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닥

전문가칼럼

난임이란? 한의학적 난임 치료 목표는 ‘신장기능의 회복’

입력 2016.04.08 17:32
  • 김윤경·인애한의원(노원점) 한의사

여성이 한 번의 월경 주기 동안에 임신할 수 있는 확률을 수태능이라고 하는데, 정상적인 부부의 수태능은 약 20~25% 정도이다. 수태능으로 볼 때 정상 부부에게서도 임신은 결코 쉬운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어 임신과 출산은 더욱 축복으로 여겨지는 것 같다.

현재 우리나라의 난임률은 13%(2010,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정도로 추정되며 지속해서 증가 추세에 있다. 난임이란 약 1년간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임신이 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과거에 임신 경험이 없다면 원발성 난임이라 하고, 과거 임신 경험이 있는데 유산 또는 분만 후 무월경이 끝난 뒤부터 만 1년이 지나도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를 속발성 난임이라고 한다. 결혼 후의 임신율은 부부의 나이, 결혼 기간, 성교 횟수 등에 의해 결정된다.

의사에게 설명 듣고 있는 부부의사에게 설명 듣고 있는 부부

난임의 원인을 살펴보면 남성 원인이 약 30%, 여성 요인이 약 30%, 쌍방 요인이 약 10% 기타 원인 불명이 30% 정도다. 남성 난임의 원인으로는 정액 이상, 고환 이상, 내분비 이상 등이 있다. 여성에 있어서 난임 요인으로는 배란 장애가 30~40%, 난관 및 복막 인자가 약 30~40%, 원인 불명이 약 10~15%, 복합적 인자가 약 10~15%이다.

본원에 내원하는 난임 환자들을 살펴보면 이미 양방 검진을 받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한의사는 양방 진단을 통해 환자의 난임 상태를 충분히 이해하고, 난임증 외의 다른 신체 전반적인 상태를 함께 파악하여 한의학적으로 변증하고 치료에 들어가게 된다. 자연 임신이 어려워 시험관 아기 시술을 선택하는 부부도 한방 치료를 병행하는 경우도 많다.

▲ 한의학적 치료 목표는 부부 ‘신장기능의 회복’

난임의 한의학적 치료에서 목표로 하는 것은 부부의 신장 기능의 회복이다. 이때의 신장은 우리가 콩팥으로 알고 있는 해부학적인 신장(kidney)을 포함하며 기능적으로 생식의 의미까지 갖는 좀 더 넓은 개념이다.

사람들은 살아갈 때 두 가지 에너지를 가지고 살아가는데, 하나는 선천적인 생명 에너지이고, 다른 하나는 음식을 통해 얻는 후천적인 에너지이다. 한의학에서 선천적인 생명 에너지는 신장(腎臟)에서 비롯된다고 보고, 후천적인 에너지는 비장(脾臟)의 기능에 영향을 받는다고 본다. 임신은 한의학적으로 엄마와 아빠의 선천적인 에너지인 신장의 기운을 바탕으로 생명이 잉태되는 것이다.

더군다나 여성의 경우 임신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자궁은 선천의 에너지가 나오는 신장으로부터 에너지를 받아서 기능한다. 타고난 생명 에너지는 나이가 들수록 점차 약해지는데, 나이가 많을수록 임신이 어려운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신장의 에너지가 약해지는 신허(腎虛) 상태가 오게 되면 자궁이 차가워지게 되고 그 결과 혈액이 잘 순환하지 못해서 생기는 병리적 산물인 어혈이 생기게 된다. 어혈이 심한 자궁은 비옥하지 못한 토양과 같아서 아기가 자라기 적합하지 못한 환경으로 임신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한의학적 치료는 자궁과 난소로의 혈액 순환을 도와 생식 기능을 높이고, 신체의 전반적인 상태를 올려주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게 된다.

남성도 신장의 기능을 올려주는 치료를 통해 흔히 얘기하는 정력을 높일 수 있다. 정(精)이라는 몸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물질은 남성의 생식 기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이는 신장에 저장되어 있다. 따라서 신장의 기능을 올려줌으로써 양질의 정자가 생성될 수 있도록 하고, 저하된 성욕을 정상화할 수 있다.

또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환경에 처해 있거나 난임 자체로 정서적인 우울감이 커진 경우가 있다. 이는 한의학적으로 간의 기운이 울체되는 간울(肝鬱)이 와서 몸 전체의 기의 운행이 원활하지 않은 기체(氣滯)의 상황이 온 것으로 보게 된다. 이런 경우 심리적인 부분들을 함께 해결해 주면서 울체된 기를 풀어주는 치료를 하게 된다.

임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부라면 한시라도 빨리 정확히 전문가에게 진단받고, 적절한 치료를 통해 임신 확률을 높이는 것이 좋겠다.

<글 = 인애한의원 노원점 김윤경 (한의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