이의 간격인 ‘생리 주기’가 지나치게 빠르거나 늦을 때, 또는 한두 번은 빨랐다가 다음엔 늦어지는 등 변화가 커서 예측하기 어려운 경우를 말한다.

생리불순, 생리통생리불순, 생리통

이와 함께 넓은 의미로는 생리 주기의 이상뿐 아니라 생리 양이나 기간의 이상, 생리통 이상, 생리혈 색깔과 모양의 이상까지 포함한다. 한 마디로 ‘정상 범위를 벗어난 생리’이다.

생리불순 중 ‘주기 이상’은 주위 사람들과 비교해 보면 쉽게 감을 잡을 수 있지만, 생리량 문제는 초경 이후 10년 이상 생리를 해온 성인 여성이라 해도 자신이 정상인지 정확히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정확한 양을 측정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일반적으로는 생리 기간과 패드 사용 개수로 설명한다.

정상 생리량은 2~7일 정도 지속한다고 할 때 하루 패드 3~5개가 평균이다. 물론 패드 사용량은 습관 차이가 크게 좌우하므로 절대적 기준은 아니다. 여기서 나이를 고려해야 하는데, 생리량은 나이가 들면서 감소하기 때문이다.

생리불순은 호르몬 불균형의 결과이므로 주로 호르몬 치료제를 사용하지만, 호르몬 분비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해서 계속 호르몬제를 사용할 경우 우리 몸의 호르몬 조절 기능은 더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약점이 있다. 이에 한방치료에서는 우리 몸이 스스로 정상적인 호르몬 분비를 해낼 수 있도록 돕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생리불순은 뇌종양이나 갑상선 질환, 당뇨나 다낭성난소증후군 등의 대사장애, 조기폐경 등 심각한 질환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참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조기에 병·의원을 찾아 원인을 찾고 치료에 들어가야 한다. 생리불순이 장기적으로 일어난다면 다낭성난소증후군 여부를 확인해야 하고, 상열 감이나 이를 동반한 식은땀, 불면증, 가슴 두근거림 등 갱년기 증후군 같은 증상을 동반할 경우 조기폐경을 의심해 봐야 한다.

무엇보다 무월경과 생리불순은 ‘불임’이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 빠른 진료가 필요하다. 무월경과 생리불순뿐 아니라 불임에 대해서도 한방치료는 높은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단순히 몸을 건강하게 만들어 임신할 수 있도록 하는 정도가 아니라, 많은 과학적 조사와 실험·임상 연구를 통해 배란과 난포성숙에 도움을 주고, 임신의 성립과 유지에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는 것.

한방치료 효과에 대한 연구결과를 보면, 혈중 FSH와 에스트로젠 E2의 농도증가와 LH의 변화로 난포의 성숙과 배란에 도움을 주고, 프로게스테론 농도 증가로 자궁내막 기질 세포증식에 도움을 줌으로써 자궁내막의 성숙을 유도한다는 결과가 있다. 이는 한방치료가 수정란의 착상을 돕고 난자 발생을 촉진해 임신의 성립과 유지에도 유익하다는 것을 말한다.

불임에 대한 한방치료는 난소의 기능을 돕고, 자궁의 환경이 임신 성립과 유지에 적합하도록 깨끗하고 따뜻하며 튼튼하게 하는 데 주력한다. 이를 통해 규칙적 배란을 유도하고, 정상적 생리 주기를 되찾게 한다.

또한, 생리통, 냉대하 등 여성 질환을 치료해 불임의 원인이 되는 신체의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치료한다. 인위적 호르몬 투여가 아닌, 자신의 몸 스스로 호르몬이 분비되게 해 주는 것. 이렇게 ‘준비된 몸’은 건강하게 자연임신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글 = 인애한의원 정소영 원장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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