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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고부갈등 극복⑥] 고부갈등 해결, 남편이 답이다

입력 2016.05.10 09:26
  • 최성환·인천우리병원 전문의

현대의 가족구조에서 고부갈등이 발생하는 원인은 상당히 광범위하지만 크게 고부간의 권력구조면, 역할구조면, 애정 구조면, 고부간의 세대 차이 및 이해관계 측면에서의 갈등요인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습니다.

▷ 고부갈등의 원인을 풀기 위한 질문

웃고 있는 여성과 남성 웃고 있는 여성과 남성

고부갈등이 생기는 원인을 풀기 위해 질문을 던지겠습니다. 남편이 아내에게, 엄마와 견주어서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고 아끼고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 당신이야."라고 말했을 때 그게 사실일까요?

더 쉽게 풀어 말하자면, 남편이 아들이 있는 아내에게, " 당신이 가장 사랑하고 아끼고 소중하게 여기는 남자가 누구야? " 라고 물었을 때 아내들은 어떻게 대답할까요?

아마 아내에게 무의식적 심리수준에서의 가장 아끼는 남자는 남편이 아닌 아들일 수도 있습니다.
현재 자신의 남편보다 아들에게 더 관심이 많은 상태이며 그런 상태가 상당 기간 지속하여온 상태라면, 당신과 며느리 사이에 고부갈등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결국 “아들을 둔 엄마가 남편을 더 사랑할까? 아들을 더 사랑할까?”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아들을 둔 엄마가 아들을 더 사랑한다면 추후 고부갈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아내를 둔 남자가 아내를 더 사랑할까? 엄마를 더 사랑할까?”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아내를 둔 남자가 엄마를 더 사랑한다면 추후 고부갈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이 고부갈등의 발생 핵심 요인이라고 볼 수 있겠으나, 사람들의 솔직한 대답을 들어보았을 때, 모두 이 논리를 받아들이거나 찬성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 고부갈등 어떻게 풀어야 할까?

동양에만 존재할 듯 느껴지는 고부갈등은, 유럽에서도 아주 살인적인 라이벌관계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영어 문학의 아버지 격이며, 캔터베리 이야기의 저자인 초서(Chaucer)는 이미 글에서 이러한 현실을 표현하고 있으며, 1954년의 미국의 연구에서도 4명의 며느리 중 1명의 며느리만이 시어머니를 좋아한다고 답하였다고 합니다.

고부갈등이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거나 풀어내야 할 장본인은, 시어머니도 며느리도 아닌, 바로 아들이자 남편인 사람입니다. 두 사람 사이의 중재를 균형 있게 잘 유지해 나가야 함에도 이를 거꾸로 중재하여 비극을 부르고 있는 남자들이 한둘이 아닙니다.

자기 어머니 앞에서는 며느리 흉을 보아야 하고, 자기 아내 앞에서는 어머니 흉을 보아야 하는데, 이를 거꾸로 하는 남자들이 아직도 많습니다. 솔직한 것인지, 멍청한 것인지 잘 모를 일입니다.

인류의 시작과 함께한 고부간의 갈등을 설명해 줄 수 있는 일부분의 이론이 있습니다. 죽음의 수용소 아우슈비츠에서 생존하여 소위 로고테라피(Logotherapy), 즉 의미치료(의미요법)의 창시한 빅터 프랭클이라는 유태인 정신과 의사가 말하는 역할론, ‘완장이론’에 따르면 평소 유순하던 사람도 시어머니라는 완장을 차면 사람이 달라집니다. 또 그와는 반대로 며느리라는 꼬리표가 달리면 그 사람도 달라집니다. 고부갈등은 인류와 함께 시작한 숙제입니다.

<글 = 인천우리병원 최성환 진료부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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